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2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전국 17개 시·도로 번지면서 연일 신규 확진자 수가 300명대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신입 채용을 진행 중인 금융공기업들은 필기와 면접 전형을 앞두고 좌불안석이다.
이미 금융공기업 필기시험 응시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도 나왔다. 지난 15일 영등포구 한 중학교에서 있었던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 신입직원 채용 필기전형에 응시한 20대 A 씨가 1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따라 주금공은 확진자와 같은 교실에서 시험을 본 응시자들에게 발열ㆍ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영등포보건소 또는 공사로 알려달라는 내용의 문자를 긴급 발송했다. 방역당국도 확진자와 같은 고사실에서 시험을 본 응시자 10명에 대해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주금공 필기시험 응시자 가운데 확진자가 나오면서 하반기 신입 채용 공고를 내고 필기 및 면접 전형을 앞두고 있는 다른 금융공기업들은 고민이 깊어졌다. 아직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채용 일정을 연기할 필요는 없지만, 채용 과정에서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게 드러난 만큼 각별한 대응이 불가피해졌다.
금융감독원은 다음달 12일 예정된 필기시험을 앞두고 질병관리본부를 통해 자가격리 이력이 있는 시험 참가자 정보를 사전에 파악할 계획이다. 발열자가 시험장에 올 경우를 대비해 이들을 위한 별도의 시험장도 마련한다.
올해 역대 최대규모인 90명의 정규직원을 채용하는 금감원은 이미 이달 19~28일 일정으로 서류접수를 받고 있어 이후 예정된 필기와 면접시험 일정을 미루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지침을 더욱 엄격하게 지키기 위해 1차 필기시험 장소 물색에 나서고 있다.
당초 세종대학교 강의실을 빌려 필기시험을 치를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여러 사람이 좁은 장소에 모이는 것을 막기 위해 더 큰 강의실과 많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장소로 변경을 진행 중이다. 금감원과 같은 날 필기시험을 치르는 KDB산업은행도 교실당 인원 수를 크게 줄여 필기시험을 진행하는 등 정부 지침보다 더 강력한 방역을 준비 중에 있다.
대면 면접 어려울 경우 대비 화상면접 도입도 검토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땐 일정 변경 불가피60명 채용 계획을 가지고 지난달 16일 서류접수와 이달 15일 필기시험까지 마친 주금공은 다음달 1~3일로 예정된 1차면접을 앞두고 고심에 빠졌다. 코로나19 상황이 더 심각해질 경우 일정 변경 및 비대면 면접 방식 전환까지 고려하고 있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추이 및 정부 지침 등을 감안해 면접 실시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대면 면접이 어려울 경우를 대비해 화상면접 도입 등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하반기에 69명을 채용하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지난달 31일 서류 접수를 마감한 후 오는 31일부터 9월4일까지 1차면접을 진행할 계획이다. 면접 장소 충청남도 아산 인재개발원은 아직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지역이지만 철저한 감염병 확산 예방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지침에 준해 면접을 진행한다는 각오다.
응시자 전원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발열체크, 문진표 작성, 손소독제 사용, 이동 동선 중복 최소화, 2m 거리두기 준수 등이 지켜질 예정이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추세 등을 감안해 상황이 안좋아지면 면접 일정에 대한 연기 검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캠코측은 "시험장 출입구를 단일화해 응시자 발열ㆍ기침 상태를 확인하고 퇴실 시에도 인원을 분산해 이동할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이라며 "또 응시자 중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시 응시자 전원에 대해 14일 간 모니터링을 안내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올해 30명의 신입직원을 채용할 계획인 예금보험공사는 이제 막 채용 일정을 시작했다. 다음달 1일까지 입사지원 신청을 받는 예보는 현 단계에서 필기 및 면접 일정을 미루지는 않겠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지침이 변경될 경우 불가피하게 일정 변경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신용보증기금 역시 "3단계 격상 시 정부기관의 집합ㆍ모임ㆍ행사(10인 이상 금지)에 대한 세부적인 지침 또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필기전형 연기를 고려할 수도 있다"며 "먼저 실시하는 타 공공기관의 필기전형(9월12일) 결과를 지속해서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 때문에 하반기 채용 확정 못한 시중은행들
시중 은행들은 하반기 정시채용 계획을 아직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통상 8월께 은행권은 하반기 정시채용 계획을 잡고 준비에 들어가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상황으로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채용 일정 뿐 아니라 규모와 방식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9월께 구체적인 일정과 규모를 확정할 예정이었던 은행들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때문에 고민이 깊어진 상황이다.
은행들은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하반기 채용을 하더라도 채용 방식에 변화를 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위기다. 코로나19 재확산 분위기 때문에 응시자들이 집단으로 모여 필기시험을 치뤄야 하는 기존의 채용 방식 대신 비대면 방식을 활용한 수시채용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달 26~28일 시중은행 등 금융사 50여곳이 참여하는 채용박람회도 비대면 방식이 적극 활용된다.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 NH농협은행은 인공지능(AI) 역량검사 평가 우수자 2300여명을 대상으로 박람회 기간 비대면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신규확진자 연일 300명대22일 0시 기준 17개 시도 전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32명이다. 하루만에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것은 지난 1월 20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신규확진자 기록은 전날보다 8명 증가한 것으로 3월8일(전체 신규확진 367명, 지역발생 366명) 이후 최다 규모다. 신규 확진자는 14일부터 일별로 103명, 166명, 279명, 197명, 246명, 297명, 288명, 324명, 332명을 기록하며 9일간 세 자릿수를 이어갔다. 9일간 확진자만 총 2232명이다.
정부는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함에 따라 그간 수도권에 한정했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방역강화 조치를 23일부터 전국으로 확대 적용한다. 2단계 격상에 따라 전국적으로 실내 50인 이상·실외 100인 이상 모임 등이 금지되고 클럽과 유흥주점, 노래연습장 등 감염 고위험시설 12종의 영업이 중단된다. 음식점, 목욕탕, 결혼식장 등 다중이용시설은 마스크 착용과 전자출입 명부 도입 등 강화된 방역수칙을 의무적으로 준수해야 한다. 축구와 야구 등 모든 프로스포츠 경기는 무관중으로 진행된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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