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0.08.21 11:15

코로나 터널 끝 보인다더니…내수·수출 다시 '캄캄'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장세희 기자, 세종=문채석 기자] 되살아나는 듯했던 경제 회복의 불씨가 희미해지고 있다.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걸어잠갔던 빗장을 풀면서 반등할 것으로 기대됐던 수출 회복속도가 예상보다 느린데다, 철저한 방역을 바탕으로 버텨주던 내수도 기록적인 장마와 코로나19 재확산이 겹치며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초 한국은행은 예상을 웃도는 상반기 경상흑자를 발표하며 '수출이 개선되면서 불안감의 터널은 벗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며 오는 27일 한은이 발표할 성장률 전망치도 하향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지난 5월 한은은 최악 시나리오를 가정했을 때 올해 성장률을 -1.8%로 전망한 바 있는데 이보다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일부에서는 성장률 전망치가 -2.0%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터널 끝 보인다더니…8월 수출 여전히 부진21일 관세청은 8월 20일까지 수출이 -7.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수출 실적과 동일한 수준으로 현재 추세라면 8월 수출도 마이너스가 불가피하다. 이대로라면 3분기 국내총생산(GDP)도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경제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 비중은 44%에 이른다.
정부 관계자들은 여전히 수출 회복세가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산업부 관계자는 "반도체, 바이오헬스, 컴퓨터 주변기기 등의 등락 폭이 크지 않고 잘 버텨준 덕분에 전년 대비 수출 감소 폭이 조금씩 줄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 전에도 수출이 부진했던 것을 고려하면 3분기 실적이 아주 나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품목별, 수출 상대국별 통관 수치를 보면 회복세가 컸다고 말하긴 어렵다. 특히 전문가들은 자동차 수출이 줄고 있고, 대(對)중국 수출 회복세가 생각보다 약하다는 점을 우려한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국 수출이 보합세를 보인 것은 아쉽고, 미국도 다시 봉쇄조치를 할 가능성이 있다"며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 외에 특별히 반등을 기대할 만한 산업을 찾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중국 수출로 미뤄봤을 때 중국 경제회복 속도가 중국 정부의 주장만큼 빠르지 않다는 점도 부정적인 요소다.
최남석 전북대 무역학과 교수는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네트워크로 전환하거나, 동아시아 역내 생산 분업 네트워크가 활성화되는 수준의 근본적인 모멘텀(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우리 수출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코로나19 재확산…방역 고삐에 내수도 위축코로나19가 급속히 재확산,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면서 가까스로 살아나던 내수도 다시 움츠러들 것으로 보인다.
한은의 '7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4.2로 3개월 연속 상승했다. 7월 전(全)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역시 60을 기록해 전월대비 4포인트 올랐다. 7월 국내 카드승인액은 1년 전보다 4.8% 증가해 3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정부는 지난 17일 임시 공휴일의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임시 공휴일 직전에 확진자 수가 증가하기 시작했고,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올라가며 소비는 움츠러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7월 말부터 이어진 기록적인 장마로 사람들이 외출을 줄이면서 내수침체가 우려된 상황이었는데, 코로나19 2차 확산이 내수 회복의 불씨를 꺼뜨린 셈이다.
딜레마 빠진 정부…정책 방향 선회정부의 고민도 깊어졌다. 당초 정부는 수출 회복속도가 느릴 것이란 전제 하에 내수 확대 정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방역이 최우선 과제로 떠올라 내수 진작 정책을 다시 추진하긴 어렵게 됐다. 일각에선 소비쿠폰 발행 등 섣부른 소비 진작정책이 국민들이 코로나19 사태를 간과하도록 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소비 진작 차원에서 시행했던 숙박ㆍ여행 등 소비쿠폰 제도를 줄줄이 중단하고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 1차관도 이날 경제정책방향을 전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 차관은 "지금처럼 코로나19 확산이 뜨거워진 때에는 방역의 고삐를 당겨야한다"며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하나의 수단을 고집하지 않고, 정책 수단과 방향을 빨리 조정해야 실책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다시 '역시 믿을 건 수출 뿐'이라는 입장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이날 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우리 경제를 뒷받침하는 것은 수출이기 때문에 수출 개선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핵심 수출형 서비스산업에 2023년까지 4조5000억원의 자금을 공급하기로 한 바 있다. 의료ㆍ헬스케어, 에듀테크, 디지털 서비스, 핀테크, 엔지니어링 등 6대 산업을 통해 수출 확대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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