[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영월의료원 조승연 외과 과장(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 전 회장)이 22일 의사 수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 의사를 수입하고 양·한방을 통합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해외 국가들과 달리 '의사가 일방적으로 승리한 나라'라는 발언도 나왔다.
조승연 과장은 이날 '의사인력 양성 관련 토론회'에 참석해 "전 세계가 의사와의 싸움을 하고 있다. 보건의료 정책의 핵심은 결국 의사들의 역할이기 때문에 어느 나라로 가든 정부와 의사간 대치가 있다. 그 와중에 의사가 일방적으로 승리한 나라가 대한민국이고 의사들이 패배한 나라는 나머지 다른 나라들"이라고 말했다.
조 과장은 "앞으로 노령 인구가 늘어나고 국민 경제가 높아지면서 보건의료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최소 20~30년 정도는 의료 수요가 상당히 늘어나게 된다. 실력 있는 의사를 양성하는 것을 반대할 국민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결국 문제는 한국 의료 자체가 공공적인 부분을 분담하기 보다 개인의 사리 사욕을 채우는 영리적인 형태가 지배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아무리 의사를 2000명 더 뽑고 4000명 뽑으면 뭐하나. 어짜피 강남에서 점 빼고, 머리 심고 있을 것"이라며 "많은 연구자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사회학적인 추계를 어떻게 과학적으로 정확하게 하나. 추계는 추계일 뿐이다. 결국 의사 수를 늘리는 것은 정책의 차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의사 분포의 문제가 아주 급하다. (지금 의사를 뽑아도) 15년을 어떻게 기다리나. 답은 뻔하다. 의사들이 사적으로 마음껏 누릴 수 있는 부의 원천을 제거하면 된다. 사회주의적으로 배치를 강제할 수 없지만 수가를 필수의료 쪽으로 집중시키고 비급여를 없애고 보장성을 늘려야 한다"며 "진료보조인력(PA)들에게 업무를 분담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다소 급진적인 제언도 나왔다. 조 과장은 "외국 의사를 들여오는 방법도 있다. 지금 일본과 우리나라를 제외하면 전 세계에서 30% 이상의 외국 의사 면허자들이 이미 활동 중이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0.5%도 되지 않는다. 이 부분만 전향적으로 생각해도 급한 불을 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양한방 통합도 중요하다. 우리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이중 면허를 갖고 있다. 양한방을 빨리 통합시켜 가뜩이나 부족한 인력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정책을 만드는 것을 우리가 몰라서 안 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 바로 손 앞에 있는데 불구하고 외면하는 것이다. 마찰과 파장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선 의학 교육 관점에서 당장 의대증원이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대한수련병원협의회 조병기 총무이사(충북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충북의대는 원래 정원이 50명인데 24, 25학번이 합쳐지면서 175명이 됐다. 반면 강의, 수업, 지도 인프라는 준비되지 않다보니 반을 쪼개고 두번씩 강의하는 등 어려움이 있다"며 "이런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 의대증원은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조 이사는 "지역 의사로서 보면 교수와 지역 병원 의사들이 빠져나가 수도권으로 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부족한 인원을 채우기 위해 교수 공고를 내도 필수의료과가 아닌 비필수의료만 구해진다. 40명 교수 충원이 이뤄졌다고 평가 인증을 받아도 실제론 필수과를 가르칠 수 있는 교수, 지도전문의 등 역량이 부족한 것이다. 증원된 인력이 잘 트레이닝 받을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질 때까진 점진적이고 단계적 증원이 필요하다"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 의학교육학교실 이승희 교수는 "어느 의대는 50명을 교육을 재정 밖에 없는데 130명을 가르쳐야 한다고 한다. 그럼 여러번에 걸쳐 교육을 해야 하는데 대부분 교수들은 임상 교수로 진료 압박을 받게 되고 임상실습 교육은 소그룹으로 밖에 못한다. 또한 대형으로 강의를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안덕선 원장도 "의사인력 추계는 수행할 의료정책과 한 세트로 가야 하지만 교차 검증도 없고 5개월 만에 결과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아쉽다. 추계가 과학이라고 하는 것은 거짓말"이라며 "24, 25학번 더블링 등에 의해 현장에서는 이미 정원 허용 한계치가 넘었다. 교육 여건은 이전보다도 이미 악화돼 있다는 점이 고려됐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