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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이종산업 간의 데이터 결합이 가능해지고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제도가 시행되는 등 '데이터 경제'에 시동이 걸린 가운데 데이터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금융회사 등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데이터 전문가를 영입하며 전열을 정비하고 데이터를 중심으로 합종연횡하는 모습이 특히 눈에 띈다.
일각에선 획기적으로 세분화하는 데이터 분석에 따라 지역간ㆍ계층간 부가가치의 격차가 표면화하면서 경제적 서비스의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그룹 등은 최근까지 수 십명의 외부 전문인력을 채용해 빅데이터ㆍ정보통신기술(ICT)ㆍ인공지능(AI) 등의 분야에 배치했다.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은 삼성 등에서 경력을 쌓은 디지털·데이터 전문가들을 일찌감치 영입해 관련 업무의 키를 맡겼다.
우리금융의 경우 KT와의 '디지털ㆍ데이터 동맹'으로 주목받고 있다. 양사는 지난 19일 금융ㆍICT 융합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고 각종 데이터 사업에 대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마이데이터 사업 참여사들이 업권별로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융과 통신 데이터를 결합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개발하고 JV(합작투자법인) 등으로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복안이다.
신한카드와 SK텔레콤은 카드소비와 이동패턴 데이터를 결합해 여행ㆍ레저 등의 활동시 소비자들이 주로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소비하는지를 분석할 수 있는 '이종데이터 결합 1호 상품'을 금융보안원이 운영하는 금융데이터거래소에 최근 내놓았다.
신한은행은 CJ올리브네트웍스, LG유플러스와 손잡고 지역ㆍ상권별 소비행태 등에 관한 융합 데이터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KB국민카드 또한 CJ올리브네트웍스와 데이터 협업중이다.
지역·계층간 격차 확인으로 '소외' 우려도
"'데이터 공공성' 극대화 노력 뒤따라야"
금융사들은 특히 단위지역별로 소비자들의 금융ㆍ소비능력을 비교ㆍ분석하는 데이터 상품 개발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일례로 현재 금융데이터거래소에 등록된 상품 중 조회 수가 가장 높은 건 한 시중은행이 등록한 특정 지자체 내 지역별 소득ㆍ지출ㆍ금융자산 정보다.
이처럼 지역이나 직업, 성별, 연령에 따른 '씀씀이' 능력에 관한 데이터가 은행ㆍ카드ㆍ증권ㆍ보험ㆍ부동산ㆍ생활 등 각 영역에서 두루 주목받고 있다.
데이터 거래에 참여하고 있는 한 카드사 관계자는 "기업들 입장에선 마케팅의 선택과집중으로 비용은 줄이고 수익은 늘릴 수 있는 데이터를 많이 찾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면서 "잘 팔리는 데이터를 발굴하는 데 주력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데이터 정책 수립에 관여했던 금융권의 한 인사는 "지금까지 일부 금융사나 기업이 배타적으로 활용해온 데이터가 대대적으로 개방되고 대중화하는 것인데, 이런 흐름이 야기할 수도 있는 부작용에 대한 면밀한 분석은 다소 부족했던 측면이 있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어 "돈이 좀 될 것 같은 지역ㆍ계층과 그렇지 않은 쪽이 마케팅 측면에서 더 확연하게 구분되고 특정 지역이나 계층이 경제 서비스 구조에서 소외될 수 있다"면서 "데이터의 공공적 기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점검과 조치가 앞으로 꾸준히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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