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검찰청 강력범죄수사부, 의료용 마약범죄 단속 결과 발표…의사·약사·도매상 등 다수 연루
의사 B씨 병원에서 상습투약자와 약사 C씨가 처방전을 요청하는 모습. 사진=서울중앙지방검찰청 강력범죄수사부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2025년 의료용 마약범죄로 총 41명이 입건됐다. 이 중에는 1년간 약 1000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의사와 타인의 인적사항을 이용해 처방전을 발급받고 마약류를 판매한 약사 등이 포함됐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강력범죄수사부는 29일 '2025년 서울중앙지검 의료용 마약범죄 단속 결과'를 발표하며, 의사 3명·약사 1명·유통사범 17명·투약사범 20명 등 총 41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 중 6명은 구속기소, 18명은 불구속기소, 13명은 사법·치료·재활 연계모델에 따른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나머지 4명은 기소중지됐다.
검찰에 따르면 주요 단속 사례는 ▲62명을 상대로 한 프로포폴 불법 투약 ▲ADHD 치료제 등 마약류 불법 처방 ▲프로포폴 투약 후 준강간 사건 ▲에토미데이트 불법 유통 사건 등이다.
먼저 의사 A씨는 2021년 3월부터 2024년 5월까지 약 3년간, 치료 목적이 아닌 상태에서 중독자 62명에게 989회에 걸쳐 총 2만2784㎖의 프로포폴을 투약해 약 8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 과정에서 상습투약자 1명도 구속기소됐고, 3명은 불구속기소됐다.
검찰은 해당 병원에서 프로포폴을 투약받은 중독자 가운데 7명은 젊은 나이임에도 우울증이 악화돼 극단적 선택을 했고, 다른 중독자들 역시 심각한 합병증과 재산 탕진 등 피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2018년부터 2024년 5월까지 타인 명의로 ADHD 치료제·수면제·다이어트약 등을 약 800회, 총 2만정가량 불법 처방한 의사 B씨는 불구속기소됐다. 검찰은 "B씨가 금전적 이익을 위해 진찰조차 하지 않은 채 처방을 남발했고, 타인 명의로 중복 처방까지 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약사 C씨는 의사 B씨 병원에 타인의 인적사항을 제공해 처방전을 받아냈고, 21명 명의의 처방전 162매를 수령해 마약류를 6차례 판매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함께 불구속기소된 상습투약자들은 병원 내에서 손가락으로 몇 명분의 처방이 필요한지를 표시하는 방식으로 의사 B씨 병원에서 진료 없이 처방전을 교부받았다.
2023년 4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성형외과에서 중독자 10명에게 75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투약하고 약 5억원을 챙긴 의사 D씨도 불구속기소됐다. 그는 현금뿐 아니라 명품가방을 대가로 받았으며, 프로포폴 투약 후 정신을 잃은 여성 피해자를 간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검찰은 진료기록 조작 사실을 확인했다.
이 외에도 의약품 도매업체 대표로서 판매자격이 없는 중간 공급책에게 에토미데이트 3만5000ml를 1억원에 판매하고, 이를 중독자들에게 10억원에 판매한 중간 공급책·판매책도 검찰에 적발됐다.
검찰은 "프로포폴 등 향정신성의약품은 중독성이 매우 높아 우울증, 환각, 자살 충동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최근 '롤스로이스 약물운전 사건', 유명인의 불법 투약 및 극단적 선택 등 2차 범죄가 잇따르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중앙지검은 2024년 2월 전국에서 유일하게 '의료용 마약전문 수사팀'을 출범해 집중 단속을 벌여왔다"며 "2024년 한 해 동안 35명을 입건한 데 이어, 2025년에는 수사팀을 2개팀으로 확대해 단속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상시 공조체계를 구축해 대응역량을 강화했다"며 "의료용 마약류 불법 유통을 엄단하고, 투약자들의 정상적인 사회복귀를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