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4.23 11:58최종 업데이트 26.04.23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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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지장 궤양, 천공 의심되면 CT 했어야”…법원, 의료진에 1억1200만원 배상 판결

재판부 “출혈·복통 지속됐지만 대증적 치료에 그쳐…경과 관찰 소홀, 진단 지연 책임 인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십이지장 궤양 환자가 입원 중 천공으로 사망한 사건에서 환자 상태 악화를 적절히 진단하지 못하고 필요한 치료를 지연한 의료진에게 과실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특히 법원은 내시경 검사 이후 환자 상태가 악화됐음에도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추가 검사를 통해 천공 가능성을 확인하지 않은 채 대증적 치료에 그친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울산지방법원은 의료과실로 환자가 사망했다며 유가족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담당 의사 A씨와 의료법인 B병원의 과실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A씨와 B병원이 공동으로 고인이 된 환자 C씨의 배우자에게 약 6800만 원, 자녀들에게 각 약 4400만 원 등 총 수억 원 규모의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환자 C씨는 복통과 구토 증상으로 B병원에 내원해 위장염 및 결장염 진단을 받고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상태가 악화됐다. 이후 상급병원으로 전원된 뒤 십이지장 궤양 천공에 따른 급성 복막염이 확인됐고, 수술을 받았으나 결국 사망했다.

유가족은 의사 A씨가 십이지장 궤양 환자에게 금기 약물을 처방해 출혈과 천공을 유발했고, 천공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 있었음에도 추가 검사를 시행하지 않는 등 경과 관찰을 소홀히 했다고 주장했다.

사건 경과는 다음과 같다. 입원 치료 중이던 A씨는 9월 25일 흑색변 증상을 보여 의료진이 혈액검사와 내시경 검사를 시행했으나, 출혈성 십이지장 궤양만 확인됐을 뿐 천공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다음날 A씨의 체온 상승, 저혈압, 무뇨 등 상태 악화가 이어졌고, A씨는 소변양 측정을 위해 소변줄을 삽입하고 도파민과 해열제를 투여하는 등 대증적 처치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내시경에서 천공이 확인되지 않았더라도 심한 출혈을 동반한 십이지장 궤양과 지속적인 복통이 있었다면 천공을 의심할 수 있었다”며 “CT 검사 등을 통해 활동성 출혈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한 처치를 고려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환자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는 과정에서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이뤄졌거나, 치료가 어렵다고 판단했다면 신속히 전원 조치를 했을 경우 예후가 달라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내시경 이후 진단상 과실로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못했고, 결국 천공에 따른 복막염과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에 이르렀다고 인정했다.

다만 기존 검사에서 천공이 확인되지 않았던 점과 환자의 흡연 등 기저 요인을 고려해 의료진의 책임을 60%로 제한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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