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03.30 11:06

뜯어보면 더 화나는 서울 전셋값 상승세…"7개월 만에 5억→6억"

서울 매봉산에서 바라본 송파, 강남 일대 아파트의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전세가격 올리기 꼼수’가 드러난 가운데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이 최초로 6억원을 돌파했다. 4억원대에서 5억원대에 진입하기까지 53개월이 소요된 평균 전세가격은 새 임대차보호법 시행 여파로 5억원대에서 6억원대로 오르기까지는 단 7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도덕성에 흠결이 생긴 정부의 정책이 주거 부담까지 키웠다는 사실이 수치로 입증되면서 국민의 분노도 커지고 있다.
30일 KB부동산 월간주택동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6억562만원으로 집계돼 6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6억708만원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불과 4년 전만 해도 서울에서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던 금액으로 현재는 전세를 구하기에도 빠듯해진 것이다.
최근 전세가격 상승 속도는 웬만한 급여소득자가 감당하기 버거운 수준이다. KB부동산이 해당 집계를 시작한 2011년 6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2억4902만원이었다. 이후 2014년 1월까지 32개월간 2억원대가 유지됐다. 3억원대에서 4억원대에 진입하기까지는 25개월, 4억원대에서 5억원대로 바뀌기까지는 53개월이 걸렸다. 하지만 지난해 8월 5억원대에 들어선 전세가격이 6억원대로 오르는 데는 단 7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가 포함된 강남권의 상승세는 더 가파르다. 2017년 8월 5억원대이던 평균 전세가격이 6억원대로 가기까지 37개월이 걸린 반면 7억원대로 진입하는 데는 5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지난해 7월 4억원대로 들어선 강북권의 평균 전세가격은 이달 4억9107만원을 기록하며 5억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3억원대에서 4억원대로 오르는 데는 56개월이 걸렸다.
전세시장의 이 같은 변동은 지난해 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상한제 등 새 임대차법 시행이 주요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계약갱신청구권제로 시장의 유통 매물이 급격히 준 가운데 집주인들이 4년 치 전세가격 상승분을 선반영하면서 단기간에 전세가격이 급등했다는 것이다.
김 전 실장 역시 마찬가지였다. 재계약 시 임대료 인상 상한을 5%로 제한하기 이틀 전 본인 소유 강남 아파트의 전세가격을 한꺼번에 14.1%나 끌어올린 것이다. 시실상 임대차 2법 도입 과정에서 정책 컨트롤타워였던 그에게 ‘도덕성 내로남불’ ‘부동산 표리부동’ 등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임대차법 시행 이후 서울 전세 물량이 급감한 것을 시작으로 전국 부동산시장이 아수라장이 됐다"면서 "전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집값 상승도 잡기 어렵다"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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