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대한간호조무사협회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보건의료 체계 강화를 위한 정책 제안에 나섰다.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돌봄 수요 증가 속에서 간호조무사의 역할을 제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간무협은 23일 서울 가든호텔에서 미디어오찬을 열고 ‘지역 주민의 건강한 내일, 간호조무사와 함께’를 주제로 한 정책 제안서를 공개했다.
곽지연 회장은 인사말에서 “대한민국은 유례없는 속도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고, 이제 간호와 돌봄은 특정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 전체의 과제가 됐다”며 “간호조무사는 지역 보건의료 체계를 지탱하는 기초 인력이자 ‘모세혈관’과 같은 존재”라고 강조했다.
이어 “모세혈관이 흔들리면 몸 전체가 위태로워지듯, 간호조무사가 무너지면 일차의료와 지역 돌봄 체계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법과 제도가 이러한 실무적 가치를 반영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특히 곽 회장은 협회가 지난해 보건복지부로부터 법정단체 승인을 받은 점을 지적하며 “간호조무사가 단순 보조 인력이 아닌 독자적 전문성을 지닌 실무 간호인력으로 국가적 인정을 받았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지역 돌봄 공백 해소”…간호조무사 역할 확대 요구
간무협은 이날 정책 제안서를 통해 간호조무사 제도 개선을 위한 6대 과제를 제시했다. 핵심은 초고령사회에 대응한 지역사회 통합돌봄 체계에서 간호조무사 역할을 제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점이다.
협회는 현재 시행 중인 통합돌봄 제도에서 간호조무사가 서비스 제공 인력에서 제외되거나 참여가 제한되는 구조를 문제로 지적했다. 실제 관련 법령상 간호서비스 제공 인력에 간호조무사가 명시되지 않아 방문진료, 재택의료 등 주요 사업 참여에 제약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간무협은 법 개정을 통해 간호조무사를 공식 서비스 제공 인력으로 포함하고, 방문·재택의료 및 통합재택간호센터 등 지역 기반 사업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의원급 의료기관 간호인력의 약 86%가 간호조무사인 점을 고려할 때, 이들의 역할을 제도적으로 활용하지 않고서는 지역 의료 공백 해소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94만 간호조무사, 자부심을 갖도록”…처우 개선 요구
간무협은 인력 유지를 위한 처우 개선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우선 장기요양기관 간호조무사의 경우 보건복지부의 처우개선 기조에도 불구하고 동일 현장 내 특정 직군만 수당을 지급하는 불평등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자체별 처우개선비 편차가 커 간호 인력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간무협은 조례 개정을 통해 처우개선비 지급을 명시하고, 근속기간에 따라 월 5만~18만원 수준의 차별 없는 처우개선비 지급을 명시하고, 근속기간에 따라 월 5만~18만원 수준의 차별 없는 수당을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간무협은 어린이집에서 간호조무사는 필수 인력임에도 상당수 지자체에서 장기근속수당 대상에서 배제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간호인력에 대해서도 보육교직원 장기근속수당 지급 대상에 포함해 직역 간 차별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간무협은 보건소와 보건지소에서 간호조무사 인력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의료취약지 의원급 의료기관 간호인력에 월 10만원 수준의 처우개선비를 지원하고, 보건소·보건지소에 간호조무사 최소 배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끝으로 간무협은 지방공무원 보건직 채용 시 간호조무사 자격에 대한 가산점 부여를 요구했다. 현재 보건직 채용에서 간호사 등 일부 직역에는 가산점이 적용되지만, 간호조무사는 제외돼 형평성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간무협은 간호조무사 자격증에도 기능사 수준인 3% 가산점을 적용해 공직 진출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간무협은 이번 정책 제안이 단순한 직역 확대가 아니라 지역 의료체계 유지와 직결된 문제라고 강조했다.
곽 회장은 “간호조무사는 누군가를 보조하는 존재가 아니라 지역사회 보건의료를 지탱하는 핵심 인력”이라며 “94만 간호조무사가 자부심을 갖고 국민 건강의 파수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선거를 계기로 지역 보건의료 정책에 간호조무사의 역할이 적극 반영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