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6.05 07:27최종 업데이트 26.06.05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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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석 회장 "한의사, 3년 수가 인상률 1등인데 의원급만 또 결렬…1.6%는 사실상 삭감”

[인터뷰] 의원급 운영 비용 상승 연 4~6% 수준…의협 협상력 강화 위해 의사 노조 만들어야

서울시의사회 황규석 회장.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2027년도 의원 유형 요양급여비용(수가) 협상이 끝내 결렬되면서 일차의료 현장의 위기론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최근 5년간 협상 결과를 보면 2026년을 제외하고 매년 결렬이 반복되고 있어, 단순한 이견 차이를 넘어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에 무게가 실린다.

의원급 운영비 증가율 연 4~6% 수준인데 수가 인상은 1%대

서울시의사회 황규석 회장은 4일 서울시의사회관에서 진행된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협상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제시한 1.6% 인상률은 수가 인상이 아니라 사실상 진료비 삭감 통보”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황 회장은 현재 의원급 의료기관이 처한 경영 환경과 제시된 인상률 간 괴리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 간호인력 확보 경쟁에 따른 처우 개선 압박, 수도권 중심의 임대료 및 관리비 급등, 의료소모품과 의약품 비용 상승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며 “현장에서는 최근 수년간 운영비 증가율이 연 4~6% 수준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상황에서 1.6% 인상은 일반 물가 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일차의료를 지탱해온 개원의들에게는 실질적인 부담 증가를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3년 평균 의약단체별 수가 인상률 추이. 


아울러 "3년 평균 총 진료비 증가율 순위에서 한의는 11.6%, 치과 7.2% 의원 7.0%인데 한의의 수가 인상률이 3.0% 라는 결과는 매년 반복되고 있다"며 "이런 수가 협상은 협상이 아니라 정부 마음대로 정치적인 결정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질타했다. 

특히 의원급 경영 실태에 대한 왜곡된 인식도 문제로 지적됐다. 황 회장은 “국세청 매출 자료를 근거로 의원급이 충분한 수익을 내고 있다는 시각이 있지만, 매출과 순이익은 전혀 다른 개념”이라며 “인건비, 임대료, 재료비, 장비 감가상각, 의료폐기물 처리비 등 고정비를 제외하면 실제 수익 구조는 크게 달라진다”고 말했다. 또 “일부 상위 의원에 매출이 집중된 구조와 과목·지역별 편차 역시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체 추가 재정 규모 전년보다 축소" 이례적인 상황

의원 유형 수가협상이 반복적으로 결렬되는 배경에는 현행 제도의 구조적 한계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황 회장은 “현재 수가협상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넘어 협상을 가장한 일방적인 통보 구조”라며 “가장 큰 문제는 건강보험 재정운영위원회가 협상 시작 전 이미 밴딩(추가 소요 재정) 규모를 정해놓는 폐쇄적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공단은 이 제한된 재정 범위 안에서 수치를 배분하는 역할만 할 뿐, 공급자와 대등하게 협상할 재량권이 없다”며 “연구 데이터나 원가 분석을 바탕으로 조정이 이뤄지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협상에서는 전체 추가 재정 규모가 전년보다 축소되는 이례적인 상황까지 발생했다”며 “의료기관 비용 구조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재정 총량을 줄인 것은 사실상 협상 의지가 없다는 의미”라고 비판했다.

이번 협상 결렬의 배경으로는 정부의 건강보험 재정 운용 기조가 핵심 변수로 지목됐다.

황규석 회장은 “최근 3년간 의원급 총진료비 증가율이 평균 7.0%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낮은 인상률이 제시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수가 결정 구조가 정책적 판단에 좌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수가 수준이 경영비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의료 공급 구조 자체가 변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황 회장은 “경영 악화가 예측되는 상황에서 신규 개원이 위축되고, 젊은 의사들이 개원 대신 봉직의나 비급여 중심 진료로 이동하는 흐름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이는 일차의료 기반 약화로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또 “인건비 부담으로 필수 인력을 줄이게 되면 야간·주말 진료 축소, 대기시간 증가 등 환자가 체감하는 서비스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투자 여력이 감소하면 의료 서비스의 질적 개선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변화는 결국 대형병원 쏠림 현상을 심화시키며 의료전달체계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의협 협상에 한계, 의사노조로 협상력 키워야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필수의료 강화 정책과 현장 체감 간 괴리도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황 회장은 “저수가와 행위량 중심 수가 구조는 의료행위의 질 저하와 과잉행위를 동시에 유발하는 왜곡된 구조”라며 “결국 필수 진료일수록 경영 부담이 커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진행된 상대가치 개편과 검체수가 개편에 대해 그는 “내과, 산부인과, 비뇨기과 등 일차의료 핵심 과목에 이중, 삼중의 부담을 주고 있다”며 “이들 과목은 만성질환 관리와 기본 진료를 담당하는 의료체계의 근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병원급은 비급여 등 다양한 수익 구조로 일부 보완이 가능하지만, 의원급은 급여 의존도가 높아 수가 변화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며 “보상 없는 개편은 필수의료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한의사협회의 역할과 관련해서는 일정 부분 성과와 한계를 동시에 언급했다.

황 회장은 "이번 협상에서 의협은 현장의 어려운 경영 지표와 철저한 원가 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끝까지 논리적으로 임했다"면서도 "다만 저항 할수 없고 이미 정해진 현실 앞에서 협상이 결렬됐다. 앞으로는 더 이상 이런 무의미한 협상이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 스스로 더 강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향후 과제로는 ▲의사 단체의 교섭력 강화를 위한 의사노조 설립 ▲상설 수가 연구 및 원가 분석 체계 구축 ▲데이터 기반 협상 전략 정립 ▲대국민 공감대 형성 ▲제도 변경을 위한 헌법소원이나 법적 대응 등을 제시했다.

그는 "의협이 실질적으로 정부와 협상력을 가진 조직으로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 의사들의 정당한 단체 교섭권과 노동권 확보를 위해 전국적인 ‘의사노조(가칭 의사노동 실태 및 법제도 연구 TF)‘를 설립이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요양기관 강제지정제와 정부가 개원의의 수가 결정권을 실질적으로 독점하고 있으며, DUR 및 심사평가 체계에 따라 진료 행위도 지속적으로 통제하는 현실을 비추어 볼 때 개원의와 정부는 제3의 고용관계’ 또는 ‘준종속적 관계’임이 분명 하다"며 "의사노조 설립은 이런 불안정한 구조를 제도권 안으로 편입시키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규석 회장은 "정부는 건보 재정에 대한 국고지원율 20% 약속을 확실히 이행하고, 필수의료 수가 정상화를 위한 별도 재정 투입을 결단해야 한다. 특히 이번 상대가치 개편 및 검체수가 개편으로 피해를 입는 내과, 산부인과, 비뇨기과, 일반의에 대한 실질적이고 확실한 보상 방안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 국회는 수가협상 결렬 시 합리적 중재를 보장하는 건보법 개정안을 통과시켜달라"고 덧붙였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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