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서울시장이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공석이 장기화하며 서울시의 주택정책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공모만 두번을 거쳤지만 서울시의회와 서울시의 의견이 엇갈리며 인선이 늦어지는 모습이다.
7일 서울시와 SH공사에 따르면 오 시장은 SH공사 사장 후보자로 추천된 정유승 전 SH공사 도시재생본부장, 한창섭 전 국토교통부 공공주택추진단장 2명에 대해 전날 부적격 판정을 통보했다. SH공사 임원추천위원회가 이들을 후보로 추천한 지 12일 만이다. SH공사 사장은 임추위가 2명으로 추리면, 서울시장이 최종 후보를 선정하는 구조다. 서울시의회 청문회를 거치지만 시의회의 판단이 구속력을 갖진 않는다.
일각에서는 오 시장이 염두에 둔 김헌동 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회(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이 임추위 심사 결과 탈락하면서 애초 재공모가 불가피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 시장은 지난 3일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김 전 본부장을 적임자로 보고 사장 응모를 제안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시의회 추천한 임추위원들이 김 전 본부장에 대해 낙제점을 주면서 최종 후보군에 들지 못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 같은 결정에 대해 "기획조정실에서 긴 시간 검증을 했고 결과적으로 부적격하다고 판단했다"며 "(사유는) 개인정보라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만 말했다. 다만 시는 임추위의 결정에 대해서는 불만을 드러냈다. 이 관계자는 "심사 결과는 위원들의 양심에 맡기고 싶다. 공정한 책무를 망각한 것"이라며 "또다시 불공정한 심사를 하지 않도록 객관적인 평가를 할 것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SH공사 임추위는 다시 사장 공모를 낼 예정이다. 김현아 후보자가 다주택자 논란으로 시의회 인사청문회에서 집중 포화를 맞으며 결국 자진사퇴한데 이어 오 시장이 최종 후보 결정을 거부하면서 공모 절차만 세번을 거치게 됐다. 지난 6월 첫 공모 이후 인선에만 3개월 이상 소요되고 있는 셈이다.
임추위의 두번째 후보 결정은 이후 한 달 안에 마무리 됐지만 이번엔 더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서울시에서는 최대한 빨리 절차를 밟아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기존 임추위원으로 진행할 지, 임추위원부터 새로 구성할지를 놓고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SH공사 관계자는 "두번째 공모 때처럼 규정상 현재의 임추위원이 계속 가야한다는 의견도 있고, 바꿀 수 있다는 의견도 있어 분분한 상황"이라며 "임추위부터 새로 구성하면 지금부터 최소 두 달이 걸린다"고 전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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