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소주업계 1위 하이트진로를 시작으로 소줏값 인상이 현실화한 가운데 나머지 업체의 줄인상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식당에서 판매하는 소주 가격도 1병 당 5000~6000원 수준으로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오는 23일부터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의 공장 출고 가격을 7.9% 인상할 예정이다. 인상 대상은 360㎖ 병과 일부 페트병류 제품이다. '진로' 제품도 출고가가 7.9% 인상된다. 프리미엄 라인인 '일품진로'는 이번 인상에선 제외됐다.
이번 소주 출고가 인상은 약 3년 만에 이뤄졌다. 앞서 소주업체에 주정을 판매하는 대한주정판매는 이달 4일부터 10년만에 주정 가격을 평균 7.8% 인상했고, 이를 비롯해 병뚜껑 등 제품 제조에 들어가는 제반 비용이 줄줄이 인상되면서 결국 소줏값도 오르게 됐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최근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공병 취급수수료, 제조경비 등이 상승했고 내부에서 비용절감과 효율화를 통해 우선 인상분을 흡수하려고 노력했다"면서 "하지만 다각적인 검토 끝에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인상률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주정 가격 상승 이후 주류 업계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눈치 싸움을 벌여왔다. 하지만 하이트진로가 포문을 열면서 롯데칠성음료, 무학, 보해양조 등 나머지 업체도 연이어 가격 인상 대열에 동참할 전망이다. 인상 여부는 기정사실화됐으나 인상 시기와 인상 폭 등을 놓고선 여전히 눈치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칠성 음료 관계자는 "주정 가격 등이 인상되면서 인상 요인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으며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체들도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소주 가격 줄인상이 이어지면 식당 등에서 판매하는 소주 가격도 덩달아 오를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19년에도 주류업체의 출고가 인상으로 3000~4000원 수준이던 소주 가격이 4000~5000원 수준으로 올랐다. 이번 인상 이후엔 5000~6000원대에 이를 것이란 시각이 많다.
소주가 대표적인 서민 주류로 꼽히는 탓에 시민들은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김성한씨(43·가명)는 "과거 고급 식당에서나 팔던 가격으로 소주를 사 먹어야 하니 부담스럽긴 하다"면서 "요샌 안 오르는 것이 없지만 오랫동안 서민 주류를 대표해온 것이 소주이기 때문에 씁쓸한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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