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대하는 캐나다 트럭 시위대가 미국과의 주요 교역 통로를 막아서면서 북미 자동차 공장들이 가동을 멈추거나 생산을 줄이고 있다.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현지언론은 시위대가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와 미국 디트로이트를 잇는 앰버서더 다리를 나흘째 점거하면서, 양국간 교역이 마비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미 중서부와 캐나다 자동차 생산시설이 타격을 입었다. 매일 3억달러 이상의 물품이 앰배서더 다리를 건너는데, 이는 미국과 캐나다 사이의 전체 무역의 약 4분의 1에 해당한다.
제너럴모터스(GM)는 쉐보레와 뷰익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를 생산하는 미시간주 랜싱 공장이 부품 부족으로 전날 저녁과 이날 오전 교대근무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도요타는 캐나다 공장 3곳과 켄터키주 공장 모두의 생산을 중단했다. 도요타의 세계 최대 공장인 켄터키 공장에서는 RAV4 크로스오버와 캠리 세단 등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화물차들은 2시간 거리인 블루워터 다리를 이용해 양국을 오가고 있으나, 교통이 몰리면서 다리를 건너는 데에만 5시간이 소요된다고 지역 당국은 밝혔다.
온타리오주 오크빌 조립공장의 문을 잠정적으로 폐쇄하고 있던 포드는 상황이 빨리 해결되지 않으면 양국간 공급망 병목현상이 모든 자동차 업체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포드는 "교역 중단은 이미 2년 동안 겪고 있는 글로벌 반도체 문제,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부품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양국 고객, 자동차 노동자, 공급업체, 관련 기업 모두에 피해를 주고있다"고 주장했다.

다국적 자동차 회사인 스텔란티스는 성명을 통해 "현 상황은 이미 취약해진 공급망 사태와 얽혀 코로나19 팬데믹에서 회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산업현장을 더 힘들게 한다"고 밝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교량이 자동차 부품 등의 핵심 통로이므로, 봉쇄는 차 산업 공급망에 위험을 초래한다"고 우려하면서 "미시간에서 캐나다로의 미국 농산물 수출에 있어서도 잠재적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역시 이번 시위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제조업체에 미치는 영향을 경고했다. 이어 "이 상황을 끝내기 위한 모든 것을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다리를 관리하는 디트로이트 국제교량회사는 캐나다 정부에 백신 접종 의무를 폐지하거나, 접근 차량을 제거해 시위를 중단시켜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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