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총수일가 관여 여부 확인 곤란·정상가격 입증 부족…잘못된 시그널 되지 않길"
한화 "공정위 판단 존중"

[아시아경제 주상돈(세종)·박소연 기자] 한화그룹의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행위'를 5년째 조사한 공정거래위원회가 결국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부당지원에 대한 총수일가의 관여ㆍ지시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고, 회선사용료 등 데이터 서비스의 경우 비교대상이 되는 정상가격 입증이 부족했다는 이유에서다. 한화의 사익편취 혐의를 5년간 집중 조사하고도 무혐의 결정을 내리면서 공정위가 무리한 조사에 행정력만 낭비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24일 공정위는 "위원회는 한화의 애플리케이션 관리 서비스 거래 행위의 경우 관련 시장에서의 통상적인 거래관행, 그룹 또는 특수관계인의 관여ㆍ지시 등에 대한 사실관계의 확인이 곤란한 점을 이유로 '심의절차종료'로 결정했다"며 "데이터회선 및 상면 서비스 거래행위는 정상가격 입증이 부족한 점을 고려해 '무혐의'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는 통상 애플리케이션 운영·개선·개발, 운영지원, IT 기획지원으로 구성되는 고객의 정보시스템 상에서 사용하는 업무용 응용프로그램을 지칭한다. 데이터회선 서비스는 통신사업자로부터 전용회선?인터넷회선 등을 매입(도매)해 이용자에게 이를 재판매(소매)하는 서비스를, 상면서비스는 데이터센터에 고객사의 전산장비를 설치할 공간을 임대해 해당 전산장비의 안정적 운영이 가능한 사용 환경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공정위는 한화 계열사들이 2015년 1월1일부터 2017년 9월30일까지 김승연 한화 회장의 아들 3형제(동관ㆍ동원ㆍ동선)가 지분 100%를 보유했던 한화S&C(현 한화시스템)에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줬다고 보고 2015년부터 올 5월까지 조사를 진행했다. 5년여간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공정위는 한화그룹을 제재하는 내용의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 격)를 지난 5월15일 발송했다. 한화 계열 회사들이 한화S&C와 합리적 비교 없이 애플리케이션 관리 서비스를 상당한 규모(1055억원)로 거래하고 데이터회선사용료ㆍ상면료 고가지급 등을 통해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귀속시켰다고 판단했었다.
공정위는 법원 역할에 해당하는 전원회의를 지난 11~12일 이틀간 열고 한화그룹의 부당한 이익제공 혐의에 대해 심의를 진행해 무혐의 결정을 낸 것이다.
또 공정위는 당초 한화시스템 및 소속 직원들이 두 차례의 현장조사 당시 자료삭제 및 자료은닉 행위를 했다고 봤지만 이에 대해서도 행위 자체가 중대하고 명백하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고발하지 않기로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결정이 '공정위가 향후 그룹 계열사의 시스템통합(SI) 거래에 대해 조사하지 않는다'는 잘못된 시그널(신호)로 인식되지 않길 바란다"며 "현재 심의가 진행 중인 한화솔루션의 부당 지원행위 등에 대한 건은 9월 중 심의속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정위의 결정에 한화 측은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과 결정을 존중한다"며 "한화그룹은 앞으로도 공정 거래와 상생협력 문화의 정착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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