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4.14 06:57최종 업데이트 22.04.14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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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암연구학회에서 눈길 끈 새로운 면역항암제 병용요법 임상시험 4건

[AACR 2022] 흑색종 내성·위식도암·진행성 고형암서 유망한 초기결과 보고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세계 최고 권위의 암 학회 중 하나인 미국암연구학회(American Association for Cancer Research, AACR)가 8~13일(현지시간)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연례학술대회를 열었다. 올해도 면역항암제에 대한 많은 연구 데이터가 발표된 가운데 12일(현지시간) 임상시험 본회의 세션에서는 소규모지만 의미 있는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의 임상 결과가 공개됐다.

옵디보+여보이, 흑색종 환자의 항PD-1 내성 역전 가능성 시사
 
항PD-1 요법은 흑색종 치료에 매우 효과적일 수 있지만 많은 환자에서 내성이 발생한다. 이번 AACR에서는 다른 항암제와의 병용요법으로 내성을 돌파하기 위한 임상연구 2건의 데이터가 공개됐다.
 
먼저 미국 웨스트암센터(West Cancer Center) 아리 밴더왈드(Ari VanderWalde) 박사는 SWOG1616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항PD-1 또는 항PD-L1에 불응성인 진행성 진행성 흑색종 환자 91명을 대상으로 BMS의 항CTLA-4 제제인 여보이(Yervoy, 성분명 이필리무맙)와 옵디보 또는 여보이 단독요법을 테스트한 것이다.
 
밴더왈드 박사에 따르면 항PD-1 단일요법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의 종양에는 T세포가 침투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일부 환자에서 CTLA-4 체크포인트는 T세포가 림프절에 붙어 종양에 침투하지 못하게 한다. 항CTLA-4 제제는 T세포가 종양에 침투하도록 해 항PD-1 제제에 대한 내성을 역전시킬 수 있다.
 
연구 참가자들은 여보이 단독요법 또는 여보이+옵디보 병용요법에 1:3으로 무작위 배정됐다. 환자는 정기적으로 생검, 영상 및 혈액 검사를 받았고, 진행될 때까지 치료를 받았다. 추적 관찰은 사망할 때까지 또는 치료 중단 후 2년 동안 계속됐다.
 
그 결과 객관적 반응률(ORR)은 병용요법군이 28%인 반면 여보이 단독요법군은 9% 였고, 6개월 무진행 생존률(PFS) 또한 병용요법군이 34%로 여보이 단독요법군 13%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환자가 치료로 인한 부작용(여보이군 87%, 병용요법군 93%)을 보고했으며, 가장 흔한 부작용은 설사였다. 병용요법군에서 3~5등급 독성이 더 많았고 모든 독성은 이전에 보고된 것과 일치했다.
 
병용요법은 특히 반응이 있는 환자의 종양 및 경계에서 CD8+ 세포를 증가시켰다.
 
밴더왈드 박사는 "이필리무맙과 니볼루맙 병용요법이 항PD-1 단독요법에 반응이 없는 환자에게 적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키트루다와 함께 BO-112 종양 직접 주사, 흑색종 내성 극복 가능성 보여
 
스페인 그레호리오 마라뇬 병원(Hospital General Universitario Gregorio Marañón) 이반 마르케스-로다스(Iván Márquez-Rodas) 박사는 TLR3, RIG-1 및 MDA5를 활성화하는 나노복합 이중 가닥 RNA인 BO-112를 종양에 직접 주사하는 것이 내성을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MSD의 항PD-1 요법인 키트루다(Keytruda)와 BO-112를 병용했을 때 항PD-1 단독요법에 내성이 있는 진행성 흑색종 환자에서 객관적 반응률은 30%, 질병통제율(DCR)은 68%였다.

BO-112는 하이라이트 테라퓨틱스(Highlight Therapeutics)가 개발한 베스트인클래스(best-in-class) RNA 기반 치료법으로, 독특한 다중 표적 접근법을 활용해 차가운 종양을 뜨거운 상태로 전환해 면역체계에 가시화시킨다. 이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면역관문억제제 내성 환자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SPOTLIGHT-203 연구에는 42명의 참가자가 등록됐다. 환자들은 주기당 최대 8개 병변에 종양 내 BO-112 주사와 3주마다 키트루다 정맥 주사를 받았다.
 
