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02.17 07:10최종 업데이트 20.02.21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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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번째 환자로 폐쇄된 고대안암병원 응급실, 이전에 들른 의원 두 곳도 폐쇄

감염경로 오리무중으로 지역사회 감염 확산 우려...종로구 거주 6번 10번 11번 등 감염 추정

16일 확진환자가 발생한 고대안암병원 응급실은 입구에서부터 전면 폐쇄됐다.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16일 오후, 입구부터 전면 폐쇄된 고대안암병원 응급실. 이날 29번째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나와 응급실이 폐쇄된 상태이고 내부에서는 방역 소독이 진행되고 있다. 응급실 의료진과 직원 36명에 이어 응급실에 들렀던 환자·보호자들이 격리조치됐다. 

고대안암병원은 외래와 응급실 전역에서 개인별 발열 측정기로 측정을 하고 문진표로 작성한 다음에서야 외래 방문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문진표 내용은 “14일 이내 중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14일 이내 코로나19 환자와 접촉한 적이 있다. 발열이 있다. 호흡기 증상(기침 콧물 재채기 인후통 호흡곤란)이 있다” 등이다.

이 환자는 문진표 작성에서 특별한 이상이 없었고 선별진료도 이뤄지지 않았다. 해외방문력이 없고 코로나19 환자와 접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흉통을 호소하면서 심근경색이 의심됐고 심장 질환과 관련한 응급 진료 위주로 이뤄졌다. 
고대안암병원은 입구에서부터 문진표와 출입 제한 안내로 선별진료를 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 방문력이 없고 발열, 호흡기 증상이 없는 29번째 환자는 선별진료가 이뤄지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 환자는 15일 흉부 불편감으로 고대안암병원 응급실에 오전 11시부터 16일 오전 2시경까지 방문해 심근경색 의심으로 진료를 받았다. 하지만 실제로 엑스레이와 CT 검사를 한 다음 폐렴 소견이 나타났다. 의료진의 선제적인 판단에 따라 격리실로 옮겨 의료진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했고 결국 양성으로 확인됐다. 이 환자는 현재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서울대병원)에 격리입원 중이다. 

고대안암병원 관계자는 “이 환자는 선별진료가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오후 4시쯤 폐렴 의심으로 격리실로 이송됐다. 이 때문에 실제로 환자와 접점이 이뤄진 시간은 4시간 이내로 짧다”고 밝혔다. 고대안암병원 의료진과 직원 36명과 환자를 합쳐 40여명이 격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29번째 환자는 고대안암병원에 가기 전 개인 의원 두 군데에 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의원의 명칭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고대안암병원에서도 일부 증상이 나타났던 만큼 실제 진료 여부 등은 정확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이 환자는 의원급 두 곳에 방문해 노출됐다. 보건소가 업무중단을 시키고 일단 조사와 소독을 해야 되기 때문에 조치가 진행되고 있다”라며 “노출병원이라고 확인이 되면 당연히 중단을 하고 소독 및 조사가 된 이후에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이 환자는 증상이 아예 없는 것이 아니라 응급실 내에서 37.5도 정도의 발열 증상이 있고 며칠 전부터 마른 기침이 있었다고 한다”라며 “정확한 의무기록을 확인 후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환자의 감염 경로는 명확하지 않다. 이 환자는 종로구 숭인동에 거주하는 것에 비춰봤을 때 종로구에서 발생한 확진환자의 지역사회 감염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월 30일 종로구 명륜동에 거주하는 6번째 환자(56세 남성, 한국인)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6번째 환자 가족인 아내(10번째)와 아들(11번째)도 추가로 확진된데 이어 2월 6일 6번째 환자와 같은 종로구 명륜교회에 다니는 21번째 환자가 나왔다. 21번째 환자는 성북구에 거주한다. 

질병관리본부는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방침을 밝혔다. 진단검사를 1만건으로 늘리고 원인불명 폐렴 전수조사를 추진한다. 

정은경 본부장은 “기존에 검사를 허가했던 회사에 한 곳을 추가해 1인당 1만 건 정도 검사할 수 있는 키트는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검체를 채취할 때 의료진이 레벨 D 보호복을 입어야 하고 어느 정도 안전한 공간에서 검체 채취를 해야 한다. 선별진료소를 강화하고 또 병원단위의 검사를 확대하겠다"라며 “원인불면 폐렴 전수조사는 현재 호흡기학회나 감염학회와 함께 전문가검토를 진행 하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하겠다”라고 말했다. 

의료계는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 확산과 병원 내 감염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29번째 환자처럼 해외방문력이 없으면서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없으면 의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 확진자 현황 자료 

​질병관리본부가 15일까지 발생한 코로나19 28명의 환자에 대해 중간 통계에 따르면, 중국 유입이 12명(42.9%)으로 가장 많고 국내 전파도 10명(35.7%)에 이른다. 이어 싱가포르 유입 2명, 태국 유입 1명, 일본 유입 1명 등이다. 초기 발병시 뚜렷한 증상이 없는 무증상 환자도 3명(10.7%)이나 됐다.  

지역의 A중소병원장은 “29번째 환자의 감염경로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이번 환자로 인해 코로나19는 지역사회에 확산됐다고 봐야 한다”라며 “발열 환자 등을 전면 차단하고 있고 선별진료가 이뤄지고 있지만 이번처럼 뒤늦게 영상검사를 통해 확진환자로 판명되면 병원 내 감염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B대학병원 진료부원장은 “폐렴 전수조사를 하는 것이 두렵다. 만약 입원 환자 한명이 확진환자로 확인되면 병원 전체가 멘붕에 빠진다”라고 말했다.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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