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2.02.19 12:39

책 안사는 도서관들…공공도서관, 자료구입비 연간 예산의 10% '쥐꼬리'




[아시아경제 세종=권해영 기자] 우리나라 공공도서관이 책 등 자료를 구입하는 데 쓰는 돈이 전체 도서관 예산의 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지역은 총 예산의 5%만 자료구입비에 써 지역별 문화 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9일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2017~2020년 지자체와 교육청이 설립한 공공도서관 예산에서 자료구입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자체 도서관이 평균 10%, 교육청 도서관이 평균 8.3%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도서관협회가 권고하는 자료 구입비 비중인 20~25%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공공도서관 1곳당 연평균 자료구입비 비중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부산이 3억900만원으로 전체 예산의 11.49%를 투입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대구 11.45%(3억700만원), 울산 10.9%(2억7800만원), 세종 10.8%(1억6500만원), 제주 10.3%(1억6200만원) 순이었다.
광주는 공공도서관 1곳당 연평균 자료구입비가 1억6525만원,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1%로 가장 낮았다. 전북과 대전도 각각 6.3%(1억869만원), 6.9%(1억8859만원)로 최저 수준이었다.
정다연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원은 "공공도서관의 자료구입비 비중이 매우 낮은 건 도서관 예산 규모 자체가 작은 데다가, 도서관 예산의 대부분이 필수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인건비와 운영비에 상당 부분 소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지자체 도서관이 자료구입비에 예산의 10%를 쓸 때 인건비는 46%, 운영비는 44%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청 도서관의 경우 자료구입비에 8%를 지출한 반면 인건비와 운영비 비중은 각각 57%, 35%였다. 특히 지자체도서관의 경우 최근 4년간 예산이 연평균 3.9% 증가했지만 자료구입비는 연간 -1.2%, 운영비는 연간 7.7%의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3월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도서관 자료구입비 확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어린이 대출 절차 개선 등의 공약을 내놨는데 차기 정부에서는 도서관 총 예산을 늘리고, 자료구입비 확보를 위한 세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 연구원은 "도서관 예산을 확대해 자료구입비를 늘려야 한다"며 "지역별 편차를 줄이기 위해 자료구입비 확보 기준 등 예산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자료 순환을 위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공공도서관 기준 주민 1인당 장서 수는 2020년 기준 세종(1.56권), 서울(1.59권), 인천(1.68권)이 전국 평균(2.29권)에도 미치지 못해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보고서는 해당 지역의 인구 밀집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짚었다. 반면 제주(3.92권), 전남(3.56권), 강원(3.56권)은 3권을 넘어 주민 1인당 장서 수가 가장 많았다.




세종=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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