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2.02.12 10:00

"인재를 잡아라" 올해 경영 최대 리스크가 '폭풍 퇴사'라고?[찐비트]



"직원들의 기대에 걸맞지 않은 근무 환경 개선은 능력있는 인재 채용이나 고용 유지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입니다." - 아마존"기술 인재 경쟁업체들이 우리 직원들을 채용하려 하고 있고 코로나19로 인해 가속화된 재택근무 도입 확대가 이러한 경쟁을 심화하고 확대했습니다." - 인텔
좋은 근무 환경이 능력있는 인재를 확보하는 데 핵심 요소가 된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얘기겠죠? 미국 아마존과 인텔은 최근 이러한 내용을 연례 보고서에 게재했습니다. 보통 글로벌 공급망이나 시장 변화 등을 리스크로 뽑던 기업들이 근무 환경에 따른 인재 확보 문제를 보고서에서 처음으로 리스크로 언급한 건데요.
그만큼 인재 확보와 이를 위한 근무 환경 개선, 특히 코로나19로 경험한 유연한 근무 환경 조성이 현 시점에서 경영진의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는 얘깁니다.구인난에 '갑'된 직원들…경영진은 불안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지난해 4분기 기업 고위 경영진 25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이러한 분위기는 감지됩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올해 떠오른 최대 리스크로 인재 채용을 꼽았습니다. 공급망 문제나 인플레이션 압박보다도 더 큰 리스크로 본 건데요.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 직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근무 환경을 제공하지 못할까봐 우려했습니다. 특히 이 이슈는 1년 이내에 발생할 시급한 이슈로 봤어요.



경영진들이 초조해하는 이유는 바로 구인난에 구직자들이 더 많은 수당과 급여를 요구하고 본인이 원하는 근무 환경을 찾아 직장을 선택할 수 있게 되면서 이른바 '대퇴사의 시대'가 됐다는 점 때문이에요. 지난해 미국의 구인공고와 이직률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죠. 금융서비스 회사 시티인덱스의 피오나 신코타 수석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통신에 "권력이 직원에게로 옮겨졌다"면서 "노동시장 상황이 어려워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어요.
매트 싱크먼 가트너 부사장은 "능력있는 인재 채용 리스크는 다양한 기저 원인에 따라 발현되는 문제라는 점에서 경영진들이 특히 우려하고 있다"면서도 "인재 리스크는 다른 유형의 리스크에 비해 직접 대응을 할 수 있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재택근무나 하이브리드 근무로 유연한 근무 형태를 제공하는 것이 경쟁력 있는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제안했습니다.결국 이들이 바라는 건 '유연한 근무'

이런 분위기 속에 경영진들은 현재 재직 중인 직원들을 붙잡고 능력있는 인재를 신규 채용하기 위해서는 유연한 업무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대면이 아닌 화상회의가 주가 되고 집에서 육아와 일을 함께하는 것이 일상이 됐어요. 재택근무를 경험해본 상황에서 다시 사무실로 출퇴근하느라 매일 1~2시간씩 길에서 교통 체증 등을 겪어가며 나가기 쉽지 않아졌죠. 또 재택근무와 사무실 출근을 적절히 섞은 하이브리드 근무도 업무 생산성을 높인다는 판단을 하게 됐습니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코로나 상황이 점차 마무리 되는 듯 보이면서 최근 기업 경영진들은 직원들을 사무실로 복귀시킬 시점을 고민하고 있지만 고민이 깊습니다. 슬랙테크놀로지가 운영하는 컨소시엄인 퓨처포럼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만명의 지식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95%가 근무 시간의 유연성을 원했고 78%는 근무 장소의 유연성을 희망했어요. 그리고 답변자의 72%는 근무 시간이나 장소의 유연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올해 새 직장을 찾을 거라고 답했죠.
그만큼 유연한 근무 환경이 중요하다는 얘기겠죠. 경영진들이 인재 확보를 최대 리스크로 꼽은 이유입니다.



세계 최대 구인구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링크드인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근무 시간과 장소의 유연성을 갖춘 회사의 직원들은 그렇지 않은 회사에 비해 만족도가 2.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죽하면 재택근무로 안전하고 편안하게 업무하는 환경을 보고는 미국에서 공장과 같은 현장에서 일하는 블루컬러 노동자들이 화이트컬러 직종으로 옮기려 했고 실제 이를 시도한 5명 중 4명은 성공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을까요. 재택근무, 하이브리드 근무가 집과 사무실의 분리, 직원들간의 소통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긍정적 측면을 더 크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코로나19 사태와 MZ세대의 등장으로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이 보장되는 근무 환경, 공정한 보상에 대한 니즈는 이전에 비해 한층 더 높아졌죠. 유연한 근무 환경은 이러한 직원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근무 혁신의 핵심 요소가 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편집자주[찐비트]는 '정현진의 비즈니스트렌드'이자 '진짜 비즈니스트렌드'의 줄임말로 조직문화, 인사제도와 같은 기업 경영의 트렌드를 보여주는 코너입니다. MZ세대의 등장, 코로나19에 따른 재택근무 확대, 디지털 혁신까지 다양한 요소가 조직문화의 혁신을 필요로 하고 있죠.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해외 주요 기관들의 분석을 토대로 신선하고 차별화된 정보와 시각을 전달드리겠습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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