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기준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공개되면서 이를 확인한 주택 보유자들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2030 영끌족’의 원정 매수세가 몰려 집값이 크게 오른 인천·경기 지역에서 그런 분위기가 강하게 전달된다.
24일 오전 국내 대형 부동산 커뮤니티 인천 지역 게시판에는 지난해 대비 크게 오른 공시가격에 대한 성토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한 주민은 "(올해 보유세를) 2020년 공시가격으로 적용한다고 하지만 내년이면 상승분 2년치가 한꺼번에 반영되는 것 아니냐"며 "한시적 완화조치는 조삼모사"라고 썼다. "전셋값 폭등에 서울에서 쫓겨나면서 인천아파트 하나 겨우 샀더니 앞으로 공시가격 공포까지 떠안게 됐다"는 하소연도 눈에 띄었다.
정부가 전날 발표한 2022년도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인천의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작년에 비해 29.33% 올라 전국에서 가장 많이 뛰었다. 지난해 상승률(13.60%)의 배가 넘는 수준이다. 경기도도 23.20% 오르며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호재 영향이다. GTX-B노선이 연결되는 인천 송도신도시가 있는 연수구 아파트값은 38.46%나 뛰었다.
인천과 경기는 지난해 2030 영끌족의 원정 매수가 집중된 지역이란 공통점이 있다. 서울 아파트값 폭등에 이어 대출규제 등으로 매수 자체가 어려워지자 이들의 ‘패닉바잉(공황구매)’은 인천·경기 등 서울 외곽으로 옮겨갔다. 인천에서 통상 20~30% 수준이던 30대 이하의 아파트 매수 비중은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 9월 51.5%로 치솟았다. 신규 매수자의 절반이 30대 이하인 셈이다. 경기도도 9월 기준 38.9%를 기록하며 연중 최고점을 찍었다.
2030 영끌족은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세부담과 금리인상으로 인한 따른 이자부담까지 이중고를 안게 됐다. 실제 개별단지별로 살펴보면 인천·경기 지역에서 공시가격 상승률이 50~70%가 넘는 단지들도 나타나고 있다. 송도 더샵파크애비뉴 전용 84㎡의 공시가격은 지난해 6억1400만원에 올해 9억7600만원으로 59%(3억2000만원)가량 상승했다. 국토부 가격구간별 보유세 변동 모의분석에 따르면, 이들 주택에서 1가구 보유세는 2021년 80~90만원 수준에서 2022년(한시적 유예 미적용) 250만원 수준으로 껑충 뛴다. 경기도에서는 상승률이 70%를 넘는 곳도 나왔다. 시흥시 월곶동 월곶2차 풍림아이원 전용 84㎡의 지난해 공시가격은 2억300만원이었으나 올해는 3억5000만원으로 1억4700만원 오르며 상승률이 72.4%에 달했다. 이 아파트 전용 59.95㎡의 공시가격도 작년 1억6700만원에서 올해 2억8000만원으로 67.7%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