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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FDA 신약심사와 관련된 특별한 제도: 혁신신약, 가속허가, 우선심사

    [칼럼] 조양래 생물학 박사

    기사입력시간 20.01.06 16:56 | 최종 업데이트 20.01.06 16:56

    사진: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lickr

    [메디게이트뉴스] 지난 2년간 신약으로 승인된 약물의 수는 지난 15년과 비교하면 크게 변동이 없었다. 그러나 최근 5년 사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희귀질환이나 난치성 질환 치료제에 대한 심사를 아주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2017년과 2018년에 개발된 신약의 70% 이상이 FDA에서 특별하게 마련된  제도들의 덕을 봤다(표 1).
     


    신약승인과정과 연관된 4가지 특별한 제도 

    심각하고 위험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을 빠른 시간안에 개발해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이 개발자와 FDA, 환자 및 환자의 가족들에게 바람직하다. 빠른 시간내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받을 대상은 치료할 약이 없는 질병에 대한 치료제, 기존 치료법보다 효과가 좋은 치료제, 효능은 비슷하지만 부작용이 현격하게 감소된 치료제들이 포함된다.

    이런 약물들을 가능한 빠르게 개발해 환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FDA는 ①우선심사(Priority Review) ②혁신신약(Breakthrough Therapy) ③가속승인(Accelerated Approval) ④패스트트랙(Fast Track)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이 네가지 모두 스피드를 의미하고 있기 때문에 각 방법의 의미와 이 네가지 제도들 사이에 있는 차이점이 혼돈스럽기도 하다. 지난 칼럼에서 패스트트랙은 신약심사과정이 아니며 임상시험 3상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 주기 위해 마련된 제도라 기술했다. [관련기사=미국 FDA 신약신청 후 진행과정과 신약승인의 초석 패스트트랙(Fast Track)]

    이 글에서는 남은 세가지 제도에 대해 알아봤다.


    혁신신약(Breakthrough Therapy)

    현재 사용하고 있는 치료방법이 있지만 이보다 효능이 개선된 약 혹은 치료법에 대한 개발과 심사를 빨리 진행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혁신신약후보로 지정되려면 심각한 질환을 치료하는데 기존 치료방법보다 치료결과가 훨씬 좋다는 것을 증명하면 된다. 

    기존 방법보다 개선된 정도를 판단하는 기준은 주관적이다. 약효가 지속되는 기간이나 관찰할 수 있는 임상결과를 보고 많이 개선됐는지 판단해야 한다. 혁신신약을 신청하려면 일반적으로 초기 임상시험 결과를 분석해 기존 치료법보다 월등히 우수하다는 증거를 보여야한다. 이 지정을 받으려면 누구나 인정하는 임상적 효능인 ‘번복할 수 없는 사망률이나 이환율’이 낮아진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 최상이다. 

    사망률과 이환율이 변하지 않는다면 심각한 증상을 호전시킬 가능성으로, ①임상시험에서 일반적으로 보는 대리평가지수(surrogate endpoint) ②임상적 효능이 예상되는 임상중간결과나 대리평가지수 ③대리평가지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질병치료에 의미 있는 효과가 있을 가능성을 내포하는 약동학적 바이오마커(pharmacodynamic biomarkers)에 주는 긍정적인 영향을 보여주거나, ④기존치료법에 비해 효과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월등히 개선된 안전성을 보여 줘도 된다.

    안전성을 예로 들면 독성 때문에 약처방을 줄여야 하는 치료법을 상용하고 있다면 독성을 줄인 치료법 혹은 치료약이면 혁신신약으로 지정될 수 있다.

    혁신신약 지정을 받으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후보들이 누리는 모든 혜택 뿐만 아니라 ①임상시험 1상부터 효과적으로 신약을 개발하도록 집중적인 안내를 받을 수 있으며, ②책임연구원급 FDA담당관이 직접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다.

    혁신신약에 지정을 받으려면 개발사가 신청을 해야 한다. 만약 개발사에서 신청하지 않았다면 ①임상시험전에 실시한 전임상 데이터를 포함해 FDA에 제출한 데이터를 심사한 후 심사관이 혁신신약 기준에 맞다고 생각한 경우, ②이렇게 선정했을 때 남아있는 개발 프로그램에 이익이 된다고 판단될 경우에 FDA에서 개발사에 신청하도록 제안하기도 한다.

