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9.23 09:45최종 업데이트 23.09.2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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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케어 핵심은 요양병원...요양병원이 없어진다고 대한민국 의료가 잘 될까

[칼럼] 노동훈 편한자리의원 원장·비뇨의학과 전문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코로나가 한창이던 시절, 요양병원에서 코로나 전담 병원으로 전환한 요양병원이 많았습니다. 대학병원에서 퇴원하는 환자를 받아줄 요양병원이 없었습니다. 퇴원 환자는 의료가 필요합니다. 의료를 포기하고 사회복지사 혹은 간호사가 운영하는 요양원으로 보낼 것인가 고민했지만 올바른 선택은 아닙니다. 비뇨의학과 교수님들에게도 같은 얘기를 들었습니다. 수술 후 환자를 받아줄 요양병원이 없어 수술 스케줄을 못 잡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부 정책을 보면 요양병원은 사라져야 할 존재입니다. 요양병원을 소외시킨 차별적인 정책이 많습니다. 요양병원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대한민국 의료는 심각한 혼란 상태에 빠질 것입니다. 요양병원은 일당 정액제의 낮은 수가로 대한민국 의료의 약점을 보완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시기 대학병원에서 퇴원하고 요양병원 입원을 기다리던 환자 중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가 많았습니다. 힘든 응급실에서 악화된 경우도 있습니다.

응급실을 한 번 방문하면 많은 의료비가 발생합니다. 의료비 외에 환자 이송 등 추가 비용과 보호자의 시간까지 필요합니다. 미국은 재택의료를 통해 환자의 응급실 방문을 줄였고, 실제로 비용절감 효과를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재택의료는 머나먼 남의 나라 얘기입니다. 재택의료 시범사업 중이지만 참여하는 의사가 적습니다. 재택의료를 활성화시켜야 합니다. 재택의료는 정부가 추진하는 커뮤니티 케어의 의료를 담당하는 축입니다. 

마침 대한 재택의료 학회는 외국 사례를 연구하고 정책을 제안하고 의료 보험 적용 및 수가 제정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현재 재택의료 시범사업 중인데 고령자 1000만 명에 재택의료를 전담하는 의사는 50명이 안 됩니다. 가정간호사도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하지만 요양병원은 전국 곳곳에 1400여개 있습니다. 요양병원의 의사, 간호사 인프라를 활용하면 재택의료를 정착시킴과 동시에 의료비, 간접 의료비, 보호자의 고통을 줄일 수 있습니다. 

지역사회 특히 지방에서 큰 힘을 발휘하던 요양병원이 무너진다면 기존 병원에도 큰 위기가 옵니다. 요양병원은 대한민국 의료 생태계의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24시간 의사가 상주하며, 훈련된 간호사, 사회복지사가 있습니다. 이들 인력을 활용해 재택의료에 활용한다면 비용을 낮추면서 효율을 높이는 고령자 의료 정책이 될 것입니다. 특히 요양병원에서 퇴원한 환자를 요양병원 의료진이 본다면 환자에게도 큰 위안이 될 것입니다. 

사회적 입원, 간병인 폭언/폭행 등 요양병원의 문제는 언론에 많이 다뤄졌습니다. 요양병원을 불신하고 집에서 부모님을 모시는 분이 계십니다. 제가 왕진을 가면 간병을 하는 보호자는 파김치가 됩니다. 간병 제도가 없는 요양병원에서 간병 문제가 생긴다고 요양병원만 때린다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될까요. 제대로 된 대안을 만들고 문제점을 해결해야 합니다. 요양병원에게 재택의료 시범사업에 참여할 기회가 필요합니다. 

요양병원 대안으로의 커뮤니티 케어가 아니라, 요양병원이 중심에 선 커뮤니티 케어가 필요합니다. 의사가 없는 요양원의 집중 요양실 시범사업은 중지하고, 전국 1400여개의 요양병원은 고령자 의료의 든든한 방파제로 활용하길 부탁드립니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 (news@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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