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문채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제조업이 재조명되고 있다. '굴뚝산업'으로 불린 제조업은 ITㆍ유통 중심의 시대가 도래하며 뒷전으로 밀렸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수출에 힘입어 급반등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위기 속에서 진면목을 발견한다는 말이 있다"며 "(코로나19가) 우리 제조업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3분기 성장률(1.9%) 중 제조업의 기여도는 1.8%포인트다.
하지만 우리 제조업의 기초 체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대통령이 극찬하긴 했지만 이번 정부 들어 제조업 지표들은 꾸준히 악화해왔다. 정부가 지난해 내놓은 '제조업 르네상스' 대책에 대한 반응도 시큰둥하다.
10일 한국은행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이번 정부 들어 제조업의 성장성ㆍ수익성은 일제히 악화했다. 2017년 9.0% 수준이던 제조업 매출액증가율은 2018년 4.0%, 지난해 -1.7%까지 떨어졌다. 제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매출액영업이익률도 2017년 7.6%에서 2018년 7.3%, 2019년 4.4%까지 하락했다. 코로나19 충격에 올해 제조업 관련 지표는 더 악화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제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09년 이후 꾸준히 5% 수준을 유지해왔다. 2014~2016년 매출액증가율이 마이너스를 나타낼 때에도 영업이익률은 버텼다. 매출이 감소해도 비용을 줄여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최근 기업들의 자구책만으로는 급감하는 매출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2011년 28.2% 수준이던 제조업의 GDP 비중은 지난해 25.3%까지 떨어졌다. 반도체 경기가 하락세를 탄 영향이 있긴 하지만, 뒤집어 말하면 우리 제조업의 쏠림현상이 커 지나치게 경기에 휘둘린다는 뜻도 된다.
지난해 6월 정부는 '제조업 르네상스' 정책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세계 4대 제조강국,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를 목표로 내걸었다. 하지만 업계에선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따른 고용부담, 노동 경직성 문제를 건드리지 않고는 해결이 어렵다고 말한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노동이 제조업 애로사항의 본질이고 핵심인데 그 부분을 손대지 않으면 정책의 실효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규제 완화가 가장 크고 시급한 대책"이라고 진단했다.
정부가 '제조업의 저탄소화(化)'를 유도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한 한은 관계자는 "앞으로는 제조업도 저탄소 규제를 따르지 않으면 수출이 어려워지고 수익성도 나빠지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정부가 이 부분을 고려해 규제를 세심하게 하는 것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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