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금융당국의 삭감 권고에도 불구, 올 상반기 한화 보험계열사가 한화그룹에 지급한 브랜드 사용료가 지난해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올해 초 영업이익 대비 브랜드 사용료 수준이 예상치를 초과해 수익성 악화를 초래하고 있다며 한화손보 측에 브랜드 사용료를 줄이라고 지적했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손보는 상반기 동안 한화그룹에 브랜드 라이선스 사용료 명목으로 60억8700만원을 지급했다. 지난해 상반기 사용료인 55억3100만원 보다 10.5% 늘어난 규모로, 최근 4년 간 상반기 기준 가장 많은 브랜드 사용료다.
한화 측은 올해 매출액이 증가하면서 브랜드 사용료가 늘어난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화는 매출액에서 광고선전비를 차감한 금액의 사용료율(0.3%)을 곱한 금액을 브랜드 사용료로 산정하고 있다. 한화손보의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 늘어난 1조4987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보다 하반기에 브랜드 사용료가 더 늘어나는 만큼 올해 브랜드 사용료는 지난해 보다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금감원은 한화손보에 대해 브랜드 사용 계약 업무 등과 관련해 경영유의 조치를 통보했다. 경영유의는 금융회사의 주의 또는 자율적 개선을 요구하는 행정지도적 성격을 담고 있다.
당시 금감원은 통상 주요 그룹이 브랜드 권리를 보유한 지주사 또는 특정 계열사에 브랜드 사용료를 내는 만큼 지급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한화손보의 경우에는 브랜드 사용료 부담이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영업 손실이 발생했음에도 수백억원의 브랜드 사용료를 부담하는 것은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화손보의 영업이익은 2017년 1995억원에서 2018년 1109억원으로 44.4%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863억원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했다. 그러나 브랜드 사용료는 2018년 185억원, 지난해 207억원을 내면서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 대비 6.8% 증가한 221억원의 브랜드 사용료를 낸다고 공시했다.
또 당국은 브랜드 사용료의 산정 기준도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보험료는 업황과 관계없이 꾸준히 상승하며 이에 비례해 보험사 매출액도 증가하기 때문에, 매출액에 근거한 광고비용 증가는 부적절하다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다.
금감원은 당시 (한화손보는) 브랜드 사용료와 별도로 매출액에 비례해 그룹 공동 광고비용을 추가 부담하고 있어, 비금융계열사 대비 부담 수준이 높은 편"이라며 "브랜드 사용료 지급기준의 합리성을 높이고, 수익성 악화 수준을 감안해 브랜드 사용료 지급 규모를 적정한 수준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경영유의 조치 통보 이후 시일을 고려할 때 아직까지 시정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관련 내용과 함께 개선되는 사항이 있는지 면밀하게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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