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8.05 06:44최종 업데이트 26.08.05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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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국립의대 원점으로?…최운창 회장 “주민들 원하는 건 ‘의대 간판’ 아니라 제대로 치료할 병원”

2030년 개교·수련병원 준비까지 시간 촉박…전남의사회 “기존 민간병원 활용이 현실적”

전라남도의사회 최운창 회장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국립목포대학교와 국립순천대학교의 통합 논의가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목포대와 순천대가 독자적으로 정부의 신설 의대 공모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지역 의료계에서는 두 대학의 통합 여부나 의대 소재지를 둘러싼 논쟁을 넘어 전남 지역에 실제 필요한 의료기능이 무엇인지부터 다시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최운창 전라남도의사회장은 메디게이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의과대학 자체보다 이 지역에 필요한 것은 중증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3차병원 수준의 의료기능”이라며 “의대를 신설해 학생을 배출하고 새 대학병원까지 만드는 방식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기존 민간의료기관을 활용하는 방법도 현실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목포대·순천대 통합 난항…“합의 안 되면 개별 공모 가능성”

목포대와 순천대는 통합대학에 국립의대를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지만 통합대학 본부와 의과대학 캠퍼스, 대학병원 위치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최 회장은 현재 통합 논의의 핵심 쟁점을 대학본부와 의과대학 캠퍼스, 대학병원 등 세 가지로 꼽으며 양 대학이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특히 통합 논의가 최종적으로 무산될 경우 목포대와 순천대가 각각 정부의 의대 신설 공모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최 회장은 “세 가지 문제가 합의되지 않으면 목포대도 처음부터 다시 단독으로 공모하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목포대와 순천대 모두 통합된 의견이 나오지 않을 경우 개별 공모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목포대의 경우 그간 의대와 부속병원 설립 방안을 준비해 온 만큼 단독 공모에 나설 경우 기존 민간병원을 인수해 대학병원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주민들이 원하는 건 ‘의대 간판’ 아니라 제대로 치료할 병원”

최 회장은 전남 국립의대 논의에서 의대 신설 자체가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역 주민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의과대학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지역에서 중증질환까지 치료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이 있느냐는 것이다.

그는 “의과대학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이 지역에는 중증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이 필요한 것”이라며 “지역 주민들이 바라는 것도 결국 의과대학 수준의 병원이 들어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의대를 새로 설립해 학생을 선발하고 졸업생을 배출한 뒤 이를 기반으로 지역의료를 강화하는 방식은 실제 지역 주민이 필요로 하는 의료서비스를 확보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문제가 있다.

정부가 2030년 개교를 목표로 한다고 하더라도 의대 교육에 필요한 교수진과 시설을 갖춰야 하고 향후 임상교육과 수련을 담당할 병원도 확보해야 한다.

최 회장은 “2030년에 개교한다면 이후 수련병원 지정까지 준비해야 하는데 지금은 물리적으로 시간이 많지 않다”며 “현재 병원 부지가 있다고 해도 설계와 건축만 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의료인력까지 모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새 대학병원을 신축할 경우 의료인력을 어떻게 확보할지도 현실적인 문제로 꼽았다.

전남은 이미 의료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지역 의료진이 이동하는 상황에서 신설 대학병원까지 만들어 교수와 전문의를 새로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지금도 지역 의대 교수들마저 수도권 병원으로 스카우트되고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 신설 의대와 대학병원에 누가 와서 근무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규 대학병원이 지역의 기존 의료기관에 미칠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최 회장은 전남 서남권이 인구감소 지역이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500~600병상 규모의 대학병원을 새로 건립할 경우 한정된 지역 의료인력을 놓고 기존 병원과 신규 병원이 경쟁하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새 의대와 대학병원이 들어오면 새 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기존 지역병원들도 함께 흔들릴 수 있다”며 “의료인력이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새 병원을 만드는 것이 지역 전체 의료체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 짓기보다 기존 민간병원 키우자…비용·시간 측면에서도 현실적”

전남의사회가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은 기존 민간의료기관을 활용하는 방안이다.

최 회장은 지난 수년간 전남에 필요한 것은 의대 자체보다 중증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이라고 주장하면서, 정부가 기존 민간병원에 투자해 의료기능을 강화하는 방식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의과대학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3차병원 기능이 중요하다면 기존 민간병원에 투자해 수준을 높이는 방법도 있다”며 “새 의대가 생겼다고 해서 병원까지 새로 짓는 것은 무리라는 점은 지자체나 대학에서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목포대가 독자적인 의대 신설 공모에 나설 경우에도 기존 지역병원을 인수해 대학병원으로 전환하는 방식이 보다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최 회장은 “현재 목포대가 공모에 선정되면 지역의 민간병원을 인수해 대학병원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생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병원 경영 문제도 있고 수련병원 준비까지 남은 시간을 고려하면 그런 방향이 현실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지역 필수의료 인력 확보를 위해 기존 의료기관에 의료진 인건비 등을 지원하는 방식 역시 참고할 수 있다고 했다.

최 회장은 “지역에서 시행하는 필수의사 임금 지원과 같은 사업도 반응이 나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가가 새 병원을 지어 운영하는 것만 생각할 게 아니라 기존 민간병원에 투자하면 훨씬 빠르게 효과를 낼 수 있고 지역 의료기관과 상생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결국 전남 국립의대 신설 논의가 실제 지역의료 개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의대를 어느 대학에 설치할 것인지뿐 아니라 현재 지역 주민에게 필요한 중증진료 기능을 가장 빠르고 지속 가능하게 확보할 방법이 무엇인지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역국립의대 # 전라남도 # 목포대 # 순천대 # 전라남도의사회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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