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임대차보호법 등의 여파로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시중은행 전세대출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10월 말 기준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101조682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9월 말(99조1632억원)보다 2조5205억원 증가한 결과다. 이들 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이 100조원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5월과 6월에 2조원 아래로 내려갔던 5대 은행의 월별 전세대출 증가폭은 7월 2조201억원, 8월 2조4157억원, 9월 2조6911억원을 기록했다. 10월 들어 약 2주간 증가폭이 76억원에 그쳐 주춤하는가 싶었지만 이내 증가세를 '회복'한 모양새다.
전세매물이 말랐음에도 전세대출이 이처럼 불어나는 건 전셋값이 그만큼 많이 뛰어올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 서울의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전주(124.8)보다 5.4포인트 상승한 130.1로 나타났다. 이는 관련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12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 공급량의 부족한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다. 1~200의 숫자로 표현되고, 수치가 높을수록 공급량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부동산114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같은 시기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주 대비 0.19% 상승해 2015년 11월 첫째주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나타냈다.
전세대출이 이처럼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은행권 전반이 전세대출 속도조절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30일부터 전세대출 상품인 '우리전세론'의 취급을 조건부로 올해 말까지 제한하기로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다른 은행들도 대출 문턱을 다소 높이는 등의 방식으로 총량 관리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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