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최신혜 기자] 역대급 긴 장마와 태풍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올 여름 채솟값이 폭등하며 국산 김치 몸값이 무서운 기세로 오르고 있다. 외식업계에서는 국산 김치 대신 중국산 김치를 찾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하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수입 물량마저 감소했다. 반면 대상과 CJ제일제당이 각각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포장김치의 경우 하반기 가격 인상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일반 소비자 시장은 안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배추ㆍ고추 가격 2배, 김치값 급등= 2일 aT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기준 배추(상품) 10㎏ 평균 도매가격은 2만1400원으로 전년 1만500원보다 103.8% 증가했다. 건고추(화건, 상품) 30㎏ 도매가는 91만3400원으로 전년 48만6500원에 비해 87.7% 올랐다. 외식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도매업체에서 최근 외식업장에 공급 중인 국산 김치 가격은 10kg에 3만6000원 수준으로 중국산 같은 중량 약 9000원의 4배에 달한다.
김치를 식당에 제조ㆍ납품하는 중소업체들은 최근 김치 가격을 10~20%가량 인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산 김치보다 몸값이 저렴한 중국산 김치로 대체하겠다는 외식 자영업자들도 속출하고 있다. 자영업자 커뮤니티 등에는 중국산 김치 정보를 주고 받는 게시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서울 동작구에서 칼국수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박씨는 "수 년 동안 국산김치를 고집해왔지만 최근 가격이 너무 올라 감당하지 못할 수준에 이르렀다"며 "더군다나 코로나19로 홀 매장 수익이 줄어들어 배달 수요라도 맞추려면 중국산 김치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한숨 쉬었다.

중국산 김치 수급도 어려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중국산 김치 수입마저 줄어들고 있다. 관세청 김치 수입 실적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1~25일)까지 김치 수입은 14만9600톤으로 전년 17만2600톤보다 2만3000톤 가량 크게 줄었다. 특히 지난 7월 김치 수입량은 1만7597톤으로 전년 대비 16%나 감소했다. 톤당 수입단가 역시 513달러로 전년보다 22% 상승했다.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수입 김치의 국내 판매 가능 가격은 10kg당 8300원으로, 전년 대비 22.7% 올랐다. 중국 역시 세 달에 걸친 폭우로 인해 허베이 배추 재배면적이 감소, 작황 부진에 시달려 김치 생산원가가 상승한 점도 가격 상승 요인으로 꼽혔다. 중국산 고추 가격 역시 평년 대비 30% 정도 올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하반기 내 채소 수입 안정화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며 "국내에선 폭우, 폭염에 이어 태풍까지 이어지며 작황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포장김치는 가격 변동無= 이같은 이유로 가격 변동이 거의 없는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김치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점쳐진다. 포장김치 시장 점유율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대상과 CJ제일제당은 "하반기 김치 가격 인상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현재 포장김치 시장 1, 2위는 대상과 CJ제일제당이다. 지난 5월 기준 대상 종가집의 포장김치 시장점유율은 42.2%에 달한다. 뒤를 맹추격 중인 CJ제일제당 비비고의 지난 5월 시장점유율은 38.4%다.
대상과 CJ제일제당은 지난 5월 원자재 가격 인상 등을 이유로 포장김치 가격을 각각 5.7%, 3% 올렸지만 "전국 산지를 대상으로 연중 내내 물량을 확보하고 있으며 연간 계약을 통해 배추를 수급받고 있어 시세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며 "올해 더 이상 김치 가격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김치는 재고가 떨어지는 시기인 3분기 연중 가장 높은 매출 비중을 보인다"면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집밥 수요가 늘며 김치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도 늘고 있어 가격 안정성이 보장된 포장김치 매출이 본격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최신혜 기자 ss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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