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7.12.13 06:00최종 업데이트 17.12.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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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암, 나이많다고 무조건 신약 임상 배제하면 안돼

[ASH 2017] FDA 연구팀, "임상등록 연령대와 발병률 높은 연령대 달라"

사진: ASH 2017 홈페이지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혈액암은 65세 이상에서 가장 빈번하게 진단되지만 정작 임상 연구에서는 65세 미만이 지나치게 대표성을 가지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연구팀이 분석한 결과 혈액암 발병 연령을 고려했을 때, 임상시험 참가자 연령대와 실제 발병률이 높은 연령대에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FDA 약물평가연구센터 혈액제제분과 의학부 Bindu Kanapuru 박사팀은 현지시각으로 11일 미국 애틀란타에서 열린 제59차 미국혈액학회(ASH)에서 혈액암에서 노인층의 임상시험 등록에 관해 종합적으로 분석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러한 주제로 연구가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anapuru 박사는 "지금까지 혈액암에서 성인 환자 등록 정보는 매우 적었는데, 이번에 분석한 결과 임상시험에 등록된 연령대의 환자 비율과 비교했을 때 75세 이상 성인 환자의 발병률이 훨씬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75세 이상 환자는 매우 소수만 임상시험에 참여하고 있어 이 연령대 환자에 대해서는 새 치료제의 안전성과 효과에 관한 정보가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혈액암 대부분이 진단받은 환자 5명 중 1명이 75세 이상인데, 특히 인구노령화로 혈액암으로 진단받는 75세 이상 환자가 늘 것으로 예상돼 이러한 정보 불균형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FDA 연구팀은 2005년부터 2015년까지 판매 승인을 위해 평가한 혈액암 치료제 관련 임상시험에 등록된 환자 4만 4000여 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질환과 연령(65세 미만, 65~74세, 75세 이상)에 따라 환자 그룹을 나눠 각 그룹의 임상시험 등록률과 2010~2014년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의 SEER 프로그램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연령별 각 암의 유병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대상자 중 45%가 만성림프구성백혈병(CLL)을 포함해 림프종 치료제 임상 연구에 등록됐고, 만성골수성백혈병(CML) 24%, 다발성골수종 22% 순으로 나타났다.

림프종, CLL, CML, 다발성골수종 임상연구에는 65세 미만 연령집단이 해당 연령대의 암 발병률에 비해 과도하게 대표성을 지니고 있었는데, 예를들어 CML 임상에 등록된 환자 80%가 65세 미만이었다. 그러나 전체 CML 진단을 받은 환자 중 65세 미만이 차지하는 비중은 겨우 절반에 가깝다.

반면 75세 이상 연령층은 전체 CML 진단 환자의 약 29%를 차지하고 있지만 새 치료제를 평가하기 위한 임상연구에 등록된 비율은 고작 4%에 불과했다. 이 연령집단은 각각의 암 발병률과 비교했을 때 림프종, CLL, 다발성골수종에서도 새 치료제 임상에서 유의하게 과소평가됐다.

Kanapuru 박사는 "75세 이상 성인은 이런 흔한 암 관련 임상에서처럼 전반적으로 임상연구에서 과소평가되고 있다는 것은 크게 놀랍지 않지만, 특히 CML 임상에서 등록 연령층과 실제 발병률이 높은 연령층의 차이가 크다는 점은 상당히 놀랍다"고 말했다.

다행히 65~74세 인구집단이 CLL을 제외한 림프종과 CML 임상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혈액암 환자 중 이 연령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발성골수종과 CLL 임상에서는 오히려 65~74세 인구집단이 보고된 발병률보다 더 많이 등록됐다.

FDA는 향후 임상연구를 할 때 약이 허가되면 실제로 사용하는 환자군이 포함하도록 하는 가이던스를 마련할 계획이다. 다만 75세 이상 환자는 젊은 성인보다 노화에 의한 장기 기능 변화, 병력, 동반 질환 등으로 임상시험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

Kanapuru 박사는 "노인 환자의 경우 개발 중인 약물에 대한 내약성이 어떻게 될지 장담하기 어려워 의사들이 등록을 주저할 수 있고, 75세 인구집단도 매우 건강한 사람 같은 연령대에 비해 약한 사람, 동반 질환이 많은 사람 등 매우 이질적"이라며 "단순히 환자의 연령만을 이유로 임상시험에서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전반적인 상태에 따라 임상시험 참여 적합성을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어떻게 노인 인구를 임상연구에 확대 포함할지 평가하는 도구도 필요하다"면서 "FDA는 이런 기준 확장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임상 연구에서 잘 배제되는 특정 인구집단을 포함시키는 방법에 대해 임상 스폰서와 관련 이해관계자들과 직접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FDA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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