마르케스-로다스 박사는 "이 연구에서 반응기간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다"면서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3.8개월이지만 비-말단(non-acral) 질환 환자에서는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3등급 이상의 치료 관련 부작용이 5%에 불과한 매우 우수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했으며 치료를 중단하거나 치료와 관련된 사망은 없었다"면서 "이 결과는 무작위 임상시험에서 추가 조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TTX-030+부디갈리맙+FOLFOX, 위식도암 1차 표준치료에 영향 미칠까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제브 웨인버그(Zev A. Wainberg) 박사는 전이성 위식도암에서 항CD39 항체 및 화학면역요법에 대한 1상 연구 성과를 소개했다.
 
연구팀은 위 또는 위식도접합부암 환자 44명을 대상으로 1차 치료제로 새로운 CD39 표적 항암제인 TTX-030과 연구용 항PD-1 부디갈리맙(budigalimab) 및 FOLFOX 화학요법을 병용한 첫 글로벌 시험에서 객관적 반응률 52.5%, 질병통제율 92.5%로 유망한 결과를 확인했다. 환자 26명 중 절반 이상이 60주 후에도 여전히 연구에 참여했다. 예비 효능 및 안전성 결과는 3월 1일 중간 데이터 컷 기준으로 제시됐다.

웨인버그 박사는 "이번 예비 분석에서 PD-L1 종양 발현율이 낮은 환자를 포함한 반응률은 매우 고무적이며 TTX-030이 위암 및 위식도암 환자의 표준 치료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TTX-030은 트리슐라 테라퓨틱스(Trishula Therapeutics, Inc.)가 개발하고 있는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 단클론항체다. 트리슐라는 티조나 테라퓨틱스(Tizona Therapeutics, Inc.)에서 TTX-030 프로그램을 스핀아웃한 기업이다. 2019년 애브비(AbbVie)는 티조나와 글로벌 전략적 협력을 체결하며 선지급금 1억500만 달러를 지불했다.
 
웨인버그 박사는 "ATP-아데노신 축은 면역 억제를 위한 중요한 경로이며 CD39는 경로의 첫 번째 단계다"면서 "CD39를 차단하면 아데노신이 억제돼 면역 억제가 방지되고 세포외 ATP도 증가해 타고난 면역기능을 활성화해 CD8+ T세포를 증가시킨다. TTX-030과 관련된 독성이 거의 없었고 최대 허용 용량(maximum tolerable dose)은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전임상 모델에서 CD39 억제와 체크포인트 억제 또는 화학요법을 결합하면 항종양 면역이 유의하게 향상된다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대부분 환자(97.7%)가 이상반응을 보고했으며 61.4%는 화학요법 성분과 가장 관련 있는 3~4등급 이상반응을 보고했다"고 말했다.
 
PD-1/CTLA-4 이중특이항체 MEDI5752, 긍정적인 초기 결과 보고
 
호주 피터 맥칼룸 암센터(Peter MacCallum Cancer Centre) 벤 트란(Ben Tran) 연구팀은 진행성 고형암에서 새로운 PD-1/CTLA-4 이중특이성 면역관문억제제에 대한 긍정적인 데이터를 보고했다.
 
CTLA-4 억제제는 심각한 독성 부담이 주요 단점으로 꼽힌다.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의 새로운 면역관문억제제 MEDI5752는 PD-1과 CTLA-4를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특이항체로 독성을 최소화하면서 CTLA-4에 대한 억제 수준은 높이도록 설계됐다.
 
용량상승군(dose-escalation) 환자 61명과 용량확장군(dose-expansion) 25명을 대상으로 한 MEDI5752의 첫 번째 인간 연구 결과 2.25mg에서 2500mg까지 용량에 걸쳐 면역요법을 받은 적 없는 다양한 진행성 고형암 환자에서 깊고 지속적인 반응을 보였다.
 
연구에서 객관적 반응률은 19.8%, 질병통제율은 53.5%였고, 반응기간 중앙값은 17.5개월이었다.
 
환자 대부분(85%) 부작용을 보고했으며, 38.4%가 3~4등급 부작용이 나타났고, 대부분 1500mg 이상 용량군에서 발생했다. 각각 2000mg과 2500mg을 투여한 환자 2명이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했다.
 
연구팀은 "1500mg 미만 용량이 내약성이 더 나은 것을 발견했지만 최대 허용 용량은 아직 찾지 못했다"면서 "환자들이 2년 이상 반응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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