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9.05.16 13:20최종 업데이트 19.05.16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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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만에 전공의노조 재출범…환자 안전과 국민 건강을 위한 것”

[의대·의전원생 인턴기자 활약상] 여한솔 전공의노조위원장 인터뷰

메디게이트뉴스는 매년 여름·겨울 방학기간과 학기 중에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생 인턴기자 몇 명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6개월 이내에 인턴기자가 했던 중요한 활동을 한꺼번에 묶어서 소개합니다. 인턴기자들은 다양한 현장에서 의사로서의 진로와 미래 의료 환경을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를 통해 의대에 필요한 교육도 살펴봤습니다. 비록 2주에서 4주간 짧은 기간이지만 미래 의사, 미래 의료계를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의대·의전원생 인턴기자 활약상] 
1. 환자 중심 의료 실현하려면, 의사 안전과 의사 인권 확보부터 
2. 13년 만에 전공의노조 재출범…환자 안전과 국민 건강을 위한 것
3. 열악한 외상센터의 현실, 의사들이 정책과 정치에 참여해 개선하길  
4. 인공지능, 의사가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의사가 활용할 대상 
5. 세계 곳곳의 아픔까지 돌보는 의사, 국제보건 전문가가 되고 싶다면   
6. 의대생들이 필요로 하는 교육, 다양한 진로·의료제도의 현실·새로운 트렌드 
 
▲대한전공의노동조합 여한솔 위원장(오른쪽)과 대한전공의노동조합 김진현 수석부위원장(왼쪽). 사진=대한전공의협의회

[메디게이트뉴스 김지혜 인턴기자·인하대 의학전문대학원 본4] 대한전공의협의회가 노조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전협은 최근 노조를 이끌어 갈 임원을 선출한데 이어 노조위원회 조직 재정비와 사업장별 지부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06년 의사단체 최초로 ‘대한전공의노조’가 출범했지만 그간 부진한 활동으로 사실 상유명무실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 3월 전공의노조가 13년만에 재출범을 선언했다. 앞으로 ‘전문직노조’로서 어떠한 노동조합운동을 펼쳐갈지 주목된다.

대한전공의 노동조합 여한솔 위원장(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과의 인터뷰를 통해 전공의 노조의 현주소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봤다.

-전공의 노조를 간략히 소개해주십시오.

전공의는 누구보다도 의료현장 최일선에 있습니다. 전공의 노조는 이러한 사실을 자각하고 있으며 국민건강권과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고 의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입니다. 수련병원, 나아가 대한민국 의료계의 부조리한 상황과 제도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곳입니다.

-전공의 노조는 왜 필요한가요.

지난 2016년 전공의특별법 시행 후 전공의 삶은 크다면 크게, 작다면 작게 변화했습니다. 전공의법을 준수하는 병원이 있는 반면, 여전히 전공의 수련환경에 관심없는 병원 또한 상당수 존재합니다. 이때 전공의 개개인이 부당한 처사에 일일이 대응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전공의와 병원 간 수직적인 구조에서 벗어나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싸우겠다'가 아니라, 좀 더 합리적인 대화를 하고 싶습니다. 수평적인 테이블을 구성하기 위해 법률이 규정하는 노동3권은 전공의에게 필수불가결한 권리중 하나입니다.

전공의는 억울한 일이발생하면 전공의협의회를 찾습니다. 하지만 전공의협의회는 임의단체이기 때문에 법률적으로 도움을 줄 수가 없습니다. 전공의협의회는 이를 해결하고자 다방면으로 논의했고 최종적으로 '노동조합' 설립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사망 사건, 길병원 전공의 사망 사건, 성남중앙병원 횡격막 탈장 오진 사건 등 이 자리에서 다 말할 순 없지만 수백, 수천개가 넘는 전국 전공의들의 공통된 근심을 풀어나가기에 노동조합만큼 좋은 대안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2006년 전공의 노조 출범이후 활동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전과는 다른 전공의 노조를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가장 필요하고 또 중요한 것은 현직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와 앞으로 전공의가 될 의대생의 관심입니다. 최근 여러 사건을 통해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이 이슈화 되면서 개선의 필요성이 대두됐습니다. 문제 해결의 중심에 바로 전공의 노조가 있습니다.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이전과는 다른 전공의노동조합시스템을 정비하고자 합니다. 아직은 부족하고 보완해야 할 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전협, 법무법인 등과 연계해 하나씩 개선해 나갈 예정입니다.

