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시중은행이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원래대로 되돌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거세지며 신용대출 수요가 줄어들자 대출 한도를 유연하게 책정한 것이다. 이런 조치에도 올해 더 강화된 대출규제들이 방어막을 쳐, 전체 대출액이 늘어나는 것은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가장 먼저 되돌린 건 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25일 오후6시부터 '하나원큐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기존 5000만원에서 최대 1억5000만원(연소득범위 내)으로 되돌렸다. 지금까지 연소득이 1억원이 넘던 사람도 마이너스통장으로 빌릴 수 있는 돈은 5000만원이었는데, 현재는 1억원(연소득의 100%)까지 가능하다. 한해 소득이 2억원이라면 1억5000만원까지 마이너스통장으로 대출 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을 시작으로 다른 시중은행들도 한도 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9월부터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축소 권고에 따라 4대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 마이너스 통장 한도가 5000만원으로 줄었었다. 올해부터 신용대출 수요가 대폭 감소하자 은행들은 대출 한도를 억지로 제한할 필요가 없어졌다.
올해 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4~5%(전년대비)로, 지난해(5~6%)보다 더 강화하며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럼에도 은행들이 한도 완화에 나선 건 1월부터 거세진 당국의 대출 규제로 전체 부채액을 관리할 수 있다는 예상 때문이다. 대출자들의 원리금 상환액을 연소득의 대비 제한하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40% 규제는 이달부터 총 대출금 2억원 이상부터 적용됐다. 오는 7월에는 1억원 초과로 규제 대상이 확대된다. 신용대출 한도 역시 연소득 이내로 제한했다.
은행권은 지난해 대출 총량규제로 줄였던 주택대출 우대금리도 속속 복원 중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6일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에 우대금리 0.3%포인트를 적용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3일부터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우대금리를 최대 0.30% 복원한 데 이은 조치다. 우리은행도 지난달부터 신용대출과 주택대출 상품의 우대금리를 최대 0.60%포인트 복원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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