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03.26 14:53

대구도 분양가 9억 시대…로또청약도 '현금부자'만 가능

힐스테이트 만촌역 투시도




대구에서 중소형 아파트의 분양가가 9억원을 넘어서는 사례가 나왔다. 분양가가 9억원을 넘으면 중도금 집단대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분양계약자가 온전히 자기 돈으로 분양대금을 치러야 한다. 서울과 수도권 요지는 물론 지방 대도시 분양시장까지 잇따라 현금부자들만의 리그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대구 수성구 만촌동에 공급 예정인 ‘힐스테이트 만촌역’의 입주자모집 공고를 내고 본격 분양에 나섰다. 이 단지는 학군과 교통, 입지 등이 뛰어나다는 평가와 함께 높은 분양가로도 눈길을 끈다.
이 아파트 84㎡(전용면적) 분양가(26층 이상)는 8억9926만 원에 책정됐다. 확장비 3000만원을 포함하면 9억2000만원에 달한다. 136㎡의 경우 13억5573만 원(26층 이상)에 확장비가 4200만원이다. 84㎡ 기준 역대 대구 지역 중소형 아파트 분양가로는 역대 최고가다. 이전까지 대구 중소형 아파트 최고 분양가는 2019년 분양된 ‘수성범어 W’로 84㎡ 타입의 분양가는 7억원대였다.
분양가가 9억원을 넘으면 공적 보증을 통한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다. 계약금과 함께 분양가의 60% 수준인 중도금을 수분양자가 직접 조달해야 한다. 서울에서는 이미 분양가 9억원을 넘는 아파트가 강남권은 물론 비강남권에서도 다수 등장한 상태다. 지난해 광진구 자양동 ‘롯데캐슬 리버파크 시그니처’, 동대문구 용두동 ‘래미안 엘리니티’, 동작구 흑석동 ‘흑석리버파크자이’ 등은 모두 전용 84㎡부터 분양가가 9억원을 넘겼다.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에 따르면 서울에서 분양가 9억원 초과 아파트 비율은 2017년 10.8%에서 지난해 35.8%로 급상승했다.
아파트 청약이 사실상 현금부자만의 리그가 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투기꾼을 잡겠다는 정부의 대출규제가 실수요자의 내집마련의 꿈을 막아서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부동산 대출의 취지 자체가 당장에 현금이 부족한 사람에게 주택 마련을 지원한다는 것"이면서 "청년, 사회초년생, 무주택자 등에 한해서는 분양가가 9억원이 넘더라도 중도금 대출을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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