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조정회의에 참석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정부가 사내에 현금(유보금)을 많이 쌓아둔 기업에 세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투자와 고용, 연구개발(R&D) 목적으로 사용한 비용은 과세대상에서 빠질 계획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부동산·토지 등에 사용한 비용도 유보금에서 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부동산 건물과 토지 구입에 사용한 비용도 사내유보금에 포함될 전망이다. 건물과 토지의 경우 금액이 너무 크고, 기존 투자세액공제 기준보다도 더 확장된 범위이기 때문이다. 세법에서도 투자의 범위를 기계장치·설비로 제한하고 있다. 아울러 고용을 늘리는 경우 외에 '유지'에 필요한 인건비도 해당 항목만큼 유보금에서 제외해 주겠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개인유사법인 과세제도를 도입하려는 취지는 법인을 신규 설립하거나, 개인사업체를 법인으로 전환해 법인세(최고 25%)보다 상대적으로 고율(최고 42%)인 소득세 부담을 회피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과세 대상은 최대주주 및 그 특수관계자가 80% 이상 지분을 보유한 법인으로, 2021년 사업연도 이후 발생하는 당기 유보소득부터 적용된다. 기재부는 전체 법인 중 한자릿 수 정도가 유보소득 과세에 적용받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여권에서 조차 문제 제기를 하는 상황에서 1991년 도입돼 2001년 폐지된 적정유보초과소득과세의 폐지 수순을 밟을 거란 이야기도 나온다. 당시 배당 유도에 대한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제도가 폐지됐다. 실제로 중소기업계는 내년부터 사내 유보금에 세금을 매길 경우 법인세와 함께 이중과세라며, 유보금이 없으면 투자여력이 떨어진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도 정책의 실효성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 투자가 저해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득에 대한 과세가 아니라, 이를 어떤 형태로 유보했는지를 두고 세금을 걷는 것은 맞지 않다"며 "현금 외에 자산에 대해서도 세금을 추가로 걷는 것은 강력한 증세라고 봐야된다"고 말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동산과 토지에 대한 부분을 투자로 볼 경우 부동산에 대한 과잉 집중 투자가 이뤄질 우려가 있다"며 "투자 범위를 확대하기보다는 사내유보금 정책이 실제 큰 효과를 봤는지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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