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주요 시중은행의 이자수익 비중이 7년 만에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은행장들까지 앞다퉈 ‘비이자이익’ 창출을 강조했지만 결국 이자장사로 역대급 실적을 챙긴 모양새다.
14일 각 금융그룹이 발표한 경영실적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은행의 평균 이자수익비중은 90.3%로 집계됐다. 4개사가 올린 29조2442억원의 총영업이익 중에서 이자로 올린 수익이 26조4129억원에 달했다.
이자수익비중은 2019년 이후 2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직전년도 이자수익비중은 86.2%로 1년 새 4.1%포인트 증가했다. 2019년 이자수익비중이 85.6%였음을 고려하면 증가 속도 역시 가팔라졌다.
이자수익비중이 90%대를 넘긴 것도 101.1%에 달했던 2014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이후 2015년 89.6%, 2016년 85.1%로 점차 낮아지다 2017년 83.5%로 바닥을 찍기도 했지만 2018년 86.7%를 기록하면서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자수익비중이 가장 높았던 은행은 하나은행이었다. 6조6393억원의 총 영업이익 중에서 92.6%에 해당하는 6조1506억원의 이자수익이 나왔다. 특히 2020년 82.3%의 이자수익비중에서 10.3%포인트 증가해 증가세도 가장 빨랐다.
이자수익비중이 이처럼 높아진 것은 금리상승과 함께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으로 예대마진이 확대된 영향이다. 하지만 은행들이 장기적으로 이자 중심의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혁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은행들의 경우 비이자이익 비중이 40~50% 수준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경기가 여전히 어려운 시국에서 은행들은 앉아서 돈을 끌어모은 형국이 됐다"며 "은행도 국내장사에 머물 게 아니라 타국으로 적극 진출하는 등 스스로 수익성을 다변화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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