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06.26 04:15최종 업데이트 20.06.26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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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백신 전쟁 중인데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나?

[칼럼] 배진건 이노큐어 테라퓨틱스 수석부사장·우정바이오 신약클러스터 기술평가단장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배진건 칼럼니스트] 지난 2월 24일 하버드대 전염병 전문가 마크 립시치(Marc Lipsitch) 교수는 전체 인류 중 최대 40~70%가 코로나19(COVID-19)에 감염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너무 뻥이 아닌가? 그때에는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심각하게 세계적인 전염이 시작되자 드디어 세계보건기구(WHO)도 늦었지만 공식적으로 3월 11일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을 선언했다. 감염자가 1000만 명을 곧 돌파한다. 교수의 전망이 서서히 현실로 변하고 있다.

지구는 지금 코로나19와 심각한 전쟁 중이다. 이 심각한 전쟁 중 우리에게 꼭 필요한 방어 무기는 백신이다. 백신이 나오지 않으면 봉쇄조치와 일상생활의 제약이 풀릴 수 없다. 그러기에 지구 상의 모든 사람에게 아무 차별없이 백신에 대한 접근권이 필요하다.

팬데믹 상황에서 미래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소유권을 누가 가져야 하는가? 백신을 개발한 어느 한 나라가 독점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런 질문을 던지며 지구는 조용히 다른 전쟁을 시작했다. 세계는 지금 백신 전쟁 중이다. 백신 개발이 민족주의의 새로운 전쟁터이기에 뉴욕타임스는 ‘백신 민족주의(vaccine nationalism)’ 라는 신조어를 소개했다.

독일 정부는 자국 백신회사 큐어백(CureVac) 지분을 23% 매입한다고 6월 15일 밝혔다. 미국과 중국, 유럽 간 백신 전쟁과 그 후 강대국의 입지에 대한 현실적인 좋은 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큐어백에 3억유로(4151억)를 투자해 지분 23%를 매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갖고 싶은 자국 백신회사 큐어백의 지분 23%를 인수해 자국기업의 백신기술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원천 차단하려는 조치다. 큐어백은 유전 물질인 mRNA를 이용한 코로나 백신개발 분야에서 미국의 모더나(Moderna)와 독일 회사인 바이오엔테크(BioNTech)와 경쟁하고 있다.

일반 사람이 잘 모르던 큐어백은 지난 3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이 소집한 ‘COVID-19 Task Force’ 백악관 회의에 초대받은 10개 제약/바이오 중의 하나다. 큐어백은 그 회의 직후에 트럼프가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큐어백이 7월 중순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기업공개(IPO)를 앞둔 상황에서 독일 정부의 투자는 '긴급하게' 이뤄졌다고 FT는 전했다.

FT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독일 재무부는 큐어백이 외국인 투자자에게 인수되어 독일을 떠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인수를 추진했으며, 미국에 인수될 경우 큐어백이 개발한 백신이 독일과 유럽에 보급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독일의 입장에서 핵심산업을 자국에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한 산업적 측면에서 보면 재정적 안정성을 제공하는 아주 기본적인 조치이다.

이런 국가의 재정적인 면을 넘어 눈에 띄는 건 중국의 공세다. 중국은 코로나 백신 최초 개발을 떨어진 국가 위신을 세우고 미국에 대한 우월성을 보여주는 수단으로 여긴다. 그러기에 백신개발 진전에 중국이 만만치 않다.

6월 16일자 피어스파마(FiercePharma) 뉴스에 의하면 국영기업인 ‘시노파마(SinoPharma)’의 자 회사인 China National Biotec Group’s(CNBC)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을 1/2상에서 15일을 기준으로 1120명의 지원자에게 백신을 투여했다. 이 백신은 Placebo(위약 접종)와 14일, 21일, 28일 간격으로 약한 도즈(dose), 중간 도즈, 강한 도즈의 3 가지로 구분하여 접종했다.