    임상시험 3상을 기획하기 전에 2상 결과를 가지고 FDA와 만나는 미팅이 아주 중요하다. 가능하면 이 혁신신약제도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이 미팅을 시작할 때까지는 신청서가 FDA에 접수되도록 해야 한다. 이 프로그램은 신약승인을 가능한한 효율적으로 하기위한 증거를 찾으려 FDA가 임상시험 3상을 기획하고 실행하는데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를 제공한다. 

    승인된 치료제가 없는 질병이나 혁신신약을 개발할 때 FDA 규제관들은 환자의 안전을 고려해 현재 사용중인 치료법에서 벗어나는 것을 주저한다. 개발사는 FDA보다 이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높으므로 FDA에 최신 정보와 실험자료를 제공하면서 설득해야 한다.

    혁신신약후보로 지정되면 매니저급 FDA 담당관이 적극적으로 3상 기획에 참여하므로 토의할 시간과 배울 시간이 많아 협의를 통한 공동목표를 세우는데 도움이 된다. 또, FDA와 협업을 통하여 약물을 개발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심사에도 큰 도움이 된다.

    패스트트랙이나 혁신신약 후보로 지정 받으려는 가장 큰 이유는 FDA와 의사소통을 수월하게 하기 위함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의심스러운 점이 있을 때마다 토의하고 암묵적인 동의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좋다. 


    가속승인(Accelerated Approval)

    이 제도는 심각한 질환에 대해 절실히 필요한 치료약을 진짜로 원하는 결과 대신 원하는 결과를 대변해주는 현상인 대리결과변수(surrogated end point)를 바탕으로 승인하기위해 도입됐다. 2012년 미의회는 FDA 안전혁신법안(Food and Drug Administration Safety Innovations Act, FDASIA)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 901항에 음식, 약품, 화장품에 관련된 연방법안을 수정해, 심각한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대리결과변수 혹은 중간결과에 영향을 주면 가속승인 할 수 있도록 했다. 

    신약을 개발할 때 환자의 생존율, 기분, 기능 등 최종 목표로 삼은 효능을 보이는지 확인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다. 주어진 병과 직접 관련된 긍정적인 치료효과를 임상적인 이득(clinical benefit, 이하 임상효능)이라고 한다. 약을 개발한 목적인 임상효능를 측정하려면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으므로 1992년 FDA는 가속승인 제도를 도입했다. 

    가속승인 제도는 심각한 질환을 치료하려고 개발한 절실히 필요한 신약에 대해서 진짜로 보기를 원하는 결과인 최종 치료효능 대신 이를 대변해주는 바이오마커인 대리결과변수를 이용하여 신약을 빠른 시간내 승인할 수 있도록 한다. 

    가속승인의 기반이 되는 대리결과변수란 실험값, 방사선 영상, 물리적인 징후 혹은 다른 측정값으로 그 자체가 임상효능은 아니지만 임상효능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현상들이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중간임상평가지수(intermediate clinical endpoint)에서는 치료효과를 측정하는데 논리적으로 봤을 때 되돌릴 수 없는 생존율과 이환율과 같이 약의 임상적 효능을 예견할 수 있으면 된다.

    예를들어 암치료제에서 바라는 효능은 생존율 증가와 이환율 감소이지만 환자들이 사망할 때까지 몇 년을 기다리는 대신 암조직의 크기가 줄어드는 현상을 보고 사망률이 감소할 것이라고 예견할 수 있다. 골다공증 치료제는 골밀도로, 심혈관질환 치료제는 혈중 LDL농도를 이용한다.

    FDA가 대리결과변수와 중간임상평가지수를 허가기준으로 받아 줄 것인지 여부는 과학적인 근거를 이용해 결정한다. 약의 효능이 대리결과변수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연구는 합리적이고 과학적이어야 한다.

    기획단계에서 FDA와 자주 만나 협의하고 FDA의 암묵적인 동의를 얻는 것이 이롭다. 전문적인 기술의 우위를 데이터를 이용해 FDA 규제관들의 의구심을 해결하며 진행하고 FDA와 만날 때마다 토의한 내용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심사단계에서 도움이 된다.

