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0.09.14 11:22

금융당국, 신용대출 딜레마 속 '핀셋규제' 시동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따른 신용대출의 우회 이용을 중점 규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은행권과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생활자금 수요의 증가 등으로 신용대출 전체를 옥죄기는 어려운 딜레마 속에서 이른바 '핀셋규제'를 택한 것이다.
14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날 오전 은행 담당 임원 주재로 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 부행장(여신 담당 그룹장급)들과 화상회의를 열어 신용대출 증가와 관련한 대책을 논의했다.

금감원은 이 자리에서 모든 가계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을 연간 소득으로 나눈 값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적용 실태를 점검하고 앞으로 더욱 엄격하게 규제가 적용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장치를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금감원은 아울러 은행간의 대출 경쟁이 신용대출 급증과 관련이 있다는 금융권의 우려와 지적을 전달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8일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최근의 신용대출 증가가 은행권의 대출실적 경쟁에 기인했는지도 살펴보겠다"는 말로 '경고음'을 날렸다.
금융당국은 금감원이 최근 규제지역 주택 매매의 자금 조달계획서 등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신용대출의 상당액이 주택 매매거래에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집값이 여전히 오름세인 데다 전셋값까지 뛰면서 부족한 주택자금을 신용대출 위주로 보충해 어떻게든 내집마련을 하려는 젊은 층의 '영끌 패닉바잉(공황구매)' 현상도 지속되는 것으로 본다.
금융당국은 이에 따라 DSR 규제 범위를 조정대상지역으로까지 넓히거나 DSR 비율을 낮춰 신용대출의 부동산 거래 유용을 더 강하게 억제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현재 투기지역ㆍ투기과열지구 내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을 담보로 한 신규 주담대에는 DSR 40%(비은행권 60%) 규제가 개인별로 적용된다. 차주가 주담대를 받은 뒤 추가로 신용대출을 받는 경우에도 차주 단위 DSR 규제가 적용된다.
'빚투' 억제는 다소 신중
금융당국은 다만 빚을 내어서라도 주식시장에 투자한다는 '빚투' 열풍과 관련해선 다소 신중한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의 여신 시스템상 저신용자가 자신의 능력치 이상으로 대출을 받아 증시 등에 투자하는 건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코로나19로 자금난이 가중된 소상공인, 중소기업 경영자 등에 대한 금융의 역할을 앞으로 상당기간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신용대출시장 전반을 무작정 압박하는 건 쉽지가 않다"는 생각을 밝혔다. 지난 달 124조2747억원이 불어 월 단위 사상 최대의 증가액을 기록한 5대 은행의 신용대출은 이달 들어 지난 10일까지 8영업일만에 1조1425억원이나 증가하며 급증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빚투 열풍 속 신용융자 금리인하 압박과 관련, 오히려 '빚투'를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전체적으로 대출을 억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증권사가 신용융자 금리를 낮추면 개인들에게 대출을 더 받아 투자하라고 조장하는 꼴"이라며 "투자 열풍이 부는 상황에서 신용융자 금리를 섣불리 손댔다가는 개인투자자들이 저축은행이나 캐피탈 등에서까지 자금을 빌려와 투자하는 풍선효과도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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