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일차의료 의료공급 및 지불제도 개편의 미래
이 사업은 징검다리일 뿐이다. 이 시범사업을 거쳐 대한민국 일차의료를 어떤 형태로 변화시키려고 하는 것인지 ACO 모델을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1) 주치의 제도 단계별 도입방안 (2025년 보사연 국민중심 의료개혁 추진방안에 관한 연구)
① 주치의 제도 시범사업 시행: 기존 설명과 동일
② 시범사업 확대 적용: 사업지역 전국으로 확대→참여기관의 지불제도 비율 선택 (혼합형 지불 제도)
의료기관이 인구 기반 지불(인두제)과 행위별 수가제의 비율을 0%:100%, 50%: 50%, 100%:0% 중에서 선택하도록 해 점차 행위별 수가제를 줄일 수 있도록 유도한다. 예를 들면 인구기반 지불의 비중이 높을 수록 성과 보상이나 등록 보상의 단가를 높게 책정해주고, 기존의 행위별 수가는 단가를 삭감하는 방식으로 유도 할 수 있다.
③ 본사업 전환: 인구기반 지불제 제도화
본사업부터는 법령으로 모든 의료기관이 인구기반 지불제를 선택하는 혼합형 지불제도를 채택하도록 한다. (법 개정 필수)
성과 보상의 가산과 감산이 특징이다. 시범사업까지는 참여기관의 확대를 위해 성과보상의 감산 없이 가산만을 적용했지만, 본사업부터는 법령에 의해 제도화 됐기 때문에 성과가 미진한 의료기관의 경우 보상액을 삭감하는 것을 적용한다.
성과와 관련해 삭감이 존재하는 것은 반대로 성과에 공급자로서 통제가 가능한 변수만 존재한다면 납득할 수 있지만, 반대로 의료이용자인 환자에 의해서 성과가 달라진다면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용 횟수의 증가나 응급실 방문, 타 의료기관 입원, 타지역으로의 이탈 등은 원래 소속 의료기관의 노력과는 무관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범사업까지는 적용되지 않던 성과에 의한 삭감이 본 사업에서부터 적용된다면 의원들의 어려움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 ACO 모델을 통한 주치의제도 시범사업의 최종 사업 방향 예측 (2024년 1월 보사연 보건복지포럼)
현재까지 제시돼 있는 지역사회 일차의료기관 혁신 사업에는 주치의제와 돌봄 연계만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지역사회 내 의료기관 네트워크에 대해 자세한 정책은 설정돼 있지 않다.
그러나 위 그림의 우하단의 '외래 공동 관리 비용'이라는 개념을 보면 이 등록 주치의제 방식이 의료기관 네트워크를 통해 확장된 형태의 지역 전체 인구기반 즉, 총액계약 + 인두제 지불제도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거점 지원의료기관 형태의 개념은 트랙2의 모형으로서 각 단위 의원의 기능은 독립적으로 수행하면서 다학제와 같은 의료나 돌봄, 재택의료는 하나의 거점의료기관이 포괄적으로 제공하는 형태이다.
하지만 트랙 3의 경우는 각각의 의원들이 상위 의료기관(병원)에 수직(종속)적 관계에 존재하지만, 각각의 의원들에 협업(협진)을 수행할 수 있다. 이러한 협업을 '외래 공동 관리' 라는 개념을 썼는데, 쉽게 말해 여러 의원을 마치 하나의 병원의 여러 진료과처럼 다니는 것이다.
이를 자세하게 풀어보자면 앞에 설명한 마이헬스웨이(건강정보 고속도로) 플랫폼을 통해 전체 의료기관이 진료 정보가 공유가 가능해지면, 환자가 여러 의원을 방문하더라도 진료정보는 플랫폼에 축적되기 때문에 마치 하나의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수행한 것처럼 된다. 결국 본 사업에 이르면 전 의원급 의료기관에 이 사업이 적용되기 때문에 지역사회 내 의료기관들은 하나의 네트워크 형태의 의료기관이 된다.
하나의 의원에 주치의 등록을 한 환자는 지역 내 다른 의원들을 방문해도 정액 수가 내에서 '외래 공동 관리'를 적용받게 되며, 각 의원들은 이 '외래 공동 관리 비용'을 적용 받아 보상을 받는다.
아직 이 '외래 공동 관리 비용'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정책으로 나오지는 않았다. 이 계정이 어떻게 설정되는지에 따라 인두제가 의료기관 등록형 지불제도로 자리잡을 수도, 지역 인구 기반 지불제도로 변모할 수도 있다. 의료비 총액을 줄이는데 목적을 둔다면 지역 인구 기반 지불제도로 설정하는 것이 훨씬 더 강력하다.
마치며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은 주치의제와 돌봄자원 연계 사업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인구기반 지불제도로의 전환 즉, 행위별 수가(FFS)에서 인두제로의 전환을 목표로 한다. 그리고 의료 공급적인 면에서 전문진료를 지양하고, 일반 진료 및 만성질환과 장기 요양 관리에 초점을 두고 있다.
2026년 예고돼 있는 위수탁 검체 검사료 폐지, 검체 검사 및 영상 검사 수가 조정, 그리고 병원과 의원간 수가 역전 현상 조정, 진찰료 인상 등은 1차 의료기관에서의 검체 검사 및 시술, 처치 등을 억제하고 일반 진찰 진료만 하도록 권장하는 것과 일맥상통하다. 또한 비대면 진료의 제도화나 돌봄 및 재택의료의 활성화 정책 또한 같은 맥락에서 시행되고 있다.
이를 통해 의원급 전문의료 공급으로 인한 건보재정 소요와 노령 인구의 입원 및 장기요양 시설 입소등에 의한 건보재정 소요 또한 대폭 줄이려는 것이 목적이다.
인구는 줄고 있지만 의료 이용량은 증가하고 있고, 고령화로 인해 1인당 의료비 또한 증가하고 있다. 1인당 의료 이용 횟수와 1회당 의료 이용 단가가 증가해 총 의료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인데, 정부는 '정액제'라는 정책으로 이를 통제하고자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의사 내 집단들은 '주치의제'라는 제도 하나만으로 환영의 의사를 표하며 찬동하고 있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 정액제로 인해 의료이용의 도덕적 해이가 풀려버리는 이 제도가 의료공급자들에게 어떤 수요에 의한 학대를 가할 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