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2.02.15 11:41

깐깐해진 보험심사, 보험사 vs 고객 '갈등' 늘어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보험금 지급 여부를 둘러싸고 국내 손해보험사들과 고객들 간의 갈등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기가 늘어나면서 보험사의 보험심사가 깐깐해지는 데다가 보험시장도 매년 성장하면서 분쟁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금융감독원과 손해보험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손해보험사들에 접수된 분쟁조정 신청 전체 건수는 2만8115건으로 전년 2만6864건에 비해 4.7% 늘었다. 분쟁조정 신청 건수는 매년 증가세인데 2017년 2만634건이었던 것이 4년 만에 36% 증가했다.
분쟁조정 신청은 소비자가 금융사에 제기하는 분쟁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당사자 간 합의를 유도하는 절차다. 분쟁조정 신청에 실패하면 실제 법정 소송으로 가기도 한다.
손해보험사 분쟁이 증가하는 것은 보험금 지급을 둘러싸고 보험사와 고객 간의 갈등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는 보험사기 방지를 위해 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 심사를 강화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금감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실손보험 사기 적발 인원은 1만3800여명으로 전년 대비 11% 늘었다. 같은 기간 실손보험 사기액도 537억원으로 전년보다 30% 증가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실손보험 사기 적발 인원도 3만735명에 달했다.
실손보험 사기행위의 30% 이상이 병원과 브로커의 공모를 통해 이뤄졌다. 병원 진료를 받지 않았음에도 허위로 진단서를 처방받아 보험금을 타낸 경우가 대표적이다.
실손보험 사기가 증가하면서 적자가 심해지자 보험사들이 지급심사를 강화했고 보험금 분쟁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보험사기 때문에 지급심사를 강화하면서 명확하지 않은 사례에 대해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가 늘었고 이에 따라 분쟁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손해보험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분쟁이 자연스럽게 늘어난 이유도 있다. 손해보험시장은 장기손해보험과 일반손해보험, 자동차보험 등 주요 상품이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다.
국내 손해보험 원수보험료(전체 보험료)는 2020년 기준 88조원에 달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7%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역시 3분기까지 원수보험료가 69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가량 성장했다. 손해보험은 경제성장과 산업발전, 고령화 등 사회구조 변화에 따라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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