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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는 지속되고 있는데도 우리나라의 수출은 개선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그 답을 '코로나-경제 디커플링' 현상에서 찾는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각국이 빗장을 걸어잠그고, 록다운(Lockdown·봉쇄조치)을 하며 교역이 크게 위축됐지만, 이제는 코로나19와의 공존은 어쩔 수 없이 어느 정도는 인정하고, 코로나19 확산에도 봉쇄조치를 풀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다. 결국 봉쇄조치를 풀면 코로나19 확산은 될 수밖에 없고, 코로나19 특성상 일정 수준의 감염자 수를 넘기면 기하급수적으로 확진자가 늘기 때문에 다시 봉쇄조치로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경상수지는 74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019년 10월(78억3000만달러) 이후 9개월 만의 최대 흑자로, 전년동월(65억8000만달러)대비 흑자폭이 13%가량 늘었다.
상품수지 개선의 영향이 컸다. 7월 수출은 432억달러로 전년동월대비 10.8% 줄어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수입은 362억3000만달러로 하락 폭(-14.2%)이 수출보다 컸다. 이에 따라 상품수지 흑자는 전년동월비 흑자폭이 7억9000만달러 확대된 69억7000만달러였다. 이성호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대(對)중국 수출은 지난 6월, 대미국 수출은 7월에 상승 반전에 수출이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수입의 경우 자본재는 늘었지만, 원유가격 하락에 따른 에너지류 수입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통관 기준 수출 추이를 봐도 수출이 여전히 전년대비 마이너스이긴 하지만 개선세가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월 수출액(통관 기준)이 396억5600만달러, 수입액이 355억4000만달러로 전년 같은 달 대비 각각 9.9%, 16.3% 감소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이로써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 수지는 41억16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18억3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줄었다. 코로나19 이후 최소 감소폭이다. 코로나19 이후 일평균 감소율을 월별로 보면 올해 2월 -12.5%, 3월 -7.8%, 4월 -18.8%, 5월 -18.4%, 6월 -18.4%, 7월 -7.1%였다. 소폭이나마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옥스포드대학이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반응(봉쇄조치 등)을 지수화한 '옥스포드 코로나19 정부반응 추이'. 미국과 독일 등 대부분의 반응정도가 떨어지고 있다.
수출은 개선되는 흐름이지만,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수는 계속해서 늘고 있다.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수는 2677만3457명으로, 2600만명을 훌쩍 넘겼다. 여전히 하루에도 28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이며, 2차 대유행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각국의 봉쇄조치는 점차 완화하고 있다. 영국의 옥스포드대학이 만든 '코로나19 정부반응 트래커'에 따르면 지난 5월께 70을 넘겼던 미국 정부의 봉쇄정도는 현재 60대로 떨어졌다. 미국의 봉쇄정도는 코로나19 이전엔 0~4 수준이었다. 유럽 수출에 영향을 미치는 독일 정부의 반응정도도 74까지 올랐다가 현재는 1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결국 코로나19 초기 화들짝 놀란 각국이 경제 충격까지 포기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교역조건은 악화했지만, 이제는 코로나19와의 '공생'이 불가피해진만큼 교역은 정상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이주열 한은 총재 역시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후, "전세계적으로 글로벌 코로나19 확진자수가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6월 들어서 각국은 소위 이동제한 조치를 완화한다든가, 또 경제활동을 재개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대응을 했다"며 "디커플링이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아무리 경제가 정상 흐름을 찾는다 해도, 역대급의 수출 위축은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 3~4월과 같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한 차례 더 발생할 경우를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도 변수로 남는다. 한은은 지난 8월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수출 감소로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종전 전망치(570억달러)보다 30억달러 감소한 540억달러에 머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 재정위기로 수출이 급감한 2012년(487억9060만달러) 후 최저치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패닉 바잉' 현상이 나타나며 우리나라 수출의 버팀목이 됐던 반도체 수출도 최근 들어선 지지부진하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시장조사기관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8월 서버용 D램(DDR4 8Gb)제품의 고정거래 가격은 3.13달러로 7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가격 하락세가 4분기에 다시 이어지면서 10% 이상 더 떨어질 전망이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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