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최신혜 기자, 이승진 기자] 직장인 겸 주부 김예은(35)씨는 최근 낮시간마다 온라인몰에서 열띤 장보기 경쟁을 펼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거 확산으로 인해 가족 모두 집에서 일과를 보내다 보니 매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밀키트 구매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평소 자주 구매하던 밀키트 제품들이 오후 시간만 되면 모두 동나 구입 자체가 어렵다. 폭우, 폭염으로 널뛰는 밥상물가 탓에 직접 장을 봐 요리하는 것은 밀키트 제품 구입보다 외려 부담스러워 진 점도 한몫한다.
코로나ㆍ폭염에 밀키트 주문 폭주=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새벽배송 업체들의 밀키트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재택 근무, 원격 수업 등이 늘며 집밥 수요는 크게 증가한 반면 역대 최장의 장마와 폭염 등으로 채솟값 등 밥상물가가 요동쳐 가격 변동이 없는 밀키트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 일부 온라인몰에서는 새벽배송 주문자가 폭주하며 이른 오후 밀키트 조기 품절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밀키트업체 1위 '프레시지'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밀키트 판매량은 지난달 같은 기간 대비 판매량이 21% 이상 늘었다. 인기 품목은 스테이크 세트, 닭갈비 세트, 밀푀유나베(쇠고기와 배추 등을 주재료로 한 전골 요리) 등이다. SSG닷컴, 마켓컬리 등 주요 온라인 장보기 몰에도 최근 주문이 급격히 몰리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오프라인 매장 대신 온라인을 통해 장을 보는 수요가 늘어나고, 외식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탓이다.
지난 주말(21~23일) SSG닷컴의 매출은 전월 같은 기간 대비 12.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마켓컬리와 오아시스의 매출도 각각 33%, 30% 증가했다. 매출 신장률이 높은 상위 품목에는 쌀, 과일, 생수, 채소 등 주요 식재료가 자리를 차지했는데, 마켓컬리의 경우 주요 채소류의 매출이 평균 70% 이상 증가했다. 밀키트 상품은 전월 같은 기간 대비 19% 매출이 늘었다. 줄어든 활동량에 샐러드 키트 상품이 가장 높은 115% 증가율을 보였고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진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피자도 92% 판매량이 늘었다.
오아시스 마켓의 경우 밀키트 상품 매출이 지난 주말 20% 넘게 신장했다. 한국야쿠르트 온라인몰 '하이프레시'의 밀키트 매출도 증가추세다. 인기 품목은 부대찌개, 밀푀유나베, 감바스 알아히요 등이다. CJ제일제당의 밀키트 '쿡킷' 역시 짬뽕 등 일부 밀키트 메뉴가 품절되는 등 인기다.

채솟값 올라 밀키트가 더 저렴= 일부 밀키트 상품의 경우 매일 입고되는 수량이 정해져 있어 오후에 조기 품절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최근 채솟값이 오르며 1~2인 가구의 경우 소량으로 여러 식재료를 구입해 요리를 하는 것보다 밀키트 상품을 구입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실제 밀키트 업체들에서 판매 중인 밀푀유나베 가격은 1만원대 중후반선이다. 하지만 신선식품 전문몰에서 식재료를 일일이 구입할 경우 목심 200g(1만4000원), 배추 200g(2200원), 숙주 100g(1700원), 깻잎(1200원), 백목이버섯(7700원), 표고버섯(3200원), 새송이버섯(1100원), 감자수제비 60g(3000원), 다시마 등 3만원 후반의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심지어 청경채 등 특수채소는 폭우 이후 발생한 품귀현상으로 구입조차 어렵다. 프레시지 관계자는 "현재 개별적으로 식자재를 구매하는 것보다 밀키트 가격이 더 싼 경우도 발생하고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 편리함과 경제성을 두루 갖춘 밀키트를 마다할 이유가 없어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온라인 장보기 몰에 수요가 집중되며 전날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에 배송되는 '새벽배송'도 연이어 조기 마감되고 있다. 실제로 24일 SSG닷컴의 새벽배송은 주문 마감시간인 밤 12시보다 3~4시간 앞서 주문이 마감됐다. 마켓컬리의 경우 지난 22일 오후 7시 다수의 상품 재고가 소진되며 오후 11시 이후 재방문을 부탁하는 공지를 띄우기도 했다.
밀키트 업체는 수요가 급증한 만큼 당분간 채소 등 식재료 수급 안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프레시지 관계자는 "농산물 산지 구매처 다각화와 사전 물량 계약 등 다양한 구매방식을 통해 물량을 확보하고 있어 현재 물량 수급과 생산의 문제가 없다"며 "수요 증가에 따른 공급안정성을 위해 전문 농산물 구매조직을 갖추며 급변하는 시황에 대응 중"이라고 밝혔다.
최신혜 기자 ssin@asiae.co.kr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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