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03.10 08:11최종 업데이트 20.03.10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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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구선 혈장치료 가능성도 고려…판데믹과 위기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치료법은

[칼럼] 조양래 생물학 박사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2019년 12월 10일 중국의 후난 시장에서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발생했다. 지역보건소에서 치료를 받고 집으로 돌아간 8일 후에는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서게 됐다. 이 환자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COVID-19) 1호 환자라 간주되고 있다.

발생초기에는 이 전염병이 중국 우한지역에 한정되는 듯 했으나 3개월이 지나는 동안 발생범위가 크게 확장됐다. '이 상황은 판데믹인가' 그리고 '우리가 처해있는 이 상황에서 목숨이 위급한 환자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치료법은 무엇인가'에 대해 알아봤다.

질병이 한 지역에 국한돼 나타나는 풍토병(endemic) 단계를 지나 급속하게 한 나라 안에서 몇 개 지역으로 퍼지면 국지적으로 유행하는 전염병(epidemic)으로 판정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장고 끝에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병을 국지적 전염병이라 선언했다. 이제 이 전염병을 세계적 유행병(pandemic, 판데믹)으로 볼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원론적으로 본다면 국지적 유행병이 세계적으로 두 장소 이상에서 동시에 나타나면 판데믹으로 정의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에 의해 나타난 전염병은 우한과 인근 도시를 넘어 중국 전역에 퍼졌으며, 인근 국가인 한국과 일본 뿐 아니라 세계 102개 국가에 퍼졌다. 중국에서 8만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한국에서도 7000명을 넘었다. 2013년에 나타났던 사스(SARS) 바이러스에 감염된 전세계 환자를 합한 수였던 8000명에 육박한다.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진 이탈리아와 이란에서도 이미 수천명의 환자들이 발생했으므로 원래 정의를 따르면 이미 판데믹(pandemic) 상황이다. 세계보건기구의 선언과 상관없이 이제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이 이 병은 세계 6대주 모든 곳으로 퍼졌으며 이렇게 퍼지는데 3개월 밖에 걸리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는 이런 상황에서도 판데믹을 선언하지 않고 있다. 이 유행병이 우한지역을 벗어나 인근 도시로 급속하게 전파될 때도 에피데믹(epidemic)이라는 말을 사용할 때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됐으며 여행 제한이나 금지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중국의 입장과 세계경제를 고려한 외교 경제적 배려였을 것이다. 세계보건기구의 결정과 상관없이 이 유행병은 판데믹 상황으로 발전했으며 대부분의 유행병 전문가들은 판데믹 상황이라고 인정할 것이다. 

며칠 더 지켜봐야 하지만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는 신규 환자수 증가추세가 감소되는 현상을 보이는 듯하다. 그러나 이탈리아와 이란에서는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여름이 오기전에 유행병이 사라질 가능성이 보이지만 세계적으로 그 가능성이 아직 보이지 않고 신규 환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올해 여름까지 증가세가 둔화된다고 하더라도 내년에 이 유행병이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국제적인 유행성 전염병으로 발전한 가운데 30개 이상 회사들이 치료약과 백신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허가 받기에 가장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고 해도 이들이 허가 받으려면 2년 이상 소요될 것이다. 아직은 이 병을 치료하기 위해 허가 받은 약이 없으며, 증상에 따라서 항생제나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한다. 치사율이 낮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환자들이 사망했다.

이렇게 새로 나타난 유행병에 대한 치료제가 없을 때 생명이 위급한 환자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치료법으로 '유행병을 앓고 나서 회복된 사람들의 혈장을 사용하는 방법'이 국제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치유된 환자의 혈장을 이용해 생명이 위험한 환자들을 치료하는 모습이나 치료약을 개발하는 내용이 새로 나타난 전염병을 소재로 한 영화에 사용되기도 했다. 대구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친구로부터 이와 비슷한 방법을 대구에서 사용하면 어떨지 알아보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대구의 상황이 얼마나 급박한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이 안건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이 방법이 사용된 사례들을 살펴봤다. 

