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9.02.20 10:53최종 업데이트 19.02.20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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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가위로 면역 거부반응 없는 줄기세포 만드는데 성공

美연구팀, 면역 거부 없이 범용 사용 가능한 유도만능줄기세포로 생산비용도 낮춰

사진: 책임저자인 Sonja Schrepfer MD/PhD(좌)와 주저자인 Tobias Deuse MD(자료=UCSF 홈페이지)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미국 연구팀이 유전자 가위로 면역 체계에 보이지 않는 줄기세포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환자 개별 맞춤 줄기세포를 더 효율적으로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캠퍼스(UCSF) 심장외과 토비아스 데우스(Tobias Deuse) 교수팀은 18일(현지시간) 네이처 생명과학지(Nature BioTechnology)에 '유도만능줄기세포(iPSC)의 저면역원성 유도체가 완전 면역 능력이 있는 동종이계에서 면역 거부를 회피한다'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데우스 교수팀은 실험실 연구에서 크리스퍼(CRISPR-Cas9) 유전자 편집 시스템을 사용해 면역체계에 기능적으로 '보이지 않는(invisible)' 다능성 줄기세포를 처음으로 만들어냈다. 

데우스 교수는 "이는 보편적으로 이식될 수 있고 면역 반응을 이끌어내지 않으면서 면역 능력이 있는 수혜자 안에서 생존할 수 있는 세포를 만들어낸 첫 번째 사례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과학자들은 종종 모든 세포로 분화하는 능력을 갖춘 다능성 줄기세포의 치료 잠재력을 강조한다. 그러나 면역체계가 안전하고 효과적인 줄기세포 치료에 큰 장애물이 돼 왔다"고 연구 배경을 밝혔다.

면역체계는 감염원과 다른 침입자로부터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외부의 것으로 인식되는 모든 것을 제거하도록 프로그램돼 있다. 이는 이식된 장기나 조직, 세포도 외부 침입으로 간주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식 거부로 이어지는 강력한 면역 반응을 유발한다.

줄기세포 이식 영역에서 한때 피부나 지방 세포와 같이 완전히 성숙된 세포에서 만들어진 iPSC가 이러한 거부 반응을 해결해줄 것으로 생각됐다. iPSC에서 파생된 세포를 원래 세포 기증자에게 이식하면 신체는 이식된 세포를 자신의 것으로 인식해 면역 공격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iPSC를 임상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명됐다. iPSC는 신체의 조직과 장기를 구성하는 무수한 세포로 발전될 수 있도록 재프로그램된 것이다.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많은 환자의 세포가 이러한 재프로그래밍을 수용하지 못했다. 또한 줄기세포 치료제로 혜택을 볼 수 있는 모든 환자를 위해 iPSC를 생산하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데우스 교수는 "iPSC 기술에 대해 많은 이슈가 있지만 가장 큰 허들은 품질 관리와 재현성이다. 일부 세포들이 재프로그래밍을 잘 받아들이도록 하는 게 무엇인지 모르지만, 아직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는 데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동의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개인화된 iPSC 치료에 대한 대부분의 접근법이 폐기됐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범용 iPSC를 만들면 이러한 문제를 피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논문에서는 3개의 유전자 활동이 변화된 뒤, 완전히 기능적 면역체계를 가진 조직 적합성 불일치 수혜자들에게 iPSC를 이식했을 때 어떻게 거부 반응을 피할 수 있었는지 기술하고 있다.

연구팀은 크리스퍼를 사용해 주요 조직 적합 유전자 복합체(major histocompatibility complex, MHC) class I과 II로 알려진 단백질 군의 적절한 기능에 필수적인 유전자 2개를 삭제했다.

MHC 단백질은 거의 모든 세포의 표면에 존재하며, 면역체계가 침입자를 구별하는데 도움이 되는 분자 신호를 보여준다. MHC 유전자가 빠진 세포는 이런 신호를 나타내지 않아 외부의 것으로 등록되지 않는다. 그러나 MHC 단백질이 없는 세포는 자연살해세포(natural killer cell)로 알려진 면역세포의 표적이 된다.

연구팀은 NK세포 활동을 활성화하고 억제하는 신호에 대한 전문가인 UCSF 미생물학 및 면역학과 루이스 라니에르(Lewis Lanier)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세포 표면 단백질인 CD47도 NK세포에 강력한 억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러한 결과들을 바탕으로 연구팀은 삼중으로 조작된 쥐 줄기세포를 미스매치된(mismatched) 쥐에 이식했고, 거부반응은 관찰되지 않았다. 이와 유사하게 조작된 인간 줄기세포를 인간화된 쥐에 이식했을 때도 거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또한 연구팀은 삼중으로 조작된 이 줄기세포에서 다양한 종류의 인간 심장 세포를 추출해 이를 다시 인간화된 쥐에 이식하는 실험도 진행했다. 그 결과 줄기세포에서 추출한 심장세포는 장기 생존을 달성했고, 기초적인 혈관과 심장근육까지 형성하기 시작했다.

데우스 교수는 "우리 기술은 줄기세포와 줄기세포 유래 조직의 거부 반응 문제를 해결하고, 줄기세포 치료제 분야에서 중요한 진전을 이뤄냈다"면서 "이 기술은 어떤 개인화된 접근법보다 훨씬 낮은 생산 비용으로 광범위한 사람에게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세포를 한 번만 제조하면 범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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