-전공의 노조가 현재 가장 주목하는 문제는 무엇입니까.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통한 환자 안전입니다. 의사이자 노동자이며 동시에 학생이기도 한 전공의들의 교육환경은 너무나도 미흡한 부분이 많습니다.(법률적인 문제는 기본중의 기본이지만 이 또한 지켜지지 않습니다) 

수련환경이 부실하게 되면 이는 결국 환자의 안전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 의료의 최전선을 지키고 있는 전공의들과 이들이 지키는 환자의 안전, 나아가 국민의 건강입니다.

-‘전공의 수련 5년만 버티면 된다’ 혹은 ‘노조는 운동권이다’라고 생각해서 기피하는 전공의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전공의 수련과정이 5년 만에 끝나다 보니 목소리를 내기보다 참고 견디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폭력이나 과로사가 비일비재한 현실을 이제는 바꿔야 할 때입니다.

이미 존립해있던 노조에 부정적 인식이 있는 것은 저도 인정합니다. 그렇다고 타 노조를 비판할 생각은 없으며, 노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오해를 탈피하는 것 또한 전공의노조가 해야 할 책무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전공의는 '평생' 하는 직종이 아니라, 전문의가 되기 위해 수련하는 신분입니다. 타 노조와는 이 점에 있어서 분명히 다름을 말씀드립니다. 마냥 떼쓰고 파업하고 투쟁하는 단체가 아니라, 의료사회에 합리적인 테이블을 가지고 함께 이야기해 나가고자 합니다.

전공의 노조가 타 노조처럼 부정적으로 느껴진다면 이는 모두를 위한 노동조합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 뿐 아니라 앞으로 의업을 이어나갈 후배 의사 선생님들에게 보다 나은 수련환경을 제공하고 또 그들을 통해 치유될 환자들을 위함이 전공의 노조의 근본적인 설립목적이자 존립 이유입니다. 

혹시 타 노조와 다를 바 없는 '이기적 행위'만 일삼고 있다면 그에 대한 비판과 비난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소통하여 개선시켜 나가겠습니다.

-전공의 업무와 노조 위원장 역할을 동시에 하는 것이 힘들지 않습니까.

힘듭니다. 힘들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입니다. 저는 아직 일을 배워나가고 있는 신입 전공의입니다. 무엇보다 제가 속해있는 사랑하는 의국 교수님과 동료 선생님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가 돌봐야 할 환자들이 이 일로 인해 피해를 받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최우선입니다. 

힘들지 않은 전공의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래도 모두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하나가 된다면 얽힌 실타래같은 제도적 문제와 의료계 문제를 해결해 나갈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힘듦 또한 즐거움으로 승화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의대생들에게 전공의 노조와 관련해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지금 전공의에게 노조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면 현실적으로 와닿지 않습니다. 그들에게 일순위는 담당 환자들이고 환자 보는 것 이외에 다른 일에 관심을 두기에는 너무도 혹독한 환경 속에서 트레이닝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노조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의대생이라면 조금 다르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전공의 보다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학생 시기에 '왜 대한민국 전공의들은 이렇게 힘들게 수련 받아야 하는가? 이들이 힘들다면 왜 힘들 수밖에 없는 것일까?' 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고 뉴스를 찾아보고 책을 읽어보길 바랍니다.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이 어디서부터 잘못됐고 개선되지 않는 점은 무엇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일 학생 때부터 이러한 생각을 한다면 차후 수련병원에 들어와서 노조 가입은 당연하고 국가가 인정하는 법안에서 부당한 수련병원 환경을 타개해 나갈 수 있는 역량 있는 의사선생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노조위원장으로서의 앞으로의 각오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노동조합이라고 무조건 전공의들의 권리만 주장하진 않겠습니다. 전공의로서 마땅히 해야 할 책무를 수행하지 못한다면 이 또한 같은 전공의로써 개선시키고자 노력하고 독려해 나갈 생각입니다.  

일개 수련병원의 전공의가 아닌, 대한민국 의료 최전선을 지키고 있다는 자부심에 걸맞게 대한민국 1만6000만명 전공의들의 더 나은 수련환경과 더 나은 전공의 생활을 위해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역량을 발휘할 것입니다. 

메디게이트뉴스 (news@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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