코로나19가 심각하게 발전하고 있었던 2월 13일 중국정부에서 운영하는 연구실에서 실시한 치료결과를 발표했다. 치료된 환자들의 혈장을 생명이 위급한 환자 10명에게 주사한 결과 12~24시간 안에 염증이 가라앉고 치료효과를 보였다고 한다. 

이와 유사한 방법은 상당히 오래전에 사용됐다. 1900년대 초 폐렴과 같이 치사율이 높았던 전염병을 치료하기 위해, 전염병에 걸렸다가 치유된 환자들의 혈액을 수혈해 생명에 위협을 받는 환자들을 치료하려는 시도를 했다. 기본 원리는 다른 사람에게 생긴 면역기능을 환자에게 주사해 면역력이 부여하는 방법인데, 이를 수동적인 면역치료법(Passive immunization therapy)이라고 한다. 

항생제가 개발되자 수동적인 면역치료법은 수요가 사라졌으며 단항체를 이용한 치료제가 개발될 때까지 의학계의 관심에서 완전히 멀어졌다. 1970년대 단항체 기술이 개발돼, 1986년 최초의 단항체로 만들어진 신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2014년 이후에는 단항체로 된 신약이 매년 5개 이상 허가를 받았다. 이 약들은 몇 년간 계속 가장 많이 팔이는 top10 신약으로 등극했으며 당연히 이와 함께 수동적인 면역치료법에 대한 관심도 다시 높아졌다. 

단항체를 이용한 신약개발이 암치료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 적용됐으나 전염병 치료를 위해 개발하기에는 상당한 문제점들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단항체의 높은 생산단가를 고려하면 단순히 감기와 같이 자연적으로 치료되거나 더 저렴하게 방법이 있는 질병치료에 사용하기 어렵다. 지금까지 유일하게 개발된 감염성 전염병 치료제로 개발된 단항체 신약은 리제네론(Regeneron)에서 생산해 FDA허가를 받은 에볼라 치료제다. 

2013년과 2016년에 나타났던 에볼라 바이러스는 환자들에게 치명적이었지만 치료제가 없었다. 이때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치유된 환자들의 혈장을 이용해 위급한 환자들을 치료할 방법을 허가했다. 이때의 상황은 현재 경험하고 있는 코로나19와 차이가 많았다.

일단 에볼라가 퍼지고 있던 서아프리카 국가들에 의료시설을 갖춘 진료소가 거의 없었다. 에볼라에 대한 이해도는 주민들 사이에 매우 낮았으며 지역적인 미신, 공포, 소문 등의 이유 때문에 감염을 낮추기 위해 추천하는 방법대로 소독하거나 시신을 묻지 않았다. 의료 종사자수도 적었다. 모든 조건이 환자수를 증가시키고 치사율을 높이기 쉬운 취약한 상황이었다.

이 때까지 에볼라 환자들에게 주입할 혈장양과 주입할 횟수 등에 대해 정립된 방법이 없었다. 단지 1995년에 에볼라 환자 8명에게 혈장을 주사해 7명이 생존한 선례를 따라하기로 한 것 같다. 물론 세부적인 면에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여러가지 규칙을 추가해 사용했으며 임상시험에도 적용됐다. 