    대리결과변수나 중간임상평가지수를 이용하면 신약승인 단계에서 시간을 많이 절약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약물이 정말로 환자의 수명을 연장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기다리는 대신 암조직이 줄어드는지 확인 한 후 약을 승인할 수 있다. 암조직이 줄면 임상효능이 있을 것이라고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에. 환자의 수명이 연장되는지 기다려 보는 것보다 훨씬 이전에 암 조직이 줄어드는 것을 보고 승인 할 수 있다. 

    결과를 확인하는 임상시험에서 임상효능이 증명되면 일반적으로 더 이상 데이터를 요구하지 않는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규제를 완화하려는 노력도 이와 같이 빠른 승인에 일조했다. 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대리평가지수로도 치료효능을 비교적으로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 제도를 기반으로 허가되는 약물수가 증가할 것이다. 가속승인절차를 거쳐 허가 받은 약물은 약을 사용하는 위험부담을 정당화시킬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치료효능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예를들어 LDL감소를 근거로 심혈관 진환치료제로 허가된 약물은 시판 후 수년간 추적조사해 실혈관 질환이 감소됐는지 증명해야 한다. 증명하지 못하면 허가가 취소되거나 약에 표시된 처방정보가 변경될 수 있다. 

    실제로 취소되거나 약물의 라벨이 바뀐 예들이 있는데 환자옹호단체에서는 이런 특별제도 때문에 환자들을 위험에 노출시키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며 심한 경우에는 FDA를 비난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안없이 제도자체를 없애려는 노력을 하거나 FDA를 고소하는 위험한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이런 부정적인 조치는 해당개발사 뿐 아니라 제약업계와 FDA를 위축시키며 결국 환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가기 때문일 것이다.


    우선심사(Priority Review)

    우선심사권을 부여하면 FDA는 신약승인 여부를 6개월 내에 결정한다. 승인전에 미국에서 팔리고 있는 약들은 꼼꼼한 FDA 심사를 거친다. 1992년 처방약물 사용자법안(PDUFA)에 따라 FDA는 신약심사기간을 줄이려는 목표를 수행했다. 이때 심사코스를 두가지로 나눴다. 일반심사(Standard Review)는 10개월 소요되는데 비해 우선심사(Priority Review)는 6개월 소요된다.

    FDA에서 우선심사권을 부여하면 대부분의 관심과 인적 물적자원을 신청된 약물에 집중한다. 그 결과 심사를 시작한 후 1달만에 허가된 약물도 있으며 거의 모든 우선심사대상 약물들에 대하여 가부 결정이 6개월 안에 이루어진다. 이 약이 승인되면 기존방법에 비해 심각한 질병의 치료, 진단, 예방효과 등이 눈에 보이도록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FDA는 신약승인을 신청한 모든 약물에 대해 우선심사를 할 것인지 결정을 한다. 그러나 신청자가 명확히 우선심사 신청을 하는 것이 좋다.

    이 제도는 임상시험기간을 단축시키지는 않는다. FDA는 신청자에게 BLA, NDA혹은 효능보조자료를 제출한 날로부터 60일 내에 결정을 통보한다. 우선심사권에 지정되더라도 과학적·의학적으로 필요한 증거의 품질과 승인에 필요한 가치기준을 변화시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심사기간을 줄여 주기만 한다.

    가시적인 개선(significant improvement)을 보여주려면 ①질병의 치료, 예방, 진단 중에 한 분야에서 효과를 높인다 ②치료를 못하게 하는 약의 반응을 현저하게 줄이거나 제거한다 ③심각한 질환의 치료효과를 높이도록 환자가 능동적으로 정확하게 지시를 따른다 ④전체 인구 중 특정 인구에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사실 중에서 한 가지만 문서화된 증거로 보이면 된다 

    우리나라에서 개발하고 있는 많은 신약후보들이 네가지 특별제도의 혜택을 볼 수 있는 부류에 속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패스트트랙, 혁신신약, 가속승인, 우선심사 대상으로 선정됐다는 뉴스를 듣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오강국으로 성장하는 대한민국을 빛낼  효능이 뛰어난 약들을 개발하고 있는 개발사와 전문가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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