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유통업계의 추석 대목 풍경이 변했다. 온라인으로 판매되는 추석 선물세트 비중은 크게 늘어났고, 한우와 고급 과일이 차지하던 자리에는 위생용품과 가정간편식(HMR)이 들어섰다.
온라인 전용 선물세트 물량 최대 70% 증가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각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에서 예년과 달리 추석 대목이 사라질 것을 우려해 온라인 전용 추석 선물세트 물량을 지난해 추석 때보다 30~70%까지 늘렸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설부터 중단했던 명절 선물세트 사전 예약 판매를 이번 추석에 재개했다. 긴 장마로 실적이 줄었고, 대목인 추석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예년만큼 좋지 못할 거란 판단이다. 사전 예약 선물세트 물량을 30%가량 늘렸으며, 사전 예약 할인율도 높여 150품목을 최대 70% 할인 판매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신세계 그룹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을 통해 판매하는 온라인 전용 상품을 전년 추석과 비교해 70% 늘렸다. 와인과 HMR 등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기를 끌고 있는 상품 비중을 높였다.
현대백화점은 다음달 7일부터 자사 온라인몰 ‘더현대닷컴’에서 추석 선물세트를 판매한다. 고객들은 백화점을 찾을 필요 없이 더현대닷컴에서 구매하고 원하는 장소로 배송받을 수 있다. 온라인 전용 선물세트 물량도 작년 추석 때보다 30%가량 늘렸다.
롯데마트는 선물세트 사전 예약판매의 매출이 전체 선물세트 실적의 40%에 달하는 만큼 사전 예약 구매 시 혜택을 강화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을 통한 사전 예약 구매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예약판매 기간 최대 100만원 상품권을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한우'대신 '마스크'…유통업계 비대면 강화 소중한 사람들에게 귀한 식재료 대신 위생용품을 전하는 시대상이 반영되며 추석 선물 구성도 다양해졌다. AK플라자는 올 추석을 앞두고 애경산업과 협업한 'AK덕분애(愛)' 위생용품 선물세트를 2000개 한정으로 내놨다. '랩신' 손소독제, 손 소독 티슈, 핸드워시, 마스크 등이 포함됐다.
이마트는 올해 처음으로 손소독제, 마스크, 손세정제 등으로 구성된 위생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또 코로나19 감염 공포가 커지자 지난 설 약 20개 점포에서만 진행했던 ‘찾아가는 방문 서비스’를 전점으로 확대했다. 고객들은 가까운 이마트로 전화 상담을 통해 방문 일정을 잡고, 이마트는 예약된 일정에 맞춰 고객 집(회사)를 방문, 상담 및 결제가 이루어지는 방식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세트 구매 간편 서비스와 기프티콘 보내기 등도 새로 도입한다.
롯데마트도 건강 기능 식품 비율을 작년 추석보다 10%가량 늘렸고, 개인 위생용품 선물 세트도 처음으로 마련했다. 마켓컬리는 건강기능식품 비중을 작년 15%에서 올해 40%까지 늘려 추석 대응 채비를 갖췄다. 이에 더해 코로나19로 경기가 어려워지자 5만원 이하 중저가 선물 세트도 대거 등장했다. 커피, 헤어·보디워시 상품 등 1만~2만원대 실속 선물 세트와 멜론·한라봉·키위 등 3만~4만원대 중저가 과일 세트도 늘었다.
한편 롯데온이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가입자 3000명을 대상으로 추석 선물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50.1%)이 가장 받고 싶은 선물로 e쿠폰을 선택했다. 이어 신선식품(과일, 한우), 건강기능식품(홍삼, 비타민), 가공식품(햄, 참치) 순으로 선호도가 높았다.
코로나19 감염 공포가 커지며 본인이 선물을 받기 원하는 시간대와 장소를 설정할 수 있는 e쿠폰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또 같은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62.5%가 온라인 유통채널을 통해 추석 선물을 사겠다고 답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