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지주사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연간 순이익 3조원을 돌파했다. 은행과 비은행 부문이 고르게 성장하는 한편 안정적 비용관리가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올해 배당 성향 목표를 30%로 제시하고 분기 배당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예고했다. 이를 통해 올해를 저평가 탈피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지주사 출범 이후 첫 3조 클럽 입성=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8546억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고 10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56.8% 증가한 규모다. 연간 기준으로는 3조581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33.4% 증가한 규모로 지주사 출범 이후 처음으로 3조원을 넘어섰다.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이익 기준으로도 4분기 8445억원, 연간 3조526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한편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7조6043억원, 영업이익은 1조1209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8.8% 줄었고 영업이익은 17.7% 늘었다.
하나금융지주 측은 "코로나19 장기화를 감안한 선제적 충당금 적립 등에도 불구하고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주효했다"며 "은행과 비은행 부문이 고르게 성장하고 안정적 비용 관리에 힘입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자이익(7조4372억원)과 수수료이익(1조8634억원)을 합한 핵심이익은 전년 대비 15.2% 증가한 9조3006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룹의 4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71%이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89%, 총자산이익률(ROA)은 0.74%로 나타났다.
영업이익경비율(CIR)은 전년 대비 1.3%포인트(p) 하락한 44.0%를 기록하며 7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그룹 BIS비율(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 비율) 추정치는 16.29%였다. 그룹 총자산은 전년 대비 10.07% 증가한 653조 4447억원이다.
올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고 시장금리 상승 기조 역시 지속될 가능성이 커 NIM도 완만히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기업 대출 성장도 지속될 것으로 기대했다. 남궁원 하나은행 부행장은 이날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가계대출은 금융당국의 총량 규제 강화 상황을 감안하면 2~3%, 기업대출은 우량자산 중심으로 4~5% 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IT분야의 투자를 늘려가면서 필요하다면 인수합병(M&A)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분기 배당, 자사주 소각·매입…적극 주주환원정책 예고=하나금융그룹 이사회는 주당 2400원의 기말현금배당을 결의했다. 이미 지급된 중간배당 700원을 포함한 2021년 회계연도에 대한 보통주 1주당 총현금배당은 3100원이다. 이에 따른 연간 배당성향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인 26%로 예상된다.

올해에는 더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칠 계획이다. 우선 배당 성향을 30%까지 높일 계획이다. 남 부행장은 "금융지주사 중 유일하게 중간 배당을 도입하며 주주환원정책에 앞서온 만큼 분기 배당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연간배당금 분할 지급이 아니라 실질적인 주주환원 및 주가 부양 효과가 나타나도록 다각적으로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설명했다.
자사주 소각이나 매입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 부행장은 "하나금융그룹은 약 870만주, 3000억원의 자사주 보유하고 있고 배당 가능 이익도 4조4000억원 수준으로 충분해 자사주 소각이 가능한 상태"라며 "자사주는 인수합병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 가능해 보유할 가치 충분하지만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투자자들의 제언과 타사 사례 참고해 자사주 소각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사주 매입 역시 충분한 손실 흡수 능력 기반 아래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불안이 누그러지는 시점에서 당국과 협의하며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하나은행 순이익 2.5兆…전년比 27%↑=주력 계열사인 하나은행은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 5조5011억원, 영업이익 8660억원의 잠정 실적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2.3% 줄었고 영업이익은 21.0%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74.03% 늘어난 6223억원으로 집계됐다. 연간 순이익은 2조5757억원으로 나타났다.
환율 상승에 따른 비화폐성 환산손실 등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대출 등 실수요 기반의 대출 성장세가 지속되는 한편 비용 절감 노력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이자이익(6조1506억원)과 수수료이익(7202억원) 등 은행의 핵심 이익은 전년 대비 14.1% 증가했다.
자산건전성 지표 또한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고정이하여신(NPL)에 대비해 쌓아둔 대손충당금 비율인 NPL커버리지비율은 163.9%로 전년 대비 33.8%포인틍(p) 증가했다. 2020년보다 NPL 비율은 8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 떨어진 0.26%, 연체율은 3bp 하락한 0.16%로 나타났다.
신탁자산(70조1517억원)을 포함한 총자산은 전년 대비 8.31% 증가한 500조3453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 카드, 캐피탈 등 非은행도 성장세=은행을 제외한 관계사에서는 하나금융투자의 당기순이익 규모가 5066억원으로 가장 컸다. 자산관리 수수료 등 전반적인 이익이 늘어나면서 전년 대비 23.3% 증가했다.
순이익 상승폭은 하나카드가 가장 컸다. 전년 대비 62.2% 증가한 2505억원으로 집계됐다. 결제성 수수료가 늘어나는 한편 비용 효율화 등이 주효했다.
하나캐피탈의 순이익도 2720억원으로 2020년 대비 53.5% 증가했다. 우량 리테일 자산 증대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 밖에 하나자산신탁은 927억원 과 하나생명은 243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전년 대비 각각 14.7%, 8.6%씩 늘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