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세종=이동우 기자]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생한 해적사건이 132건으로 전년 대비 32.3% 감소했다. 정부는 전체적인 해적사건 수는 줄었지만 싱가포르 및 아메리카 해역 등 일부 해역은 해적사건이 증가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4일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2021년 전 세계 해적사건 발생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해적사건은 2020년보다 32.3% 줄어든 132건이었다. 선원 납치 피해는 2020년 135명에 비해 78명(57%) 줄어 57명으로 감소했다.
해수부는 지난해 해적사건이 감소한 이유는 서아프리카 연안국의 자정활동과 국제사회의 노력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는 "해적이 주로 출몰하는 서아프라카 연안 국가의 자정 활동을 비롯한 국제 사회의 노력이 일부 효과를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이지리아를 주 근거지로 두고 활동하는 서아프리카 해적들은 자국 정부가 지난해 해적 행위 근절을 위해 시행한 ‘딥블루 프로젝트’ 및 ‘해적방지법’ 등 정책의 영향으로 해적 사건이 총 35건으로 전년(84건)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 이중 나이지리아 해역에서 29건이 감소했다.
다만 해수부는 이같은 감소에 해적 자체 보다 국제적 정세와 정치적 관심 증대로 해적들이 운신의 폭을 줄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서아프리카의 빈곤, 실업, 치안문제 등 근본적인 문제가 개선되지 않으면 해적들이 다시 기승을 부릴 수 있다고 예견했다.
지난해 아시아 해역에서도 전년 대비 17건 줄어든 총 59건의 해적사건이 발생했다. 인도네시아 등 연안국의 순찰 강화로 해적사건 발생 수는 줄었지만 선박들의 주요 통항로인 싱가포르 해협에서의 해적사건은 급증하고 있어 해당 해역을 항해하는 선박들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 청해부대가 파견된 소말리아·아덴만 해역에서는 지난해 1건의 공격 시도만 발생하는 등 특별한 해적 사건은 없었지만 해적으로 의심되는 선박이 지속적으로 목격된 것으로 보고됐다.
고준성 해수부 해사안전관리과장은 "지난해 전체적인 해적사건 수는 줄었지만 싱가포르 해협과 아메리카 해역 등 일부 해역은 해적사건이 증가했다"며 "특히 서아프리카 해역은 선원 몸값을 노린 해적사건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어 해수부가 제공하는 최신 해적동향과 지침서 등을 참고해 철저히 대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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