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공정거래위원회는 주문 수수료 10만원만 손해배상해오던 테슬라의 배상 범위를 확대하도록 규율하면서 르노 조에 등 다른 업체에도 비슷한 사항이 발견되면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태휘 공정위 약관심사과장은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테슬라 불공정 약관 시정' 관련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공정위는 테슬라의 보급형 '모델3'의 국내 판매량이 늘면서 불공정 약관을 고치도록 규율하게 됐다고 알렸다.

핵심은 테슬라가 약관을 통해 사업자의 모든 간접손해, 특별손해 책임을 면하고, 주문 수수료인 10만원으로 손해배상 범위를 제한하는 행동을 하지 못하게 시정을 유도한 것이다.
부동산 등 다른 매매계약에선 손해배상금을 전체의 10%로 하는 게 일반적인데, 테슬라는 너무 적게 배상을 해왔다는 판단이다.
공정위는 테슬라의 기존 관행이 '손해배상은 일반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손해의 범위 안에서 하고', '사업자가 특별손해 발생 사실을 알면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일반적인 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에 불공정하다고 봤다.
앞으로는 테슬라의 고의·과실로 손해가 발생하면 테슬라가 책임지게 된다. 테슬라가 소비자의 특별손해를 알았을 경우에도 테슬라가 책임진다.
여기서 간접손해, 특별손해란 차량 매매와 인도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사건을 뜻한다. 테슬라 손배와 관련해선 법원의 구체적 판례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전형적인 간접·2차손해 사례로 운전자가 전신주를 들이받아 옆 공장이 가동 중단(셧다운)됐을 때 운전자가 이를 알았다면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예로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량 인도 기간이 지난 뒤 생긴 모든 손해를 고객에게 떠넘기는 조항도 고쳤다. 테슬라의 인도 의무 면탈 규정도 없앴다. 공정위 규율로 지난 14일부터 테슬라는 관련 약관을 자진 시정해 시행 중이다.
또 테슬라는 기존 출고지뿐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장소로 인도하는 비대면 위탁운송을 도입할 예정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탁송 대행을 할 때 고객 전기차가 선적되는 시점의 모든 위험과 손해의 책임이 고객에 전가돼 왔는데, 이에 대한 제보가 들어와 시정하게 됐다"며 "표준 약관상 '배송비를 고객이 부담하되 고객이 요청하는 장소까지 제조 판매사의 완전한 책임으로 인도한다'고 돼 있는 만큼 테슬라가 책임지고 위탁 운송하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태휘 공정위 약관심사과장은 "인도 기간 경과 후 생길 수 있는 손해에 대해 테슬라가 책임을 지도록 해 고객의 권익증진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외에도 ▲테슬라가 고객 주문을 취소할 때의 사유를 구체적으로 규정(최종 소비목적 이외 용도로 판매)하고 ▲테슬라의 재량뿐 아니라 민법, 개인정보보호법 등을 고려해 계열사에 계약을 양도하게 하며 ▲서울중앙지방법원만 모든 분쟁을 관할토록 하는 게 아니라 민사소송법에 따라 관할 법원을 정하도록 했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한편 공정위는 테슬라뿐 아니라 르노 조에(Renault ZOE), 폭스바겐(Volks-Wagen), 메르세데스-벤츠(Mersedes-Benz) 등도 테슬라와 같은 불공정약관을 시행할 경우 시정 권고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과장은 "다른 사업자의 약관을 시정할 특별한 계획은 지금으로선 없지만, 만약 테슬라와 비슷한 조항이 있다면 얼마든지 약관법에 따라 시정 권고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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