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5.08.27 14:30최종 업데이트 25.08.2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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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진료 대기 기간 ‘40일’? 현실과 다른 설문 결과 이유는

필립스코리아 ‘미래건강지수 한국 보고서’ 발표…의료계 “대기 기간 없는 현실과 다른 결과" 지적

필립스코리아가 27일 공개한 '미래건강지수 2025 한국 보고서' 내용 중 전문의 진료 평균 대기 기간 부분.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우리나라에서 전문의 진료를 받기까지 평균 40일이 걸린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와 현실과 괴리가 크다는 의료계의 지적이 제기된다.
 
필립스코리아는 27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에서 이같은 내용으로 ‘2025 미래건강지수 한국 보고서’ 발표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보고서에는 진료 대기 기간과 관련해 통상적인 인식과 다른 설문 결과가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환자의 53%가 전문의 진료 대기를 경험했으며, 의사를 빨리 만나지 못해 건강이 악화했다는 응답 비율은 21%였다.
 
특히 전문의 진료 평균 대기 기간은 40일(전 세계 평균 70일)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환자 수요와 공급의 격차 증가로 인해 점점 더 많은 압박에 직면하고 있다”며 “인구 1000명 당 의사 수가 2.6명에 불과해 선진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원인을 분석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AI)을 통한 헬스케어 혁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40일이라는 대기 기간은 동네 1차 의료기관에서도 쉽게 전문의 진료를 받을 수 있어, 사실상 전문의 진료 대기 기간이 없는 국내 현실과 괴리가 큰 조사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의료 접근성이 최고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고, 전문의 비율도 다른 나라들에 비해 크게 높은 편이다. 영국 등과 달리 전문의 진료를 받기 위해 일반의인 주치의 등을 거쳐야 하는 제도도 없다.
 
실제 OECD는 지난 2020년 관련 보고서에서 한국을 진료 대기 기간을 중요한 정책 이슈로 다루지 않는 나라들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이에 의료계는 이번 설문 결과가 오해를 부를 수 있는 지적을 제기한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안덕선 원장은 “국내에선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곤 대기 기간이 없다”며 설문 결과에 의구심을 표했다. 대학병원의 유명한 교수에게 진료를 받으려 한다거나, 희귀질환 진료를 받으려 하는 상황이 아닌 이상 40일이나 기다려야 할 일은 없다는 것이다.
 
안 원장은 의사 수 부족이 긴 대기기간의 원인으로 꼽은 데 대해선 “우리나라보다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많은 나라가 대기 기간이 더 긴 건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실제 해당 조사에서 우리나라 대비 대기 기간이 긴 것으로 나온 캐나다(131일), 스페인(128일), 영국(109일), 프랑스(99일), 독일(93일), 호주(81일), 네덜란드(63일) 등은 모두 인구 1000명 당 의사 수가 한국보다 많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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