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2.02.09 10:47

몸값 오른 ‘국민 횟감’ 광어·우럭에 손님도 업자도 '울상'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이게 3인분이라고요?"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채인수씨(36·가명)는 최근 배달 전문 횟집에서 4만원대의 회 세트를 시켰다가 깜짝 놀랐다. 광어와 우럭이 포함된 메뉴를 주문했는데 보통 때보다 확연히 양이 줄어서다. 개수로 치면 40점 남짓한 양으로 회 한 점당 1000원 꼴이었다. 채씨는 "아내와 둘이 먹기엔 턱없이 부족해 다른 음식까지 곁들여 먹어야 했다"며 "횟값이 올랐다곤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민 횟감’으로 불리는 광어와 우럭 등 어종의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소주에 회나 먹자"는 말도 쉽사리 꺼내지 못하는 분위기가 됐다. 공급은 지속적으로 줄어든 반면 코로나19로 배달음식이 인기를 끌며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말보다 수요가 조금은 줄어 이달부터는 도매가가 다소 하락하는 모양새지만 큰 폭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광어 도매가는 인천활어도매시장에서 1㎏당 1만6100원~1만6700원으로 거래돼 바로 전달인 지난해 12월(1만6850원)에 비해 다소 떨어지긴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1년 전인 지난 2020년 12월 1만3129원과 비교하면 28% 이상 올랐다. 2년 전 같은 시기 1만677원보다는 57% 이상 오른 가격이다. 우럭은 지난해 12월 기준 1㎏당 2만700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1만3450원)보다는 53% 비싸졌고, 2년 전(9867원)과 비교하면 109% 이상 몸값이 뛰었다.
여기엔 2019년 당시 광어 가격이 폭락하면서 이후부터 산지 출하량이 꾸준히 줄어든 것도 한몫했다. 지난달 광어 출하량은 지난해 12월(3077t) 대비 7% 감소한 2861t으로 예상된다. 우럭은 지난해 12월(905t) 대비 소폭 늘어난 930t이다. 2년 전만 해도 광어와 우럭은 각각 출하량이 3581t, 1724t에 달했다.
이는 고스란히 횟감을 취급하는 자영업자들에게 부담으로 돌아온다. 판매가격을 쉽게 올리긴 어려워 궁여지책으로 양을 줄일 수밖에 없는데 공지를 통해 이런 사정을 설명해봐도 회의 양과 관련한 불만이 쇄도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 횟집에선 아예 광어와 우럭 등 어종을 메뉴에서 빼거나 소량만 팔고 마감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김용휘 세종대 식품생명공학과 교수는 "광어나 우럭의 경우 수요는 크지만 경제성이 없어 양식도 많이 포기하고 출하량이 크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소비자의 선호도를 쉽게 바꿀 순 없겠지만 대체 가능한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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