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지난 상반기 예금상품의 금리를 내린 시중은행들이 이번엔 우대금리 미세 조정에 나섰다. 정기예금 금리 연 0%대로 내릴 만큼 내린 상황에서 은행들이 입출금통장 우대이율까지 건드려 비용을 절감하려는 모습이다. 최근 코픽스(COFIXㆍ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 인하에도 조달비용 등 명목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소폭 인상한 것과 대비된다.은행, 우대금리 손질21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다음 달 19일부터 '신한 주거래 미래설계통장' 등 4개 입출금통장 우대이율을 연 0.25~0.50%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이들 상품은 입출금통장이면서도 평균 잔액 100만원까지 최고 연 1.00%포인트에서 3.20%포인트까지 우대금리를 줘 인기가 많았다. ‘신한 레디 고 통장’의 경우 최고 우대이율이 3.20%에서 2.70%로 줄어든다. 이 상품은 2008년 출시돼 현재는 판매가 중단됐다. 신한은행은 또 매달 이자를 지급하는 ‘한달애저금통’ 금리도 3.50%에서 3.00%로 0.50%포인트 내린다.
NH농협은행도 다음 달 27일부터 입출금 통장 우대금리를 0.40~.50%포인트 하향조정한다고 밝혔다.
‘매직트리 통장’의 우대금리는 최고 0.8%포인트지만 변경 후에는 최고 0.4%포인트로 낮아진다. 거래장(통장) 미신청 혜택(0.30%포인트), 장년층우대(가입시점 만 55세 이상ㆍ0.10%포인트), N세대우대(가입시점 만 25세 미만ㆍ0.10%포인트) 요건을 없앴다.
‘해봄 N돌핀통장’과 ‘채움 스마티통장’은 일별 잔액 100만원 이하에 주던 우대혜택을 1.5%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낮춘다.
하나은행은 걸음 수에 따라 우대금리를 주는 ‘도전365적금’의 우대항목을 축소했다. 연간 걸음 수 데이터 350만보 이상이면 기존 2.3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줬는데 다음 달 1일부턴 1.80%포인트만 주기로 했다.수익성 악화에 비용 절감 총력은행들이 우대 혜택을 없애거나 줄이는 건 이자 마진이 줄어든 상황에서 꺼낸 고육지책이다. 비용을 한 푼이라도 아껴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함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와 저금리 기조에 따라 상대적 고금리 상품의 금리 인하에 나선 것”이라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은행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추세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의 경우 지난 2분기 기준 신한 1.39%, KB국민 1.50%, 하나 1.37%, 우리 1.34%, 농협 1.67%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상반기 주요 은행들은 주요 예금과 적금 상품 금리를 일제히 내리면서 수신 고객 이탈을 감수해야 했다. 5대 은행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523조3725억원으로 전월보다 10조8041억원 줄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비용 절감에 고삐를 죄고 있다”며 “가입자가 적은 상품이나 입출금통장의 우대금리부터 하나하나 줄여나가고 예금금리 추가 인하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예금금리 인하 흐름은 최근 코픽스 인하에도 불구하고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린 것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지난달 말 신규 코픽스 금리는 0.81%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은행권 주담대 금리도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대출금리는 오히려 소폭 올랐다. 국민은행이 2.23~3.73%로 설정했고, 농협 2.04~3.65%, 신한 2.31~3.56% 등 지난달에 비해 0.02~0.08%포인트씩 올랐다. 은행들은 “조달비용 상승 및 자체 원가산정 기준 변경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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