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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예상보다 길어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고용충격이 커지며 해외 각국도 머리를 싸매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내놓은 정책들의 지원 기한이 끝나가는데다 코로나19는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아서다. 대량 실업을 막으며 기업들이 고용을 유지하도록 유도하는 유럽식(式), 실업은 용인하되 사후적으로 개인 소득을 보전해주는 미국식 중 어떤 방식이 코로나19 시대에 맞는 정책인지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12일(현지시간) 독일 쥐드도이체자이퉁 등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최근 코로나19 단기노동제도(kurzarbeit) 지원기간을 12개월에서 24개월로 연장하기로 했다. 기업들이 주4일제 등을 도입해 고용을 유지할 경우 정부가 임금을 보전해주는 제도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신청조건도 대폭 완화했다. 독일의 제도를 모델로 삼은 영국도 해당 정책을 연장할 가능성이 높다.
유럽 국가들의 고용유지정책은 금융위기 당시 큰 효과를 봤다. 단기적 경제 충격이 올 때 대량 실업을 최대한 막아 소비위축으로 인한 경기침체 속도를 늦춘다는 설명이다. 유럽 국가들의 실업률이 코로나19 사태에도 비교적 선방한 이유도 이 제도 덕분이다. 올해 미국의 실업률은 최대 14.7%까지 올랐었지만 독일은 6%대 실업률에 그쳤다. 고용시장이 유연한 미국은 실업은 용인하되, 사후적으로 정부가 개인들에게 지원금을 주는 정책을 주로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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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코로나19 사태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충격이 단기적일 때엔 실업률을 낮게 유지하면 경기회복시 'V자 반등'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재정 부담만 커질 뿐 실질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PIMCO)의 티파니 윌딩 이코노미스트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유럽의 정책효과는 약해질 수 있다"며 "여행 등 코로나19 타격업종은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장기 휴직자는 곧 실질자로 전환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자연스러운 구조조정과 기업 변화가 느려질 수밖에 없다는 비난도 있다. 제바스티안 링크 IFO경제연구소 노동시장전문가는 "(지원책이 길어지면) 자동차 산업과 같은 분야의 구조적 변화를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은행 역시 비슷한 진단을 내놓았다. 김혜진 한은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미국경제연구소(NEBR)의 보고서를 근거로 들며 코로나19로 인한 휴직자들 중 상당수가 실직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일시 휴직자 수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73만 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 늘어났던 일시 휴직자 수의 10배에 이르는 규모다. 외환위기 때와 비교해도 6배가 넘는다. 일시 휴직자는 일시적인 병이나 사고, 육아 등으로 조사 기간에 일하지 못했지만 휴직 이유가 해소되면 복직 가능한 사람들을 의미한다. 만약 일시 휴직자들의 복직이 늦어질 수록 국내 경제에도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 한은은 또다른 보고서에서도 "일시 휴직자 중 일부가 실업자로 전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시 휴직자의 복직이 지연되고 기업의 신규 채용도 축소되거나 연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제 한국 정부도 코로나19 장기화에 대한 시각을 갖고 정책을 다듬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급휴직 지원보다는 근로시간 단축을 지원하는 방향 ▲코로나19에 버티기 어려운 산업을 세밀하게 선별 ▲지원금 일부는 실직자 교육에 사용 등이 대표적으로 나오는 조언들이다.
한편 정부는 일반 업종의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을 연간 180일에서 240일로 늘리는 등의 방안이 포함된 제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고용유지지원금은 일시적으로 경영사정이 어려운 기업이 고용조정 대신 휴업, 휴직하는 경우 사업주가 부담해야 할 휴업수당 중 일부를 정부가 지원해 간접적으로 고용을 지키는 제도다. 앞서 지난 달 특별고용지원업종에 대해서는 지원기간을 이미 최대 240일로 연장했다. 고용보험 밖에 놓인 고용 취약계층인 특수고용노동자(특수형태근로종사자, 이하 특고)·프리랜서 70만명을 위한 '2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도 지급된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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