이 실험결과는 2016년에 논문(J. van Griensven et al. 2016. NEJM 374: 33-42)에 발표됐다. 혈장을 이용해 치료한 84명 환자들 중 사망률은 31%였는데 대조군으로 치료한 418명 환자들의 사망률은 38% 였다. 결과적으로 혈장치료는 일반적인 치료와 비교해 효과가 좋다고 말할 수 없었다.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병을 치료하려던 시도는 이렇게 실패했다. 기대에 어긋한 결과가 나온 이유는 다양할 수 있다. 치유된 사람에게 있는 항체가 새로운 에볼라 바이러스에 효능이 없었거나 항체수가 충분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에볼라와 달리 코로나19에 대한 치료효과는 좋았다고 한다. 다케다제약(Takeda Pharmaceutical)도 혈장치료 프로그램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3월 4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치유된 사람들의 혈장에서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항체를 생산하기 위해 다수의 국가보건 당국 및 규제기관과 협의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에서는 수집한 혈장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혈장에 있는 항체들 중 병원체에 반응하는 항체들을 농축해 사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대구로 자원봉사를 나간 친구는 진단과정이 정상궤도에 올라 있으므로 전문지식을 활용해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최악의 상황에서 사망을 줄일 방법에 대해 대구지역 의사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사망자수는 9일 오전 0시 기준 51명에 육박하는데 '사망자수가 증가하면 환자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공항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고 본다.

생명이 위험한 환자들에게 치유된 환자들의 혈장을 수집해 항체를 농축한 뒤 주사할 가능성에 대해 대구에 있는 의사들과 검토하며 서울의대 임상프로토콜 전문가의 의견을 구하고 있다.  

현장을 모르는 책상물림의 입장에서 보면 추천할 만한 이유가 몇 가지 있기는 하지만 추천하지 않을 이유들이 더 많이 보인다. 이 방법을 추천할 이유로 ①발표에 대한 신뢰도에 의심이 가기는 하지만 중국에서 위급한 환자 10명 치료했다는 긍정적인 결과, ②1995년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들 8명에게 시행했을 때 7명 생존한 결과, ③우리나라에서 한타-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들을 혈장으로 치료한 결과 29명중 14% 치사율을 보인데 비해 혈장으로 치료하지 않은 환자는 32% 치사율을 보인 긍정적인 결과들이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추천하지 않을 이유들로는 ①에볼라 치료결과 혈장치료의 효능이 증명되지 않았으며 (2016년 NEJM발표), ②에볼라에 감염된 원숭이를 이용한 혈장치료에서 치료효과 없었고, ③코로나19 환자들은 이미 허가된 치료법으로도 치사율이 0.5% 미만으로 매우 낮으며, ④이 분야전문가들이 혈장치료를 시도할 만큼 코로나19의 치사율이 높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는 사실을 들 수 있다. 

혈장을 이용해 치료할 것인지 여부는 현장의 실상과 규제기관의 입장 및 임상전문가들의 의견을 고려해 결정될 것이다. 에볼라를 이용한 치료결과를 굳이 코로나바이러스에 적용할 필요는 없다. 또 논문에 발표된 데이터도 세부적으로 분석해보면 치료효과가 있다는 증거들도 나타난다.

예를 들면 치사율이 높은 군에 속하는 환자 5명 중 4명이 치료됐으며 임산부 8명중 6명이 치료됐다. 에볼라와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반응이 다를 가능성도 있다. 치사율이 낮은 유행병을 치료하기 위해 혈장치료법을 권고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생명이 위험한 당사자에게는 치사율이 100%에 가깝다. 이런 환자들에게는 이 방법이라도 사용해야 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존경하는 친구가 봉사활동을 하면서 보낸 말을 인용하면서 모든 대구시민들, 의료진, 봉사자들의 안녕을 기원한다. 

"신도수가 30만명이라는 신천지와 대형 단체들의 의견 및 여론에 비치는 내용과 달리 말없이 참여한 작은 도움들이 모여서 어려운 상황들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저도 대중교통을 최대한 피해 다니면서 안전하게 일하고 있습니다. 재난현장에 직접 보면 대중의 관심거리를 따라가는 언론에서 보도하는 것과는 다른 내용들이 있습니다. 현지인들 중에 일부는 평시와 전혀 다름없이 살고 있기도 합니다. (중략) 코로나 때문에 사망자 숫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돌아가실 이유가 없는 분들이 사망하지 않도록 하고, 의사와 간호사들이 허무한 죽음을 맞지 않도록 하기위해 저도 열심히 일을 합니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메디게이트뉴스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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