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카드업계가 올해 상반기에 기대 이상의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선전한 결과지만 마케팅 비용 축소 등 비용 절감으로 인한 '불황형 흑자'라는 분석이다.
18일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약 1조64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8780억원) 대비 약 21.2% 증가한 규모다.
상반기 순이익 두자릿수 신장…"비용절감 효과"카드사들은 올 상반기 모두 두 자릿수 신장했다.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한 곳은 하나카드. 하나카드는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65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93.9% 급증했다. 롯데카드와 현대카드 등 기업계 카드사의 선전도 눈에 띄었다. 롯데카드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643억원으로 전년대비 37.6% 증가했다. 현대카드 역시 같은 기간 166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36.4% 늘었다. 롯데카드는 인수·합병(M&A) 이후 빠른 정상화, 수익성 중심의 상품 포트폴리오 조정, 비용 효율화 등을 통해 순이익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카드는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전략과 디지털 프로세스 효율화가 실전개선에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전년대비 11.5% 증가한 3025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카드는 16% 증가한 222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는 각각 1638억원, 796억원을 달성하며 지난해 동기보다 12.1%, 19.6% 성장했다.
하반기, 연체율 상승 우려↑…"비용 늘어날 것"이 같은 호실적에는 마케팅 비용 축소 등 비용절감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시장에서는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경기와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카드사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여행업종, 면세점, 놀이공원, 영화관 등의 매출이 줄어들면서 관련 마케팅 비용이 크게 감소한 데 따른 '불황형 흑자'를 기록했다.
정부가 국내 소비 장려를 위해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도 실적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분기 카드(신용·체크·선불카드) 국내 신용판매 승인금액은 전년 대비 3.9% 늘어난 22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 19로 소비 위축되면서 지난 3월 카드승인 실적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하지만 5월부터 재난지원금 지급 효과로 카드이용실적이 반등해 회복세를 보였다.
하반기 실적에 대해선 리스크 관리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는 데다 대출 상환 유예 만기 연장 등 연체율 상승 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호실적은 비용절감에 따른 결과"라며 "하반기에는 연체율 상승 등이 우려됨에 따라 대손충당금 적립 등 비용 지출이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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