14일, 21일 간격은 97.6% ‘항체양전율, seroconversion rate’을 보였지만 28일 간격으로 접종한 중간 도즈가 100%로 가장 좋은 결과를 보였다고 한다. 항체양전은 주로 백신 접종 후 정량 가능한 항체 수준에 도달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또한 항체 타이터도 높았고 심각한 이상 증상은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신화사 통신은 시노파마는 일년에 2억 도즈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접종한 전 직원들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100% 만들어졌다는 기사다. 임상실험 중인 백신을 프로토콜에 명시한 대상자가 아닌 직원들에게 접종한 것은 중국다운 일이다. 그 직원들은 예를 들어 브라질 같은 외국에 파견될 직원들이기에 안전을 위해 접종했다는 변명이다. 특별히 코로나 사태처럼 예측 불허인 상황에서는 외국 나가는 직원들의 안전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중국 기업의 항체 개발 소식은 계속 이어진다. CNBC 발표 이틀 전에는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시노백(Sinovac)’ 바이오텍의 ‘CoronaVac’의 임상2상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시노백의 살균화된 백신을 접종한 임상2상의 600명의 건강한 피험자들에게서 90% 이상의 중화항체를 유발했다고 밝혔다.

그 바로 직전에는 다른 중국 바이오텍 회사인 ‘캔시노 바이오로직스(CanSino Biologics)’가 AAV(아데노바이러스 벡터)로 전달한 DNA 백신이 중화항체와 T세포 반응을 유발했다고 ‘란셋(Lancet)’에 임상1상 결과를 보고했다. 중국에 세워진 5개의 바이오텍 회사가 현재 코로나19 백신개발 임상을 진행 중이다. 

반면 가장 빠른 시간내에 백신의 임상 시험에 들어간 미국 국립보건연구원과 모더나와의 공동개발, 그리고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와 영국 옥스퍼드대 개발 백신,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은 임상3상을 곧 진행 예정 중에 있다.

이들 RNA 백신은 바이러스가 아닌 ‘유전자 코드’를 주사한다. 그렇게 하면 면역체계가 바이러스 조각을 공격하는 방법을 배운다. 인체가 백신 제조기가 되는 것이다. SARS-CoV-2의 스파이크 단백질 유전정보인 mRNA를 전달 플랫폼인 리피드 나노파티클(Lipid Nanoparticle)을 주사하면 면역을 형성하게 한다.

병 주고 약 준다는 중국에 대한 불만도 크지만 중국과 빅파마가 이렇게 앞서 나가는데 우리 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궁금하다.

백신 임상 3상시험 전에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고 방어할 수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공격접종시험(animal challenge test) 자료가 요구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자체개발한 코로나19 영장류 모델을 이용해 국내 기업이 개발한 치료제 후보물질 2종과 백신 후보물질 1종의 효능실험을 시작했다고 6월 17일 밝혔다. 백신 접종 뒤 바이러스를 접촉시켜 감염 예방 능력을 확인하는 공격접종(챌린지)을 통해 효능을 확인할 계획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제넥신은 19일 국내 최초로 코로나19 예방 DNA 백신 GX-19를 사람에게 첫 투여했다고 밝혔다. 이제 드디어 우리 나라도 사람에게 첫 접종이 시작된 것이다. 시작에 언급한 독일 큐어백의 17일 첫 투여를 포함해 19일 제넥신까지 현재 전 세계에 임상 중인 백신은 19개가 됐다.

이번 임상시험은 GX-19의 안전성, 내약성 및 면역원성을 탐색하기 위해 건강성인 자원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제넥신은 제1상 40명, 제2a상 150명의 시험대상자가 모집될 예정으로 9월 중 1상을 마무리하고 2a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백신 민족주의’는 개발된 백신 수출을 금지하거나 자국 백신 산업을 국유화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코로나 위기가 장기간 계속될 수 있다. 백신 개발을 할 수도 없고 가난한 나라들은 어떻게 되나? 지구 상 어느 한 지역에서라도 바이러스가 존속하면 결국은 세계로 확산될 수밖에 없다.

너무 풀어야 할 질문이 많다. 백신이 누구에게 먼저 처방될까? 현실적으로 개발에 돈을 댄 기업이나 국가, 비교적 부유한 나라가 먼저일 가능성이 높다. 어떻게 75억 인구에게 백신을 균등히 접종할 것인가? 이렇게 전 세계를 접종하려면 어떻게 대량생산의 벽을 넘을 것인가? 수십억 명의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계속 백신 접종을 기다리게 된다면 어떻게 지구를 코로나로부터 보호할 것인가? 개인적으로 궁금한 질문은 왜 우리 나라는 RNA 백신 개발이 없나라는 것이다. 북한은 어느 나라가 개발한 백신을 접종할 것인가? 남한, 중국, 미국?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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