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2.05.24 13:10

수술대 오르는 분상제…수도권 주택공급 숨통 트일까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김동표 기자] 올 하반기 주택공급 위축이 우려되면서 정부가 분양가상한제(분상제) 개편 카드를 내놨다. 다음달 중 이주비·공사비 인상 등을 반영해 개편안을 내놓기로 했는데, 수도권 분양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에서는 분양가 산정 문제로 일반분양 일정을 미룬 단지가 잇따르고 있다. 분상제 적용 이후 조합이 기대한 분양가가 나오지 않으면서 갈등이 커진 탓이다. 업계에서는 분양가 산정 문제로 일정이 지연된 일반분양 물량이 최소 5000가구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분상제는 택지비와 건축비, 가산비를 합한 금액보다 분양가를 낮게 책정하는 제도다. 2020년부터 민간택지에도 도입됐는데 민간택지의 경우 서울 18개 자치구와 하남·광명·과천 등 경기 3개 시 등 사실상 수도권에만 적용되고 있다. 당초 목적은 집값 안정이었다. 높은 분양가가 주변 아파트 시세를 주도하고 청약 대기자에게 부담으로 작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는 청약 경쟁률만 높였고, 결국 주변 아파트 시세를 따라가게 되면서 집값 안정 효과도 미미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히려 분양가 산정 문제로 갈등이 빚은 정비사업장이 늘어나면서 수도권 주택공급은 차질을 빚고 있다. 일례로 서초구 신반포15차를 재건축한 래미안원펜타스는 분상제 개편을 염두에 두고 올해 상반기로 예정했던 일반분양 시기를 내년으로 미뤘다. 동대문구 이문1구역 재개발, 경기 광명시 광명2구역을 재개발하는 베르몬트로 광명, 서초구 디에이치방배(방배 5구역 재건축) 등도 분양가 산정을 둘러싼 갈등을 풀지 못하고 있다.
최악의 갈등을 빚고 있는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역시 조합 예상보다 낮은 분양가가 조합 내부 갈등의 결정적인 이유였다. 전임 집행부가 3.3㎡당 평균 3500만원 이상을 약속하며 공사비 증액을 이끌었는데, 분상제 여파로 분양가가 2900만원선에서 결정됐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들어 서울에서 분양한 규모는 총 3390가구로, 연초 계획한 상반기 분양 예정가구수(1만4447가구)의 23.5%에 그친다. 그나마 분양된 곳들은 강북구 미아동, 구로구 개봉동, 관악구 봉천동 등 분양가상한제 제외 지역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당초 하반기로 예상됐던 분상제 제도 개편 시기를 6월로 전격 앞당기겠다고 한 배경이다.
정부의 분상제 개편은 재건축 조합 이주비 등 정비사업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반영하고, 최근 원자잿값 급등에 따른 공사비 인상분을 분양가에 반영하는 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폐지보다는 그동안 인위적으로 분양가를 눌러온 요인들을 줄이는데 목표를 뒀다. 전면 폐지 시 청약 대기자의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고, 수도권 집값 전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분상제 개편을 통해 지연돼 온 공급 일부가 풀릴 것이라면서도 ‘가려운 곳을 긁어준’ 수준인 만큼 급격한 확대효과를 보긴 어려울 것으로 봤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분상제가 개편되면 시세의 80% 이하에 맞춰지던 분양가가 90% 하단 범주까지 올라 금융비용 등을 고려해 마냥 미룰 순 없는 단지의 물량이 풀리긴 할 것"이라면서도 "공사비 인상 등 다른 사업 리스크도 커지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개편만으로 분양 일정을 앞당기는 곳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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