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10.08 05:48최종 업데이트 21.10.08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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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나군호 소장 "AI 닥터는 의사를 더 의사답게 만들어준다"

AI 닥터·원격의료·전자약 등 디지털헬스산업 성장해야 폭증하는 의료비 차단 가능 전망

사진 =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 나군호 소장 서울시 바이오컨퍼런스 영상 갈무리.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전세계적으로 인구 고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으며, 만성질환자 수도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의료비와 약제비 지출 폭증은 물론 의료 격차 확대, 접근성 감소 등의 문제가 이어지며, 특히 코로나19 등 감염병 팬데믹 상황에서는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 나군호 소장을 비롯해 관련 전문가들은 7일 서울특별시가 온라인으로 개최한 서울 바이오·의료 국제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질 관리 수가 마련 등 다양한 제도 도입·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나 소장은 디지털헬스케어 주요 키워드 4가지로 ▲의료데이터 통합과 상호호환 ▲전주기 헬스케어 ▲디지털 치료제 새로운 치료법 ▲AI를 통한 효율적인 업무환경 제공 등을 제시했다.

나 소장은 "그간 의료데이터는 개별 병의원에 흩어져 저장돼 연결과 호환이 어려웠으나, 최근 디지털화가 이뤄지면서 카피가 가능해졌고 몇몇 대학병원들은 자체 개발한 앱을 통해 환자가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서비스 중"이라며 "미국은 정부와 보험사가 실시간으로 가입자에게 의료정보를 제공하는 법이 생겨 의료진과의 연결 문제가 큰 화두가 되고 있다. 미국의 키오스액트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많은 나라들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우리나라도 의료데이터를 통합하고 모든 정보를 한 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마이헬스웨어 구성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며, 인증은 네이버 인증서 등과의 협업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의료기관 이용 내역부터 백신 접종 내역, 처방 내역 등을 한눈에 확인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로 데이터 접근 뿐 아니라 헬스케어 영역 자체가 확장하고 있는 단계다. 기존에는 진단, 치료의 영역만 헬스케어산업에 속했다면, 디지털 기술의 접목으로 예방부터 치료 후 관리까지 전주기를 커버할 수 있게 됐다. 대표적인 예가 체중감량과 당뇨관리를 위한 헬스코칭·건강기록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오마다(OMADA)앱과 의료진과 의료기관이 중심이 돼 정보 연동을 통한 예방과 사후관리를 해주는 일본의 웰비 마이 카르테가 대표적이다.

나 소장은 "경구제, 주사제가 아닌 새로운 약물, 디지털치료제도 헬스케어와 디지털의 대표적인 융합 사례"라며 "실제 페어 테라퓨틱스는 인지행동 치료와 관리, 불면증 치료 등의 디지털치료제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품목허가 승인을 받아 처방약물이 됐다. 디지털치료제 스타트업인 카이아헬스(Kaia Health)도 컴퓨터비전 기술을 사용해 현대인의 대표적 질환인 무릎·고관절 골관절염을 치료하는 앱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도 디지털 기술 접목은 의사를 더 의사답게, 간호사들이 간호업무를 더 집중할 수 있게 돕는다고 강조했다.

나 소장은 "AI닥터 등장으로 의료진들이 내원한 환자의 문진을 통해 증상을 파악한 후 적정과로 안내하고, 진료 내용을 차트에 기록하는 일을 더이상 하지 않아도 된다. 판독 역시 인공지능을 통해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으며, 아예 병원에 오기 전 챗봇이나 디바이스로 건강상태와 증상에 따라 개인의 질병에 맞는 과로 미리 예약을 잡을 수도 있다"면서 "원격의료로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진료를 받고 전자처방전을 약국에 전송해 환자는 택배로 약을 받아볼 수 있다"면서 "의료진들의 업무를 보다 효율화하고 의료비는 대폭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의료 융합, 보험과 제약·의료기기에서 활발
 
사진 = 휴레이 최두아 대표 서울시 바이오컨퍼런스 영상 갈무리.

휴레이포지티브 최두아 대표는 "역시 최근 2-3년간 헬스케어산업에 디지털기술 융합 속도가 빨라졌고, 보험사와 제약사, 의료기기업체 등에서 이 같은 양상이 더욱 두드러졌다"고 진단했다.

최 대표는 "KB손해보험이 KB워크를 출시해 많이 걸으면 보험료를 깎아수는 '걸음수 할인특약'을 선보였고, 삼성화재도 애니핏을 통해 걸음 수에 따라 마일리지를 주고 이를 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불과 몇년사이 앱으로 모든 금융서비스를 이용하게 된 것처럼 헬스케어도 디지털라이징을 통해 건강효용을 대폭 증진하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대표는 "특히 '열나요'앱은 초기 출시에 상당히 냉소적인 평가를 받은 것과 달리, 무려 65만회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면서 어린 아이 부모들의 필수 앱으로 자리매김했다"면서 "원격진료 역시 아직은 불법이지만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라 한시적 합법화가 되면서 닥터나우 등 획기적 서비스들이 시도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제약산업 역시 복약순응도를 높이기 위해 약물과 같이 처방되는 앱 등이 나오고 있으며, 국내에서 우울증, 만성통증, 신경정신질환 등의 전자약 개발이 한창이라고 소개했다. 이르면 올해 말 1호 디지털치료제가 국내에 출시되며, 심평원 등도 장기적으로 국민 건강 향상을 고려해 수가를 논의 중인 상황이다.

최두아 대표는 "미국 유나이티드 CEO가 헬스와 디지털헬스케어가 동의어가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고, 의료소비자 측면에서도 매우 시장가치가 크고 지불 의사도 높은 영역"이라며 "우리도 해당 산업을 더욱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서비스 제공 주체에 대한 이득 구조를 명확하게 마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디지털헬스케어산업이 곧 '헬스'자체인 시대…"산업 발전하려면 비용지불부터"

나군호 소장도 보상의 필요성에 동의했다. 나 소장은 "우리나라는 행위별 수가제로 환자가 병원에 많이 오고 약 처방과 의료행위를 많이 해야 보상받는 체계다. 미국도 행위별수가제지만 데이터 분석, 의료비 절감 등에 인센티브를 주는 이른바 질관리수가제도를 제공 중"이라며 "헬스케어산업 확대를 고려할 때 다양한 모델을 마련하고 제도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날 컨퍼런스 기조강연은 페어 테라퓨틱스(Pear Therapeutics) 코리 맥켄 대표와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 김형욱 회장(KT 미래가치추진실장)이 맡아 의료산업에 디지털 기술이 접목되면서 혁신이 이뤄지는 과정을 소개했다.

코리 맥켄 대표는 "전통적인 치료제가 하지 못하는 부분을 제공하거나 보완하기 위해, 또 장기적인 예방과 관리를 위해 점차 디지털치료제가 표준치료제로 부상할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험했듯이 앞으로 만성질환이 증가하고 의료진이 부족해지면서 원격의료가 표준치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이 같은 변화에 대비해 현재 FDA로부터 승인을 받은 3가지 디지털치료제 외에도 처방과 환자사용이 쉽고 보험적용이 간단한 14가지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이다. 앞으로 불면증, 정신과 분야를 넘어 암치료, 소화기치료 등에도 적용될 전망"이라며 "한국도 처방 디지털치료제를 비롯해 디지털헬스케어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투명한 규제와 투자, 임상시험, 그리고 표준화된 보험적용이 필요하다"고 했다.

서민지 기자 (mjse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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